한 처음 하나님께서 새만금 갯벌을 창조하셨다.

새만금 갯벌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셨다. 새만금을 잘 가꾸어라.

그리고 새만금을 잘 보살펴라.

하늘, 땅 그리고 바다와 그 안에 속한 뭇 생명들이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수억 년, 아니 수십억 년 전에 하나님께서는 우주와 함께 새만금을 지으셨습니다.

동진강과 만경강은 새만금에 흘러 바다와 만나면서

풍부한 갯벌 생태계를 만들어 생명의 보고를 이루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새만금에서 일생을 보내며

그 갯벌 생명을 따라 사람들도 수 천 년을 대를 이어 살아왔습니다.

갯벌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입니다.

특히 새만금은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서

동아시아를 횡단하는 철새도래지로 최대 60만 마리의 도요새가 찾아오고,

12,000종에 이르는 수많은 갯벌생물이 살아가는 생명의 땅입니다.

또한 해양생물의 90%가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족 자원과 문화 생태기행 등 연간 경제가치가 1조원이나 됩니다.

새만금에 몸 붙여 사는 모든 생명들은

저마다의 고요한 빛깔로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

오늘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하고 악마의 형상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인간의 삶은 하나님의 기대에서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마침내 인간의 탐욕은 하나님의 동산인 새만금을 망쳤고

하나님의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습니다.

87년, 군부독재는 자본과 개발을 앞세워 새만금을 죽일 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세계 최대 방조제, 그 길이만도 33km, 면적이 여의도의 140배인 1억2천 만 평.

그 이후 새만금 개발의 악령은 정치권과 경제계, 전북도민의 심장을 마비시켰습니다.

예언자로 생명가치의 소중함을 깨우쳐야 할 교회가 개발망령에 사로잡혀

개발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습니다.

하나님의 동반자인 인간이 어쩌다 지구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되었는지…

하나님의 심부름꾼인 교회가 어쩌다 개발의 하수인이 되었는지…  

하나님께서 맘몬 숭배를 그토록 단호하게 막으신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듯합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인간의 오만과 무지에서 빚어진 것으로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며 지구 생태계에 대한 도전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사람 지으신 것을 후회하셨다. 모든 사람을 홍수로 멸망시키기로 결심하시고

야생동물 보호자를 불러 방주를 짓게 하고

모든 생명의 씨앗을 방주에 들여 살게 하셨다.

대자대비하신 하나님,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하나님의 동반자도 자연만물의 관리자도, 청지기도 아닙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노아 홍수 시절보다 더 악한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최초의 사명인 동산지기의 사명은 헌신짝이 된 지 오래입니다.

지구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과 그로 인한 엄청난 재해가

이미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되었음을 느낍니다.

누가 감히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피하겠습니까?

다만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를 구할 뿐입니다.

들의 백합화를 보아라, 저 새만금을 보아라.

부귀영화를 가장 많이 입었다는 솔로몬도 저 꽃

하나만큼 차려 입지 못했다. 하물며 새만금이겠느냐?

부활의 주님,

인위가 무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진리입니다. 

모든 생명 속에 숨 쉬고 있는 생명의 신비를 느낍니다.

참 신앙은 모든 사물을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것임을 이제는 압니다.

모든 만물은 인간을 위해 지어졌다는 인간중심주의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되었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하지만 인간중심주의가 얼마나 왜곡된 교리에서 기인된 것인지 이제 압니다.

가장 호화로운 삶과 뛰어난 지혜를 가졌던 사람보다

더 아름답고 신비한 것은 온 몸으로 창조주를 드러내는 들꽃입니다.

그 들꽃 속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당신의 환한 모습을 봅니다.

신음하는 피조물, 새만금은 자기를 구원해줄

하나님의 아들들을 기다리며 구원의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구원의 하나님,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은 개발 망령을 불러와 새만금을 죽였습니다.

우리의 게으름과 무관심으로 새만금 물막이를 막지 못했습니다.

엎드려 무릎 꿇고 애통하며 참회합니다.

신음하는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무수히 많은 기도회와 몸으로 체화된 기도인 삼보일배까지 올렸지만

끝내 새만금의 숨통은 막히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닥쳐올 새만금의 저항이 두렵습니다.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들이 생명의 바람을 맞고 살아나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었던 것처럼

생명가치의 세례를 받은 저희들도

생명 살림의 일꾼이 되고자 여기 이렇게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새만금과 함께 하여 새만금을 부활시키겠습니다. 

새만금이 무너지면 서해가 무너지고, 나아가 지구 생태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신음하는 새만금이 기댈 그늘이 되겠습니다. 

예수께서 오신 것은 새만금을 살리고, 그 안에 속한 뭇 생명들을 더욱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화해의 하나님,

중앙정부와 여당은 정치적 이유로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고,

전라북도 지방정부는 도민들에게

복합 산업단지를 만들어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환상을 심어

민심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새만금 문제로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이 첨예하게 대치하여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지역감정의 악화와

국론 분열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교회의 직임은 생명 살림에 있음을 확신합니다.

하지만 새만금은 엄청난 생태계 저항을 예고하고

엊그제로 바다 물길이 완전히 막혔습니다.

그간 우리가 흘린 땀과 눈물과 피는 땅에서 호소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한 고단한 노고는 물거품이 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생명가치의 실현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새만금에게 행하는 것이 나에게 행하는 것이고

나아가 하나님께 행하는 것이다.’

신실하신 하나님,

오늘, 2006년 4월 23일,

새만금 화해와 상생의 기도회에 임재하시어

저희들의 기도를 들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신음하는 새만금과 끝까지 함께 하고자 여기 무릎을 꿇었습니다.

새만금의 가치를 드러내고 

생명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가르치겠습니다.

동진강, 만경강, 새만금 갯벌, 전북, 서해의 생태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일어날 생태계 저항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새만금은

개발독재의 마지막 대형 국책사업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사회를 열 단초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잠든 교회와 이웃을 깨우겠습니다.

새만금은 하나님의 것이기에 누구도 깨뜨릴 권리가 없습니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투신하는 분들과 연대하겠습니다.

구하라, 새만금을 위해 구하라, 들으시리라, 누구든지 진심으로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다 이루리라.

하나님, 우리 아버지,

새만금을 살려 주십시오.

간절한 기도를 외면치 않으시는 참 좋으신 하나님,

우리의 이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비오니

새만금을 살려 주십시오.

저희들도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성심을 다 하겠습니다.

새 하늘 새 땅의 도래를 꿈꾸며

생명과 평화의 나라,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되겠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자비를 기다립니다.

이 모든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 올립니다.

아멘.

※ 이 기도문은 4월 23일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드려진 ‘새만금 살리기 범종교인 기도회’ 에서 하나님께 올린 개신교측 기도문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