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방현섭 칼럼
북한의 로켓, 인공위성인가 미사일인가?현 정세 이해를 위한 분석 시리즈 2
방현섭  |  racer69@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6년 02월 24일 (수) 16:23:17
최종편집 : 2016년 02월 25일 (목) 10:32:29 [조회수 : 2370]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북한이 지난 2월 7일 오전 9시 30분 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로켓(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광명성 4호’로 명명된 이번 로켓은 지난 2012년 12월 ‘은하 3호’에 이은 네 번째 로켓시험발사이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로 인하여 한반도와 둥북아는 격량에 휩싸였다. 남한의 반발은 물론 미국의 사드배치 논의로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개성공단까지 폐쇄됐으며 싸드배치 논의와 관련하여 중국과 러시아가 발작적으로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모든 상황이 핵실험으로 인해 조성된 것이기도 하지만 로켓발사가 그 정점에 있다.

우선 로켓이라고 불러야 할지 미사일이라고 불러야 할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로켓은 발사체를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로켓에 무엇이 얹혀 있느냐에 따라 그 명칭과 용도가 달라진다. 인공위성이 얹혀 있으면 위성발사 로켓이 되지만 탄두가 얹혀 있으면 미사일이 된다. 로켓에 의해 대기권을 벗어난 물체가 지구궤도를 따라 공전하고 있으면 인공위성이 되지만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하여 특정 지역에 떨어지게 될 경우에는 미사일이 된다. 현재 북한에 의해 발사된 것은 인공위성이 맞다. 인공위성을 관할하는 기관은 북한의 그것이 인공위성으로 현재 지구궤도에 안착하여 잘 공정하고 있음을 인증하였다. 미국도 인공위성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남한의 언론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한결같이(한두 언론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미사일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어떤 숨은 의도가 북한에게 있다 할지라도 현상적으로는 인공위성 발사체인 것이 분명하고 공식적인 국제사회의 규정도 그렇다. 남한 언론의 지적은 반은 맞을 수 있다. 왜냐하면 발사체의 용도는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체의 지구궤도 재진입 기술을 보유하였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고 현상적으로 인공위성이 분명한데도 이를 미사일이라고 고집스럽게 규정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어떤 국가가 기술을 개발하여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하는데 비난할 수 있을까? 설령 그것이 미사일로 변용된다 할지라도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물론 무기로 개발될 경우에는 사정권 안에 드는 국가들의 안보가 위협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로 인한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그렇지만 소위 스페이스 그룹이라는 러시아(구 소련),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아홉 개의 국가들이 인공위성이건 미사일이건 로켓발사를 하였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지는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다수의 국가들로부터 부러움을 산다. 북한이 열 번째로 스페이스 그룹에 합류하였고 남한도 나로호를 쏘아 올림으로 열한 번째 스페이스 그룹 국가가 되었다. 소위 선진국들이 인공위성을 앞 다투어 개발하고 발사하는 것은 다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한이, 비록 자력으로 로켓을 발사한 것은 아니지만, 나로호 위성을 발사하면서 발사성공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무려 1조8000원에서 많게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선전하였다. 북한의 경우 남한의 경우와 똑같이 추산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역시 엄청난 경제효과를 거둘 것임은 자명하다. 남북을 떠나서 어느 나라나 다 인공위성,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스페이스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왜 북한의 경우에는 축하나 부러움보다는 비난과 비판에 직면해야 할까? 몇 가지 이유를 추론할 수 있겠다.

우선 부러워서! 경제력, 기술력이 수십 배 앞선 남한도 자력으로 로켓을 발사하지 못하고 있는데 북한은 찢어지게 가난한 상태에서 단 세 번의 시험을 통해 정상궤도에 안착시키는 쾌거를 이루었으니 어찌 배가 아프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더욱 직찹적으로 인공위성이라는 단어를 배제한 채 미사일로 언급하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둘째로, 이 발사체가 언제든지 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주도한 유엔으로부터 국제 깡패로 규정되었다. 미국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까지 규정하였다. 이미 스페이스 그룹에 명단을 올린 소위 정상적인 국가가 소유한 로켓은 평화적인 목적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국제 깡패인 북한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앞뒤 잴 것 없이 북한의 로켓은 이미 100% 미사일 개발을 염두엔 둔 것이라는 편견이다. 같은 막대기를 손에 들고 있다 하더라고 미국과 동맹국들의 막대기는 지렛대 등 선한 일을 위해 사용될 것이지만 북한의 막대기는 사람을 해치는 몽둥이가 될 것이라는, 매우 심각한 편견이자 선입견이다. 게다가 북한은 세계가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이미 실제로 핵을 보유하고 있다. 핵보유국이 장거리 운송이 가능한 로켓까지 보유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전 세계를 핵무기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 일이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에 적대적인 입장을 가진 쪽의 논리이다.

셋째로, 북한은 연합국들의 봉쇄와 고립정책으로 곧 말라 비틀어져 죽어 없어져야 할 존재인데 인공위성과 우주개발 기술이라는 생명수를 손에 쥐었고 그 수명이 연장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허탈감이다. 그래서 적대국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이 국민 챙기기는 외면하고 무기개발에만 혈안이 돼있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아무튼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시험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매번 획기적인 카드였던 것은 분명하다. 과거에 한참 대북제재국면이 가속되고 있을 때 북한은 뜬금없는 인공위성 발사를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정점으로 해서 모든 국제적 역학관계가 뒤엉켜버리고 북한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었고 이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뜬금없는 상상력과 외교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지 깜짝 놀랐다. 이번 발사 시험도 마찬가지이다. 국제적인 고립과 반대여론을 뚫고 기어이 발사를 한 것도 그렇지만 발사 이후에도 몇 가지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싸드 배치라는 미국의 카드가 등장하고 그에 따라 그동안 북한을 골치덩어리로 여기면서 못 마땅해 하던 중국이 어쩔 수 없이 미국과 맞서는 패를 뽑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북한은 이런 경우의 수까지 생각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 기가 막힌다.

북한은 왜 로켓을 개발해야만 했을까? 북한이 아무리 평화적 우주개발이 목적이라고 주장해도 가장 큰 이유는 미사일로의 변용이라는 추측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핵개발과 나란히 로켓을 개발하는 것만 봐도 그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북한은 핵무기와 이 핵무기를 실어 나를 로켓, 미사일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핵탄두를 어디에 사용하고자 하는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그 답은 미국이다. 북한은 자신들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것이 미국이라고 확신한다. 미국의 대륙 간 핵탄두 미사일이 언제라도 한반도 북쪽에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상대방이 핵무기 사용을 절제, 재고하게 하는 수단은 아이러니하게도 핵무기이다. 그래서 핵을 억지력이라는 단어와 묶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핵무기가 있다 해도 그것을 싣고 어디론가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자국에 독이 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억지력 차원에서 핵무기와 핵무기를 날려 보낼 수 있는 로켓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계속 핵위협의 공포 속에서 떨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남한은 이 미사일이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지만 철저히 정치적인 선동일 뿐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형광들 갈아 끼우기 위해 사다리차를 부르는 격이라고나 할까, 남한을 겨냥해서 북한은 이미 300킬로미터 이상을 나가는 장사정포를 보유하고 있고 계속해서 사정거리를 늘려가는 시험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구를 반 바퀴 이상이나 날아갈 수 있는 값비싼 대륙간 탄도탄을 고작 500킬로미터 앞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발상은 말도 안 된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실제 물리적으로 그렇게 발사할 수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남한을 향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특별히 로켓에 장착한 핵탄두를 콕 짚어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북한이 핵탄두에 장거리 미사일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위치추적위성이다. GPS 위성 말이다. 지구를 몇 바퀴나 돌 수 있는 미사일, 로켓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목표의 좌표를 찾아가게 안내해줄 GPS 위성이 없다면 그냥 꿔다 놓은 보릿자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무기체계는 이 GPS 위성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이에 맞서서 위치추적 교란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자신의 위력적인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GPS 위성을 아직 보유하지 못했다. 미국의 위성을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미국이 사용허가를 해줄 리도 만무하다. 스페이스 클럽의 다른 국가들 사정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러시아의 위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고해상도의 군사위성을 호락호락하게 타국에 열어줄 국가는 없을 것이다. 사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북한으로서는 위치추적 위성의 보유가 매우 시급한 형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켓 발사시험은 미사일 시험이면서 동시에 인공위성 시험일 수밖에 없다.

또 미국의 수백 개의 위성은 매일 같이 북한 상공을 돌면서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 북한은 말 그대로 미국 앞에 발가벗고 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북한은 대부분의 기간시설들을 지하에 구축해 놓았다. 반면 북한은 미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아마도 중국과 러시아와 맺은 군사협정에 의해 일정 정도의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상대하기 위해 첩보위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초보적인 기술에 머물러 있지만 곧 고급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습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적으로 열세이기는 하나 미국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나마 수집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북한에게 위성은 그런 면에서 절실할 것이다. 하긴, 위성이 있다면야 활용방법이 얼마나 다양한가, 없어서 문제지! 위성이 있다면 국토개발이나 기상, 기후 예측 등 북한이 처한 식량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인공위성, 발사체! 어느 국가라도 갖고 싶어하는 기술이다. 남한도 꼭 갖고 싶은 아이템 중 하나가 인공위성이다. 다시 말하지만 인공위성이 없어서 문제지 인공위성이 있기만 하다면 용도는 다양하다. 그건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왜 인공위성 혹은 미사일을 보유해야 하는가? 북한은 일관되게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것이 미사일이건 인공위성이건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남한은 북한에 대해 도발이니 뭐니 하면서 악을 쓰지만 사실 북한에게 남한이라는 존재는 별 의미가 없다. 부차저긴 존재일 뿐이다. 생존의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은 굶주림이나 저개발이 아니다. 미국에 의한 체제위협이다. 그 타개책으로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로켓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국가들이 핵을 보유한 북한이 로켓까지 보유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 여기에 악질 깡패 국가라는 편견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핵이나 로켓이나 보유한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어쩌면 해답이 쉬울 지도 모르겠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그들의 체제를 인정해주고 국가로 인정하는 대신 핵과 로켓에 대한 사용권을 제한하는 딜을 하면 된다. 물론 지난한 과정이겠지만 무조건 핵미사일 시험이라고 몰아부치고 국제적인 제재로 해결하겠다는 발상보다는 평화롭지 않은가!

방현섭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2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