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 민주동문회(추진위원회)가 주관한 ‘김련희 송환 탄압 중단 및 국가보안법 철폐 염원 기도회’가 1월 29일(금) 오후 7시, 종로5가의 고난예배당에서 열렸다.

이날 기도회는 자의적 탈북이 아님을 주장하며 북으로의 송환을 요구하는 김련희씨를 돕는 감신대 동문 최재봉 목사 등 목회자들에게 국가보안법의 굴레를 씌워 구속, 탄압하는 것에 대한 항의와 호소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15명 내외가 함께 기도하였다.

김련희씨는 ‘종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였고 믿지도 않았는데, 한 목사님이 김련희가 집에 갈 수 있다면 내가 기꺼이 간첩이 되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이런 것이 하나님을 믿는 것이라면 나도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증언을 시작하였다. 다음은 증언의 요약이다.

나는 평범한 주부에 지나지 않는 여자이다. 북한에 있을 때 친척방문을 위해 중국여행을 신청한 상태에서 복수가 차는 병에 걸려 6개월 간 병원신세를 졌다. 병이 조금 호전돼서 이왕 신청한 중국여행이니 가자고 하여 중국으로 나왔다. 거기서도 몸이 좋지 않아 병원신세를 지면서 병원비가 꽤 많이 드는 것을 알았다. 여행을 마치고 북으로 돌아가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이 걱정스러워 약값이라도 좀 벌어가자는 생각에 일을 하려고 하던 중 탈북 브로커를 만나게 되었다. 브로커는 한국에 두세 달 가서 일해 큰 돈을 벌어온 사람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유혹하였고 평서 남쪽이 무서운 곳이라기보다는 동포가 사는 곳이라는 생각에 별 생각 없이 동행할 것을 결심했다. 그런데 같이 있던 사람의 말을 들으니 한 번 가면 되돌아올 수 없다고 하길래 놓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여권을 빼앗긴 상태라 어쩔 수가 없었고 그렇게 남쪽ㅇ 오게 되었다.

남쪽에 와서도 국정원에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되돌아가면 죽는다고 회유하였다. 그래도 내 생각은 죽어도 가족 옆에서 죽겠다는 것이었다. 서약서에 서명하면 되돌려 보내주겠다고, 서명하면 6개월 후에 여권도 만들 수 있다고도 회유했다. 집에 돌아가고픈 생각에 서명을 하고 여권을 만들면 중국을 통해 되돌아가겠다는 꿈에 부풀었으나 막상 6개월 후에 여권신청을 하였으나 반려되었고 1년 후에 다시 신청하러 갔더니 김련희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안 된다니 무슨 말이냐고 여권과 직원에게 물었더니 국정원에서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북송을 요구했기 때문에 여권을 못 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밀항을 알아봤는데 그것도 중간에 포기하게 되었다. 2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요구하는데 도저히 그 돈을 만들 수 없었다. 위조여권을 만들어 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거기도 알아봤으나 실패하고 오히려 경찰조사만 받고 경찰의 밀착감시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자살을 시도하게 되었다. 수면제를 먹었으나 경찰에 의해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 하반신 마비가 오기도 했다. 퇴원한 다음날 손목을 자해하였으나 그 역시 국정원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나는 죽을 수도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절망했다.

그러다가 북에서 보낸 간첩이라고 주장하면 추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탈북자 몇 명의 명단을 가지고 경찰에 스스로 신고하였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 열흘이 지나도 잡으러 오지 않았다. 다시 열흘 후 연락하여 형사를 만나서 그 명단을 보여주며 간첩이라고 주장했고 그제서야 국가보안법의 간첩죄로 구속되었으나 감옥살이만 한 후 그냥 풀러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며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민변, 한겨레신문, 뉴스타파, 평화행동목자단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고 송환요구 운동을 하고 있다.

감옥에서 밖으로 난 창을 보며 하나님을 원망했다. 만약 하나님이 있다면 왜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이런 고통을 주느냐고 따졌다. 누구나 가족이 있다. 내가 무슨 대단한 것을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그저 가족과 함께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계속 요구할 것이고 계속 싸울 것이다.

최재봉 목사는 마태복음 18장 6-15절의 말씀으로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거든 연자맷돌을 매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였다. 최 목사는 ‘김련희씨 사연은 내신보다 외신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송환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쪽에 27,000명 정도의 탈북자들이 있다. 만약 김련희씨를 송환하면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송환을 요구할지 모르기 때문에 송환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교를 시작하였다.

또 ‘북이 어렵던 고난의 행군 시절도 견뎌낸 이들이 남한에 와서는 절망하고 자살을 선택하는데 남한의 평균자살률보다 훨씬 높다. 탈북자들이 하나원에서 나올 때 300만원이 든 은행계좌를 만들어 주고 이체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하나원에서 나오면 제일먼저 이 돈을 브로커에게 이체해준다고 한다. 브로커가 공무원인가?

남쪽에 온 탈북자들은 차별과 인권유린을 당한다. 국가보안법이 없다면 이들이 가족에게 되돌아갈 수 있다. 사람이 이념이나 체제보다 중요하다. 꼬맹이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하나님의 엄혹한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김련희씰르 계속해서 아프게 하고 실족하게 하는 명분이 체제, 이념, 정권유지 때문이 아닌가! 차라리 연자맷돌을 메고 빠지는게 나을지 모른다는 경고를 새겨 어야 한다’고 설교를 이어갔다.

최재봉 목사는 국정원으로부터 제3국에서 북의 간첩과 접촉하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후배인 지인과 중국여행을 하는 중에 가택수색을 당하기까지 하였고 여전히 수사대상이다. 최 목사는 국정원의 의혹제기가 터무니없는 날조이며 이런 탄압의 이유가 김련희씨 송환운동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평화행동목자단을 통해 김련희씨 송환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던 장로교 김성윤 목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함께 송환운동을 벌인 코리아연대의 회원도 몇 명이 구속된 상태이다.

코리아연대는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국가보안법 철폐와 공안 정국조성과 탄압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13년 12월부터 총 13명이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작년 7월에 2차 압수수색을 당하였고 8명이 구속, 나머지 5명이 불구속 수사, 해외체류 중이라고 한다. 기도회가 열린 날은 7월에 구속된 코리아연대 회원의 1심 재판이 열렸다고 한다. 징역 2년에 자격정지 3년이 선고되었으나 항소할 계획이다. 기도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구치소 내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도 매우 심각하다. 싸우지 않으면 국가보안법을 이기지 못한다. 코리아연대는 앞으로도 인권탄압에 맞서 억압당하는 이들을 위해 연대할 것’이고 밝혔다.

감리교신학대학교 민주동문회(추진위원회)는 사회참여적 신앙고백으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동문들을 결집하여 교회와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취지로 작년에 결성되어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또 현재 악화일로로 치닫는 감신대 학내분규에도 관심을 갖고 조속한 해결과 민주적인 절차 회복을 위한 싸움에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