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최재석 칼럼
여자를 개 · 돼지로 취급하는 사람들
최재석  |  jschoi@cnu.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6년 07월 13일 (수) 00:14:07
최종편집 : 2016년 07월 20일 (수) 23:34:02 [조회수 : 259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에는 여자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고위 공직자가 민중은 개 · 돼지라고 말했다고 해서 공분을 사고 있는데, 이 사람은 민중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으려는 사람이다. 그 교육부 공직자의 말을 빌린다면, 교회에는 여자를 개 · 돼지로 취급하려는 지도자들이 있다. 전제군주 제도 아래에서 백성이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한 것처럼 신약시대에 여자는 사람의 수에 들지 못했다. 민중을 개 · 돼지라고 말하는 공직자가 공분을 산다면, 아직도 교회 안에 여자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려는 지도자들이 있다는 것 역시 공분을 살 만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지도자들은 성경에서 그 근거를 대면서 하나님이 여자를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창세기에서 보면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로 지어졌기 때문에 남자보다 열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빠져서 선악과를 따 먹었고 그 여자가 아담을 꾀어서 죄를 짓게 해서 원죄가 들어왔기 때문에 여자는 요물이라고 한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뒤를 돌아봄으로써 소금기둥이 된 것을 보면 여자는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약에 와서도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에 여자는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구나 예수님이 베드로의 이름을 고쳐주시면서 그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으니 베드로를 잇는 교황은 반드시 남자여야 하고 사제들도 남자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개신교에서도 목사는 남자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들이 많다. 예수님 주변에 여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들은 앞장서서 일하는 직분을 맡지 않았고 뒤에서 조력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바울이 여자들은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말했으니 교회에서 여자들이 앞에 나가 말하느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성경의 내용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성경에 기록된 것을 가지고 말하면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변했다. 고려 시대나 조선 시대에는 백성을 개 · 돼지라고 말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그렇게 말하면 문제가 된다. 지금은 양반과 상민의 구별이 없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민주사회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2,000년 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 그렇게 하면 문제가 생긴다. 지금 우리는 남자도 여자도 평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부터 여성해방을 외친 사람들은 여자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달리 말하면, 여자를 개 · 돼지 취급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들의 주장은 분명히 수긍할 만하다.

보수적인 교회지도자들은 기독교인들이 세상 풍조를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이다. 성경에는 그런 말도 있으니까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옛날의 남자 중심 사회에는 여자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풍조가 있었고, 성경에서 여자들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는 것은 성경이 그러한 세상 풍조에 따라서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성경은 오류가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성경에 세상 풍조가 반영되었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2,000여 년 전의 사람들이 성경을 기록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사회 풍조가 반영되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단지 여자는 남자들과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을 뿐이라고,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누리던 특권을 여자들에게 빼앗기기 때문에 여자를 남자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을 싫어하겠지만, 이런 세상 풍조는 바람직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교회 지도자들이 아직도 여자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들에게 사리분별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민중이 개 · 돼지가 아닌 것처럼 여자도 개 · 돼지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도 평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민중을 개 · 돼지라고 말한 교육부 공직자를 호되게 매도하면서도 왜 교회에서는 여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별로 말이 없는가? 세상에서는 여자들이 대통령이 되고 수상이 되는데, 왜 교회에서는 여자들이 사제가 되면 안 되고 목사나 장로가 되면 안 되는가? 여자를 개 · 돼지 취급하던 옛날의 풍조에 따라서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인가? 교회는 세상 풍조를 따르면 안 되기 때문인가?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은 아주 진보적인 분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분은 이방인을 개 · 돼지 취급하는 사회에서 이방인들과 대화하시고 이방인인 백부장의 믿음을 인정하셨다.  예수님은 세리 같은 사람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사회에서 그들의 친구가 되셨다. 그리고 많은 여자가 예수님을 따랐는데, 그것은 그분이 개 · 돼지 취급을 받던 그들을 사람으로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시고 그들을 사람으로 받아들인 진보적인 분이었다.

그런데 보수를 표방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여자를 소외시키는 것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들이 여자도 사람이라는 주장을 세상 풍조라고 외면하는 것은 그들에게 사리를 분별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최재석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3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