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일개 검증위원의 뒤에 숨지 말고 나오라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딱 하나다. “총추위의 심의와 의결은 심히 잘못됐다.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바로잡으라”는 것 딱 하나뿐이다. 이 단순한 논리에 일부 세력의 왜곡과 날조가 개입된다. 지지후보가 탈락했으니 억지를 부린다는 진짜 억지가 총추위와 이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과정과 절차’다. 민주주의 발전은 ‘조직과 절차의 제도화 수준’에 달려있다(Huntington, 1969). 그런데 총추위는 개별 인물만 보고 있다. 고작 인상비평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착각에 빠져있다.

우리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변명으로 일관한 총추위원장의 성명(6월 7일)을 보고 더 이상의 침묵은 한낱 “권리 위에 잠자는 자”와 다를 바 없다는 걸 깨닫고 ‘권리를 위한 투쟁(Jhering, 1872)’에 분연히 일어섰다.

그 결과, 이미 12일 전인 6월 8일 성명서(‘진실의 종아 울려라’)에서 우리는 총추위에게 네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납득할만한 해명은커녕, 일주일이 지나서 한 검증위원의 막무가내식 비난으로 총대학원 학생회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변질시키고 있다.

우리가 진실을 알기 위해 총추위와 이사회에게 묻고 있는 것은 여전히 단 하나다. 모든 진실은 이 질문 하나에 담겨 있다.

총추위는 4인 후보의 저작물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심의하였는가?

나머지 의문들은 모두 이 본질적 질문에서 파생됐다. 왜 규정을 어겨가며 자료를 요청하였는지, 왜 규정대로 심사하지 않았는지, 왜 규정을 무시하며 무리수를 두었는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 말이다.

우리의 진단은 총추위가 공정성과 형평성을 결여한 심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특정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모의가 짙다는 혐의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또 이 대목을 틈타 특정후보가 탈락한 것에 대한 반발 아니냐는 역(逆)비난은 본질을 호도하는 물타기와 다름없다.

총추위는 오직 이 질문에만 정직히 답하라. 성모 검증위원이 펼치는 교묘한 말솜씨와 은근슬쩍 드러내는 자기모순, 왜곡된 문제인식은 학생회의 정당한 의문을 고작 투견장의 이전투구(泥田鬪狗) 속으로 던져 버리려는 협잡(挾雜)에 불과하다.

이에 이사회의 책임있는 해명과 대안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사회는 감리교와 대학의 리더십이 부재(不在)하다는 세간의 비평이 더 이상 정설(定說)로 굳어지지 않게 해달라.

20세기 초반을 살았던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 벤자민 카도조(Benjamin Nathan Cardozo)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정의론’을 남겼다.

“정의의 결과가 사실에 맞지 않으면 정의가 나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의가 널리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곳까지 이것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 서 있고자 한다. 당신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2016. 06. 20.

제 40대 감리교신학대학교 총대학원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