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와 칭의가 상관이 있는 이유

‘사드 반대라는 면죄부를 팔지 마시라’는 김태우님의 글을 읽으면서 칭의(Justification)에 대한 아주 초보적인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의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 설명의 필요성을 느낀 겁니다. 왜냐하면 사드 배치 문제와 칭의는 전혀 상관없다는 그의 거듭된 주장은 칭의에 대한 편협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판단을 그의 글을 통해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칭의에 대한 자신의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은 채 상관없다는 주장만 거듭하는 게 아쉬운 점은 여전합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회는 전통적으로 칭의의 '법정적 의미'를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00여년전부터 신약신학의 연구에 힘입어 복음에 담긴 칭의의 풍부한 가르침을 더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칭의의 '관계적 의미'입니다.

칭의는 근본적으로 관계적 개념입니다.(성경에서 의는 본질적으로 관계개념입니다.) 즉 칭의는 죄로 말미암아 훼손된(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잡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예수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는다는 것은 단지 죄의 용서를 받아 무죄 선언(속량)을 받는 차원(법정적 차원)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실제적으로 회복되려면 인간은 날마다 순간마다 창조주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를 받으며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성령의 도움으로 흑암의 지배에서 벗어나 빛이신 그리스도의 주권적인 인도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울 사도는 칭의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그의 아들 안에서 우리가 속량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로새서 1:13-14)

여기서 '칭의'란 인간이 흑암의 권세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주권적인 인도(나라)를 받는 상태로 옮겨지는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를 믿음으로 칭의를 얻은(얻는, 얻을)) 사람은 순간마다 흑암의 권세를 좇을 것인가, 그리스도 예수를 좇을 것인가를 선택하며 살아야 합니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일과 사건에 직면하면서 어둠을 따를 것인가, 빛을 따를 것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칭의 -구원의 완성을 위해 그리스도인은 언제까지나 빛을 좇아가야 합니다. 칭의- 구원은 과정입니다. 칭의는 내세 천당 들어가는 티켓을 미리 따놓는 주술적 수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천당 가는 자격증을 이미 받아놓은 채 방종을 해도 좋다는 허가증이 아닙니다. 칭의는 소위 성화를 선택사항으로 밀어놓는 역할을 결코 하지 않습니다.

나는 최근 일방적으로 결정된 '사드 배치'는 흑암의 권세가 작용한 결과라는 판단을 했습니다.('사드와 칭의'라는 필자의 글 참조.당당뉴스 칼럼) 현 상황에서 남한 내 사드 배치는 다분히 흑암의 권세를 위한 ,흑암의 권세에 의한 ,흑암의 권세의 결정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주권성을 내(우리) 안에 세우기 위한 차원 즉 칭의의 은총을 곧추 세우는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했습니다. 사드배치는 칭의와 상관관계가 매우 깊습니다. 우리의 구원(오늘의 구원, 내일의 구원)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김태우님은 글을 계속 이어가려면 자신의 소속을 밝히기 바랍니다. 목회자든 교인이든 자신의 소속 교회는 밝히는 게 바람직합니다.

김달성 목사(평안감리교회 '예수 믿지 않는 기독교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