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의 깃발    
                                                  황대성

반만년의 역사가 저물어 가는 이 땅에
웨슬리의 후예 아펜젤러의 발자국이 닫는 곳마다
살아나는 유록의 새 생명이 하나 둘씩
아직 사립문 한 짝 밖에 달지 못한 협성
그 빈들에 가득 차고 넘칠 때
지팡이조차 들지 못하고 맨손으로
당신은 왜 그 곳에 있었습니까?

괄괄한 목소리, 바로 우리의 깃발!
어쩌자고 문학 소년의 감수성으로
꼭꼭 걸어 잠근 마음을 열어젖히고
때론 버드란트 러셀 같은 독설로
가슴을 뛰게 하고는 웃음으로 지우는
당신은 목말라 하던 스승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도 그 두툼한 손으로 협성의 웅크린 등을
어루만져 주지도 않았고
밤을 새워 흐른 눈물 자국을 닦아 주지도 않았고
여기에 샛길이 있다고 여윈 손
잡아 주지 않아서 시린 가슴은 여전한데
왜 협성의 아이들은 아직도
당신의 품안에 머물고 있는 겁니까?

한국교회의 영광
한국 감리교회의 자존심을
짐짓 외면한 당신의 걸걸한 목소리가
왜 길을 잃은 감리교회와 한국교회는
당신의 허허로운 웃음이
사무치도록 그리운 겁니까?
이해석 목사님!
당신은 곰살맞은 친구이길 원했는데
우리는 이제야 당신을 목이 메어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어집니까?

필자약력>
대소원교회 담임, 협성대 졸
한국교통대 영어영문학과 졸
한국시인협회회원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이사
기독교세계 편입위원
출판국위원

작품>
깊은 밤에 깨어 있다는 것은(시집)
빠알간 마음, 비가 온 아침(가곡)
봉숭아꽃잔치(문화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