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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
김진양  |  pastorj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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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5월 03일 (화) 02:47:30
최종편집 : 2016년 05월 03일 (화) 02:47:55 [조회수 : 1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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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회자 모임에서 한 동료에게 자신의 안식일은 월요일이라는 말을 들었다. 월요일은 교회에 나가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교인의 전화도 일체 받고 교회와 관련된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식일이라는 것이다. 안식일은 분명 쉼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안식일이 “일”을 멈추고 단순히 쉬기만 하는 날이면 평일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주일학교 시절 예쁜 여자 선생님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를 외워 선생님 앞에서 암송한 기억이 생생하다. 중고등부 시절의 한 교회학교 교사는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십계명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안식일에 자전거를 타거나 축구 같은 운동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건을 사거나 밖에서 외식도 하지 말라고 하였다. 언젠가 안식일에 숙제를 해도 되는지 물었다. 선생님은 숙제는 “일”이 아니니 해도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숙제야말로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일”인데, 교회학교 선생님이 안식일 준수에 대해 일관성도 없었고 안식일이 어떤 날인지 잘 몰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식일 준수를 명령하는 출애굽기의 말씀을 자세히 보면, 사실 안식일 준수의 핵심 가르침은 “일”을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회복임을 알 수 있다. “이렛날은 주 너희 하나님의 안식일이니, 너희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너희나, 너희의 아들이나 딸이나, 저희의 남종이나 여종만이 아니라, 너희 집짐승이나, 너희의 집에 머무르는 나그네라도, 일을 해서는 안 된다”(출 20:10). 여기에 언급된 “아들과 딸,” “남종과 여종,” “나그네”와 같은 사람들에 주목해야 한다. 히브리 백성은 애굽에서 아들과 딸처럼 나약한 존재였고 노예와 나그네였다. 안식일은 그들이 더 이상 힘없는 백성도 아니고 노예도 나그네도 아닌 하나님의 백성으로 모두가 평등하고 하나가 되는 복된 날이다. 안식일은 주인과 노예의 담을 허무는 은혜의 날이고 원주민과 외국인의 구별도 없는 복된 날이다. 애굽에서 노예였던 히브리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찬양하는 날이 바로 안식일이다(신 5:15).

안식일(주일)은 단순히 교회 예배를 참석하는 날이거나 쉼을 통해 새 힘을 얻는 날이 아니다. 안식일은 조화와 평화를 이루는 날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평화를 이루고 인간 내면에 평화를 이루며 만물과 평화를 이루는 날이다. 몰트만은 안식을 “창조의 축제”라고 하였다. 하나님이 가장 처음 축복하신 것은 이스라엘도 그들의 땅도 아닌 바로 안식일이다(창 2:3). 하나님은 안식일 자체를 축복하지 않으시고 쉼을 통해 안식일을 축복하셨다. 기독교인에게 안식일은 첫째 날로서 새 하늘과 새 땅의 새로운 창조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의 날이다. 죽음이 부활로 바뀌는 기적을 경험하는 축제의 날이고, 미움과 전쟁이 사랑과 평화로 바뀌는 은혜를 경험하는 감격의 날이다. 우리 기독교인에게 안식일은 새로운 창조를 희망하는 축제의 날이다.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를 희망하는 축제의 찬양은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부르는 사랑의 찬양이고,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웃과 함께 부르는 소망의 찬양이고, 억울하게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 부르는 희망의 찬양이다. 이러한 사랑과 소망과 희망의 찬양을 함께 부르기 위해 우리는 안식일에 “일”을 멈춘다. 이렇게 안식일은 우리 삶의 막간이 아니라 절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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