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 43년 감리교 풍운아 김국도 목사 ‘은퇴’

이병왕 기자  |  wanglee@newsnnet.com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의 김국도 목사(임마누엘 교회)가 성역 43년을 뒤로하고 목회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국도 목사는 2008년 10월 감독회장 선거로 인해 야기돼 지난해 4월 모든 소송이 취하됨으로써 종식된 이른바 ‘감리교 사태’를 말할 때 그를 빼놓고는 말을 할 수 없는 풍운아 중의 풍운아다.

2008년 10월,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한 그는 4명의 후보 중 44.4%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신경하 감독회장 이어 두 번째 4년제 감독회장에 ‘사실상’ 당선됐다.

당시 김 목사는, 주류인 감신대 출신 목회자들에 의해 교단이 좌지우지될 뿐 아니라 이들이 기득권층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비주류 목사들(주로 목원대 및 협성대 출신 목회자들)의 대부겪인 존재였다.

따라서 교단의 기본 판도 변화는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러나 교단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무흠 규정’에 발목이 잡혀 결국 사회법에 의해 ‘아웃’되고 말았다. 이후 그는 다시 교회로 돌아가 목회에 열심을 내다 지난 7일 열린 연회에서 은퇴를 맞았다.

이에 교회는 10일, 연회와는 별도로 개교회 차원에서 그의 은퇴찬하예배를 마련했고, 그에 앞서 김 목사 시대의 임마누엘 교회를 기억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들을 묻는 ‘타임캡슐 봉인식’도 거행했다.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하여 제작한 타임캡슐에는 목회사료, 목회서신, 교회건축사료, 기념책자, 취미사료, 30년후의 교회모습을 친필로 작성한 문서, 성도 바램, 전인기독학교사료, 아들에게 보내는 목회서신 등이 봉인되었다. 이 타임캡슐은 지난해 11월 1일에 제작되어 김정국 목사가 은퇴하는 해인 2043년 11월 1일에 열릴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회견

봉인식에 앞서 김국도 목사는 교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성격 43년을 회고하는 한편, 앞으로의 계획들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먼저 “30세에 두렵고 떨림으로 시작했던 목회가 어언 43년 3개월”이라면서 “은퇴를 하게 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듯한 홀가분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고 은퇴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43년 목회를 회고해보니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자가 하나님의 이끄심에 열심히 좇아가느라 하루하루를 헐떡이며 43년을 보낸 때문인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또 “온갖 시련 중에서도 오직 기도로 견디어준 아내(이정남 사모)의 몫도 크고, 43년간 함께 교회를 이뤘고 지금도 열심인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의 몫 또한 크다”면서 “모두의 손을 잡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은퇴 후의 사역과 관련 김 목사는 “담임 직에선 물러나지만 사명을 핑계대고 오버 액션(담임목사 역할)하는 것 조심해야겠고, 끝났다고 은둔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맡은바 사명에 충실할 것인데, 현재까지 그 사명은 ‘군선교’와 ‘아프리카 선교’, ‘다음세대 교육(임마누엘교회가 세운 대안학교인 전인학교를 통한)’ 등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자신이 44.4%라는 득표율로 감독회장에 당선됐음에도 교단 내 주류 써클이 인정을 하지 않아 결국 ‘아웃’돼 버린 것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감독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한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시행됐으면, 감리교회에 변화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던 몇 가지 정책 아이디어들이 씨로 뿌려져 보지도 못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정책은 교회의 성장과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은급시행 분야였다.

한편, 기자회견 및 타임캡슐 봉인식에 이어 진행된 은퇴찬하예배는 임마누엘 2대 담임인 김정국 목사의 사회와 서울남연회 김연규 감독의 설교로 1부 예배, 2부 은퇴기념식, 3부 축하행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병왕 기자]

▲ 감독회장이 되어 하고자 했던 사역들 펴보지도 못한것이 아쉽다고 한 김국도 목사     ▲ 아프리카에서 온 은퇴축하 사절단을 기자회견장 내로 들여서 소개했다.

▲ 타임캡슐 제막식     ▲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하여 제작했다는 타임캡슐. 윗부분은 방주를, 아랫부분은 12개의 방으로 구성된 원통형으로 되어 있다고... 초강력 스테인레스에 금색도금을 입혀 12개의 볼트로 조였다고 한다. 김국도 목사가 기본구상과 형상을 제안하고 한상원 장로가 설계 제작하여 헌납했고 역사관 인테리어는 강인규 권사가 수고했다고..     ▲ 김홍도 목사가 참석했으나 발언을 사양했다.

▲ 타임캡슐 봉인식이 거행된 역사관 '에벤에셀홀'에 전시된 김국도 목사의 물품들

김국도 목사의 화려한 은퇴식

 심자득 기자 webmaster@dangdangnews.com

1부 은퇴찬하예배

기자회견과 타임캡슐봉인식에 이어 저녁식사까지 마친 오후 7시반부터 본격적인 <김국도 목사 성연 43년 은퇴찬하예배>가 거행됐다. 아버지로 부터 임마누엘교회 목회를 ‘계승’한 아들 김정국 목사가 찬하식 사회를 맡은 가운데 3시간여 동안 1부 찬하예배, 2부 은퇴기념식, 3부 축하행사가 이어졌다.

“큰 목사님이 입장하시겠습니다.”

전 교인이 기립하고 성가대와 관현악단의 연주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국도 목사 부부와 임사자들이 입장했다. 김국도 목사 부부는 임마누엘 교회에서 ‘큰 목사님, 큰 사모님’으로 불리었다. 그리고 가끔씩 ‘회장님’이라고도 불리었는데 아마도 ‘감독회장’이라는 뜻이 아닌가 여겨졌다. 김국도 목사의 집무실 출입문 위에는 ‘감독회장실’이라는 패가 붙어 있었다.

김복산 장로는 “오랜 세월동안 성공적으로 목회하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소중한 사명을 중단없이 감당해 나가실 수 있도록 성령 하나님께서 함께 하여 달라”고 김국도 목사를 위해 기도했다. 이어 “평생을 기도와 헌신으로 이끌어 주신 사모님의 영을 강건케 해달라”는 기도와 “김정국 목사님이 이 시대에 모범적인 목회를 넉넉히 감당해 갈 수 있도록 은총을 내려 달라”고 기도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춘 강단 앞 양쪽 200명의 연합찬양대가 기가막힌 화음으로 은혜로운 찬양을 하고, 이어 서울남연회 김연규 감독이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연규 감독은 “영적거장이신 김국도 목사님이 43년 성역을 마치고 승리하셨다”고 말문을 연 뒤 “김국도 목사님의 영적인 힘과 탁월한 지도력은 은퇴하기가 아까운 지도자라고 말하고 싶다”고 예를 갖춰 은퇴를 찬하했다.

이어 “다윗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줄 아는 지도자였기에 하시고자 한 일을 다윗을 앞세워 하신 것처럼 난 오늘 김국도 목사님에게서 다윗을 모습을 볼수 있다는 생각을 소박하게 가져보게 된다”고 김국도 목사를 다윗의 반열에서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임을 강조하고 “오늘은 강남 내일은 한국 모레는 세계, 이 비전이 이미 이루어 졌고 여러분이 증인”이라며 그의 목회가 성공적이었음을 선언했다.

▲ 김정국 목사의 사회로 은퇴찬하예배가 화려하게 드려졌다.         ▲ 연합성가대의 찬양

▲ 김연규 감독의 설교

2부 은퇴기념식

2부 은퇴기념식은 김국도 목사의 약력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송파지방 박영배 감리사는 김국도 목사가 감리교(목원대), 성결교(서울신학대), 순복음(한세대), 장로교(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를 두루 공부했고 국내 지교회 8개와 해외 지교회 80개, 군인교회 28개를 봉헌했으며 국내 부흥회 550회, 해외 270회 등 820회의 부흥회를 인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국도 목사의 43년 목회를 회고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이 15분여간 상영됐다. 다큐멘터리는 김국도 목사의 인생, 목회, 사역, 비전 등을 한 기자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17번이나 철거됐던 4평짜리 천막교회 시절(1973년)등 목회초기의 김국도 목사를 아들 김정국 목사가  대역으로 등장해 재현했고 신정채, 안찬호 선교사 등이 출연해 자신들의 사역에 김국도 목사가 어떻게 공헌했는지를 소개했다.

찬하와 축사가 이어졌다. 김국도 목사를 20년간 모시며 함께한 날이 2832일이었다는 전영기 목사(반석교회)는 “먼길 마다않고 미종족전도지 케냐, 탄자니아, 마사이, 말레이시아를 찾아간 선교사요 영적 아버지셨고, 군선교에 앞장선 선구자, 후배들에게 좋은책을 선물해 주는 독서광, 골방에서 기도하며 눈물흘리신 영적거장,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면서도 금방 잊으시는 휴머니스트, 박식하지만 쉽게 풀어 설교하는 명설교가, 실천신학의 대가, 빅보스이자 스승”이라고 소개하면서 “젊은 목회자인 나의 눈을 뜨게하고 세계를 품게 하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44.4%의 절대적 지지가 있었음에도 회장님을 지켜드리지 못하고 큰 아픔을 드려 죄송하고 후회스럽다”며 감독회장선거사태의 회한을 달랬다. 전영기 목사는 김국도 목사에게 큰 절을 올리며 강녕을 빌었다.

멘토이자 형님으로 모셨다는 전택수 원로 목사(필동교회), 전 감리교군선교회장을 지낸 장태봉 원로 목사, 절친이라는 함무근 목사(UMC 임마누엘연합감리교회)가 치하사와 축사를 연이어 했다.

43년 목회를 회고하는 순서에서 김국도 목사는 아들 김정국 목사와 딸이 영양실조에 걸려 주저앉던 시절이 가슴아팠다고만 짧게 언급하고는 “너무 너무 감격스럽다. 솔라 글로리아 오직 하나님께 영광돌린다”고 하고 ‘목회회고’를 마쳤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목회계승식’이었다. 진행자(윤천영 장로)는 “(김정국 목사가)교회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2008년 10월에 임마누엘교회 2대 담임목사로 취임하게 됐다”고 김국도 목사가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해를 언급했다. 사실, 김국도 목사는 서울남연회 감독선거출마에 즈음해 담임직을 회복했다가 2013년 1월과 2월 사이에 이완 목사를 잠시 담임에 세우는 방법으로 아들 김정국 목사를 다시 세워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국도 목사가 지금까지 주일대예배에 월 1~2회씩 설교해 왔다.

김국도 목사는 김정국 목사에게 자신이 사용하던 가운, 성경, 만년필, 자동차 키 등 4가지를 물려줬다. 가운을 직접 입히고 옷매무새를 만져주며 애정을 보이던 김국도 목사는 자동차 키를 마지막으로 건넨 뒤 아들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시늉을 하며 ‘목회잘해’라고 군기잡듯 독려하는 것으로 목회계승을 마쳤다. 김정국 목사는 환하게 웃으며 회중을 향해 크게 인사했다.

루디아중창단의 축가가 이어지고 교회와 장로회에서 기념품을 증정했다. 학생들이 화환을, 선교회가 공로패를 증정하고 사위이자 전인기독학교교장인 조형래 목사가 김국도 목사 은퇴기념 설교집을 헌정했다.

▲ 약력소개

▲ 약력이 소개된 후 크게 인사하는 김국도 목사와 이정남 사모     ▲ 김국도 목사 성역 43년 회고 영상

▲ 찬하사 - 전영기 목사

▲ 김국도 목사에게 큰 절을 올리는 전영기 목사. 김국도 목사도 곧 맞절로 응답했다.     ▲ 전택수 목사의 치하사

▲ 장태봉 목사의 치하사     ▲ 함무근 목사의 축사

▲ 목회를 회고하는 김국도 목사

▲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목회계승식’김국도 목사가 김정국 목사에게 자신이 입던 가운을 입히고 있다.         ▲ 김국도 목사가 가운, 성경, 만년필, 자동차 키를 건네 주었다.

▲ 루디아중창단의 축가     ▲ 장로회에서 기념품을 증정했다.     ▲ 선교회에서 기념품을 증정했다

▲ 학생들의 화환증정     ▲ 기념설교집헌정사를 낭독하고 있는 조형래 목사(사위, 전인기독학교교장)     ▲ 설교집발간서명

▲ 내빈을 소개하는 임마누엘교회 2대담임 김정국 목사

3부 축하행사

축하메세지가 영상으로 전달됐다. 극동방송의 김장한 목사, 박헌덕 장로, 양병희 장로(전26사단장), 서주호 성도(해병142기 동기), 전인기독학교 학생들, 나이로비 감리회의 폴 감독과 탄자니아의 사라케끼아 감독이 은퇴를 축하했다.

교회학교 찬양대, 아프리카 축하사절단, 전인기독학교 학생, 마에스트로 중창단, 해병대 전우회가 공연과도 같은 축하노래가 이어졌다. 김국도 목사는 아들 김정국 목사와 함께 마에스트로 중창단의 일원이 되어 무대에 섰으며 해병대 전우회가 해병복장으로 합창을 할 때 역시 빨간 해병대 모자를 쓰고 손으로 반동을 저어가며 함께 해병대 군가를 합창했다. 이때 회중가운데 있는 해병들이 몰려나와 합세하여 축제분위기가 고조됐다.

김정국 목사는 담임목사로서 “아버지 만큼 잘 할 자신이 없다”고 목회를 계승한 소감을 밝히고는 “다만 여러분을 성심을 다해 섬기겠다”고 각오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축하는 예정에 없던 청년들의 몫이었다. 장미꽃 한송이씩을 들고 입장한 청년들이 김국도 목사와 이정남 사모에게 꽃을 전달한 뒤 원을 그려 ‘축복송’을 불렀다. 노래를 마친 청년들은 머리위로 하트를 만들며 “큰 목사님, 큰 사모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심자득 기자]

▲ 축하영상-전인기독학교학생들     ▲ 축하영상 - 나이로비의 폴 감독     ▲ 축하영상- 마사이족

▲ 축하영상-     ▲ 축하영상- 탄자니아의 사라케끼아 감독     ▲ 축가 - 교회학교찬양대

▲ 축가 - 아프리카축하사절단     ▲ 지금은 축하사절단인 붉은 옷을 입은 추장이 안찬호 선교사(우측)를 죽이려고 매달았었다고 소개하는 김국도 목사.

▲ 축가 - 전인기독학생     ▲ 축가 - 마에스트로 중창단. 아들, 사위도 김국도 목사와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 해병대 동기생들의 축가

▲ 김정국 목사가 “아버지 만큼 잘 할 자신이 없다”고 '계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청년회의 축사

▲ 축도 - 김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