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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빼고 농사를 짓습니다"충주 소태면 소태감리교회 이기출 장로
김문선  |  moonsun101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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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4월 29일 (금) 19:44:04
최종편집 : 2016년 05월 03일 (화) 01:06:36 [조회수 : 6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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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대 과제가 무엇일까? 몸과 영혼, 삶에 들어간 힘을 빼는 일이리라. 예수도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라”(5:3) 이처럼 인생과 신앙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힘을 내려놓은 비움의 여정이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불안한 내일과 불확실한 경제구조 앞에 서면 마음은 불안해진다. 생존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욕망하기 시작한다. 생명과 사람, 신앙의 가치보다 돈을 우선하게 된다. 떡으로만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지만, 떡이 있어야 사는 것도 인간이다.
 
농촌 현실이 척박하다. 노동인구의 평균 연령대는 고령화되었다. 50대가 막내인 마을이 대다수다. 값싼 수입 농수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유통구조의 모순이 노동의 대가를 값싸게 만든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과 상품성을 높여야 한다. 농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땅과 하늘을 잇는 영성, 농사를 천명(天命)으로 여기는 사명의식 없이는 땅을 살리고 먹을거리를 살리는 농사를 짓기 어렵다.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이 지탱되는 이유는 변방 어딘가에 숨어 생명의 방식으로 농사짓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는 농부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소태감리교회의 이기출 장로다. 봄꽃이 수줍게 인사하는 어느 날, 그를 만나기 위해 충주 소태면으로 갔다.

   
▲ 소태감리교회 이기출 장로

이장로는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다. 농부로 살아온 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그는 말한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것은 빚뿐이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 자족하며 열심히 농사를 지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 이기출 장로의 밤나무 산 전경
그가 고백하는 하늘의 은혜란 비움의 영성이다. 이장로는 힘을 빼고 농사를 짓는다고 말한다. 돌보시는 하늘의 은혜를 믿고 오늘에 최선을 다한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주어진 삶에 자족한다. 이장로는 말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것의 일부를 나누면서 욕심이 비워지는 영성의 신비를 체험합니다.” 이장로는 몇 해 전부터 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여기서 나온 모든 수확물을 교회와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고 있다. 농사를 짓는 또 다른 이유이자 기쁨이다.
   
▲ 밤나무 접목작업하는 모습

이장로는 밤농사와 복숭아를 짓고 블루베리를 유통하고 있다. 농토를 지날 때마다 기도한다. “하나님, 당신이 주신 이 기업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이뤄지길 소망합니다. 감당할만한 열매를 주시고 주어진 것에 감사할 수 있게 하소서.”

   
▲ 복숭아 밭 전경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지 물었다. “생명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거짓으로 농사를 짓고 생산물을 공급하는 일은 신앙의 길과 멀다고 생각합니다. 농약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좋은 방법을 끝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소비자 역시 내 가족과 형제, 이웃이라는 생각을 갖고 양심껏, 정성껏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 유기농 블루베리 밭 전경
   
▲ 이기출 장로가 섬기고 있는 소태감리교회
그는 소태감리교회의 장로로 시무하고 있다. 소태감리교회(안병학 목사)57년에 설립됐다. 어린이까지 140여 명의 지체들이 함께 신앙생활하고 있다. 소태감리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 힘쓰고 있다. 초대 장로님들부터 지금까지 뿌리 깊은 지역민들이다. 신앙과 지역사회의 긴밀함이 형성된 교회다. 소태감리교회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순환을 위해 다문화 한글교육,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 전달, 귀농하는 이들이 마을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차분한 그의 음성과 단백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한마을과 교회의 어른이란 느낌을 받았다. 말할 수 없는 농사와 인생의 굴곡이 왜 없었겠는가? 그 모든 것들을 세월과 신앙으로 녹여냈기에 힘을 빼고 농사를 짓고 있다고 고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처럼 남은 인생도 그의 숨결에 새겨진 하늘의 지혜가 마을과 교회를 세우는 도구로 쓰임 받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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