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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보면 무심해집니다."충북 음성 농민교회 배재현 집사
김문선  |  moonsun101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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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7월 02일 (토) 16:33:19
최종편집 : 2016년 07월 05일 (화) 00:07:27 [조회수 : 8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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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음성 농민교회 배재현 집사

음성은 우리나라 복숭아의 주산지다. 그래서 복숭아는 음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2015년 농업협동조합에서 실시한 농산물 브랜드 평가 대전에 출품한 22개 브랜드 가운데 음성 복숭아의 브랜드인 햇사레1위를 수상했다. 뒤이어 서울 코엑스 홀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대표 과일 선발대회복숭아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특별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렇게 쟁쟁한 복숭아 농가가 즐비한 음성에서 단연 돋보이는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민이 있다. 농민교회(김재철 목사) 배재현 집사와 김형우 권사 부부다. 햇사레라는 브랜드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음성 복숭아지만 배 집사 내외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유기농업으로 복숭아를 재배하는 것이다. 유독 힘들다는 복숭아를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배 집사 부부가 살고 있는 음성군 소여리를 찾았다.

   
▲ 배집사의 유기농 복숭아
   
▲ 배집사의 유기농 복숭아
   
▲ 배 집사의 복숭아밭 옆에는 1급수의 맑은 샘물이 흐른다. 배 집사는 유기농 복숭아 생산을 위해 이 물을 사용한다.

배 집사는 처음부터 농사를 짓지 않았다. 서울 토박이로 살아왔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건축 사업을 시작했다. 건축업자들 사이에서 꽤나 알아주던 사업가였다. 1998IMF가 들이닥쳤다. 배 집사의 사업에도 영향을 주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로 인해 부도를 맞았다. 무엇보다 돈으로 인해 관계가 어그러졌다. 실망이 컸다. 삶에 대한 회의도 들었다. 위기는 기회라 하지 않던가. 위기를 통해 삶의 본질을 묻기 시작했다. 자연에 대한 갈망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로 음성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농사일을 차곡차곡 배워갔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농가를 구입하여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복숭아 과수원 4,700여 평을 포함, 5,800여 평의 토지와 마늘, 콩 농사를 짓는 어엿한 전업 농부가 되었다.배 집사 부부는 흙만 보면 무심無心해진다고 한다. 그들에게 무심이란 노동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한 목적의식이다. 열심을 내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하나님이 만드신 대지를 벗 삼아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일, 그 자체를 즐기고 있다.

   
▲ 두둑을 만들고 마는 종자를 심은 후 보온 및 잡초 억제용 왕겨를 4,5센티 덮은 모습이다.

그렇게 귀농을 하며 성공적으로 정착을 하게 된 데는 어린 시절 천둥벌거숭이배재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4남매 중 셋째였던 배 집사는 유독 독립심이 강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탓도 있지만 타고난 천성이 교실과 공부보다는 흙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는 방학 때마다 집을 떠나 서울 근교 화전에서 농사를 짓던 이모 댁에서 아예 살았다고 한다. 이모네서 생산한 호박과 농산물을 수레에 싣고 팔러 다녔고 그것으로 용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렇게 형성된 독립심이 너무 강해서 그랬나. 초등학교 1,2학년 시절에는 벌거벗은 몸으로 집에서 쫓겨나 서강대 황톳길을 지나 모래내 가는 버스를 타고 화전 이모네까지 간 적도 있단다. 벌거벗은 몸으로. 그래서 지어진 별명이 천둥벌거숭이. 그런 배 집사에게 흙과 농촌은 전혀 낯설지 않은 또 다른 고향인 셈이다.

   
▲ 배 집사가 생산하는 유기농 마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크기는 작지만 속이 옹골지고 맛이 깊다.

유기농법은 힘과 시간, 노동력을 더 투입하면서도 수확량이 떨어지는 농법이다. 쉽게 말해 힘과 노력이 드는 만큼 성과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배 집사가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유는 흙과의 교감 때문이다. 흙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그런 인식과 정서가 생겼는지 알 수 없다. 흙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인식하는 배 집사에게 농약은 그야말로 생명을 죽이는 약이다.

   
▲ 천연농약재료로 사용되는 석산(꽃무릇, 상사화일종)
   
▲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복숭아 나무밑에 낙엽을 깔았다.
   
▲ 밭에 공급되는 샘물, 샘물 주변엔 버들치, 가재, 뱀, 도룡뇽 등이 살고 있다

배 집사는 땅만 보며 살고 싶다고 한다. 흙만 밟으면 무상무념 속에 행복해진다고 한다. 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쁨으로 주어진 농사일을 감당하려 한다. 그에게 유기농법은 힘들고 먼 길이지만 바른길이다. 배 집사는 그동안 미뤄온 무농약 인증에 이어 유기농 전환을 위한 무농약 인증을 신청하려 한다. 온전한 유기농 인증을 위한 전단계인 셈이다. 농사를 향한 그의 순수한 사랑이 아름답게 결실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위 글은 농촌과 선교 제91호 생명 살림꾼 이야기의 글(필자. 이주현 목사)을 편집, 수정한 것입니다>

배재현 집사의 마늘 http://lifenet.kr/%EC%83%81%ED%92%88/%EB%A7%88%EB%8A%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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