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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7월 08일 (토) 00:00:00 [조회수 : 3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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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8일(토요일).
“장로님,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에 뵙죠.”
새벽기도회를 다녀온 철수 가족은 오늘 치르게 될 집안의 큰 행사를 맞기 전에 식탁에 모여 과일과 차를 마시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온 것이다.
“형부가 전화기에 절을 하는 모습은 어머님이 전화로 족발을 주문 받던 모습과 흡사하네요. 무슨 좋은 소식이예요?”
“응. 주례 선생님이 결정되었어.”
월드컵으로 조금 늦어진 삼돌과 삼미의 합동결혼식이 오후 1시에 라합교회에서 열리는데 주위의 도움으로 완벽할 정도의 준비가 되었으나, 가장이 유일하게 맡은 일인 주례를 맡으실 분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여보, 어느 분으로 결정을 하셨나요?”
“장병규 장로님! 내가 조금 전 새벽기도회 때 부탁을 드렸더니 아내와 기도를 다시 한 후에 바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승낙을 하셨어.”
가끔 엉뚱한 결정을 내려 잠시 주위를 놀라게 하는 면이 있었던 남편이나 주례는 목사님이나 대학교수일 것이라는 영이의 추측이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두발로 장회장? 역시 사위는 찍새 두목이야. 30년 전에 내 딸을 찍을 때부터 난 눈치를 챘네. 잘 결정했네. 그런데~ 우리 설화를 찍을 찍새는 아직도 주무시나~.”
“어머이예~, 요새는 찍새도 여자가 거절하면 헛새가 되고 강요하면 추새가 되는 세상인데예.”
할머니와 이모의 새타령에 마지막 아침식사 자리가 될지도 모르는 아홉 가족의 모임에 웃음꽃이 피었는데, 이상한 새를 만들어 폼을 잡다 망신만 당한 북쪽 양아치 무리가 꼭 보아야 할 장면 같았다.
“한삼미 신부 입장!”
이 길은 매주 다니던 길인데 오늘은 너무나 떨려 발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활발한 성격의 딸의 팔이 재촉을 하자 철수는 첫날밤 신방의 문을 여는 신부처럼 살며시 움직였다. 토요일 잔칫날의 성전은 꽃 향기로 가득 차 온실에 들어온 기분이며 눈 앞에는 무지개 빛을 띤 물방울만 어른거린다. 처음이라 부끄러워 말라며 용준이가 준 사막을 두 잔이나 마셨기에 벌써 취했나…. 물방울 속에서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표정의 청년이 자신에게 인사를 한다. ‘그래, 부모를 떠나 둘이 연합하여 한 몸이 될지라’는 말을 실감하며, 앞에서 꽃가루 대신 비누방울을 만들며 행진한 두 꼬마와 자신의 자리인 아내의 곁에 앉았다.
아들이야 식구 한 명을 데리고 오지만 딸은 가버리기에 산모들이 딸을 낳으면 울음을 터뜨리는 것일까. 항상 자신의 보호아래 지낼 것 같은 딸이 다른 보호자를 택하여 떠난다는 사실에 서운한 감이 들었지만 아내의 모습을 보니 안정을 되찾을 수가 있었다.
언덕~ 위의 집~ 노루 사슴이 뛰어 놀고
걱정근심~ 하나 들리지 않는~ 그 곳에 나의 집 지으리
삼돌의 신부가 역사선생으로 근무하는 경희여고생 4명이 축가로‘언덕 위의 집’을 감미롭게 부른다. 이 노래는 30년 전에 아내의 대학 친구인 오희조와 남은주가 영이 결혼식에 불러주었던 노래이기에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이다.
“용하네. 언덕 위에서 태어난 어미에게서 자식이 언덕을 그리워 하네. 손자는 3층에서 키파하고 살 운명이니 딱 어울리는 노래네.”
30년 전에 양동이모가 선사한 한복을 입고 맨 앞 자리에 앉아있던 영이 엄마가 낮은 소리로 중얼대자 설화가 살며시 손을 잡아주는 것은, 영이의 결혼식 때 한번 입고 항상 옷장에 걸린 한복을 보면서 다음 차례인 설화를 보며 빙그레 웃던 추억에 대한 답례였다.
“결혼생활이란 앉은뱅이 여자와 맹인인 남자의 결합입니다. 맹인이 앉은뱅이를 업고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야 험한 길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1941년 성탄절 무렵, 백악관에 묵은 처칠이 발가벗고 있는데 루스벨트가 들어 왔습니다. 당황한 루스벨트에게 처칠은 ‘보십시오, 대통령 각하. 전 숨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라고 말을 하였기에 두 사람은 믿음으로 연합하여 독일을 이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믿음으로 서로 사랑하여 한 몸이 되시기 바랍니다.”
강단심 할머니는 두 결혼부부에게 주례사를 하는 남편이 제발 파뿌리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등장하였기에 하객들과 함께 웃으면서도 콧물을 닦는다. 이 중요한 자리에 남편이 주례로 서게 된 것은 자신들이 결혼식도 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철수 목사님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형식보다 마음을 중요시 여기는 남편의 성품을 아는지라 자신의 자녀 결혼식을 통해 간접결혼식을 시켜 주신 깊은 뜻을 단심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보, 삼미 옆에 다른 처녀가 안 보여?”
철수는 기쁨과 슬픔이 겹친 눈물을 숨기려고 안경을 닦는 척하며 아내에게 질문하자 영이는 팔꿈치로 남편을 살짝 친다. 그래! 나의 어머님은 자신의 전재산과 장남을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 천사를 보았지만 아내에게는 40명의 천사들이 이미 주어졌기에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손주들의 결혼식을 보는 장모님이 부럽기에 철수도 자신이 오래 살게 해 달라는 염치없는 기도를 드려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폐백을 드리는 동안 여러분들은 준비된 음식으로 식사를 하시며 교회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순서를 보면서 즐기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옥상에는 삼팔족발이 준비되어 있으며 신랑신부가 사막음료를 한잔씩 부어드리오니 마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바쁘지 않으신 분은 한삼돌 신랑집에도 음식이 차려져 있으니 밤늦게까지 드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토요일 오후 라합교회는 결혼식장으로 변했으며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교제를 하는 마가의 다락방이 되었다. 통신이 발달한 세상에 집에서 목사님의 설교도 들을 수가 있고 헌금도 보낼 수가 있으나 교회에 모이는 것은 성령의 떡을 서로 주고 받기 위함 같았다.
“하늘님 말씀에 순종하여 거절하지 말고 주시는 대로 아이를 낳도록 해라. 아기 복은 복 중에 복이로다.”
영이 어머님이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치마를 펼치고 있는 신부에게 대추, 밤, 호두 등을 듬뿍 던져주며 하늘님을 찾자 폐백실은 분만실이 되어 웃음꽃이 만발하였다. 마음 놓고 자식을 낳을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인 것이다.
마지막 제주도가는 비행기에 두 신혼부부를 태워 보내고도 영이집에는 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노래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단지 4대 키퍼만이 옥상에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내일 맞이할 자신의 아내가 누군지 상상을 해 보며, 이제 대식구가 되었으니 식구를 알아보고 신호를 보내는 일은 여자에게 맡겨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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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창녀 구원론>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등장하였기에 하늘의 수많은 별로 대신하고 저는 키퍼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이제 삼미의 결혼 독촉을 받지 않아도 되니 편안하게 진행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할린도 본격적인 여름이라 <배꼽 있는
여자>들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금년에는 할머니들도 합세를 했더군요. 그러나 오리지날 러시아 여성은 절대로 배꼽을 노출하지 않더군요. 과연 올 여름에는 몇 명의 배꼽 가린 여자를 보는가 하는 것이 저의 숙제입니다. 다음 회는 요셉의 여인편으로 이어 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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