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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향
홍지향  |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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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1월 11일 (월) 23:13:40 [조회수 :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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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 정선 강원랜드에 다녀왔습니다. 강원랜드가 지역사회 환원사업으로 후원하여 진행된 여학생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함께 간 대학생들은 평소에는 만나기 어려운 각 기업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을 만나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습니다.
  
   강연을 맡은 외국계 기업의 임원인 여성은 자신의 지난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녀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큰언니였던 자신이 네 명의 동생들을 돌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학령기에 이르러서는 등록금을 면제받기 위해서  핸드볼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이후 5년간의 선수생활을 하던 중, 고2때 코치의 금품수수 비리로 인해 자신도 핸드볼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대학에 입학하여 체육학을 전공 했다고 합니다. 졸업 후 계약직 교사로 일하다가 한 사립학교의 정규직으로 추천을 받았으나 학교에서 금품을 요구하여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공사 시험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길을 가다가 어느 외국계 페스트 푸드 점의 매장 직원 구인광고를 보고는 그곳에 취직하여 지금까지 지내 온 이야기였습니다. 직장을 가진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겪는 자녀 출산으로 인한 인사상의 불이익을 겪어낸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는 듣기에는 짧지만 당사자에게는 길고도 험난한 길이었을 것입니다. 긴 이야기를 마친 강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우연이 모여서 꿈이 됩니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다가 보면 어느새 꿈이 이루어 진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은 아마도 이 말을 들으면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현재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마음에 결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에너지가 확장되는 시기에는 자신을 키워가고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강연이 진행되는 긴 시간 동안 제 마음에 와 닿은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저는 미래를 화려하게 계획하거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냥 주어진 때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자신이  계획한 것이 아니었지만 주어진 일에 충실하게 임했고 어려움이 있어도 잘 인내했기 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꿈은 기업의 임원도 아니었고 외국계 회사의 직원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어려운 가정형편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면서 걸어온 길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녀에게 꿈은 직업적인 목표가 아닌 가족의 형편을 살피며 살아가는 삶의 방향이었습니다.

   제가 즐겨 읽는 월간지 「풍경소리」1월호를 보니 [오쇼의 발칙한 강의]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방향이란 무엇인가? 생명(life)이 스스로 결정하리라는 것을 굳게 믿고 이 순간을 그냥 사는 것이다.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꼭 차게 사니까, 바로 그 꽉 찬 삶에서 신선한 새로움이 태어난다. 꽉 찬 순간에서는 과거가 해체되고 미래가 그 꼴을 갖추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꼴을 당신이 당신한테 주는 것이 아니다. 당신한테서 생겨나는 무엇이다.’

   어딘가 좀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지금 현재를 사랑하고 옹글게 살아가는 것만이 미래를 꾸리는 길입니다. 미래를 세세하게 계획하고 직업적인 목표를 정하고 경제적인 여유를 추구하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지만, 미래를 개방적으로 두고 현재를 옹글게 살면서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얼마나 신나는 삶이 될지, 얼마나 고난이 나를 성장시킬지 기대하는 것도 삶의 한 방법입니다. 사실 마음편한 삶을 원한다면야 예측이 가능한 전자가 낫겠지만, 더 성장하고 깊어지기로 친다면 후자가 낫지 않겠습니까? 기실 우리의 삶에 예측이라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어질 때도 많습니다.

   저는 주말 하루 마음이 부대꼈습니다. 지치는 몸과 부대끼는 마음으로 보낸 하루를 돌아보면서, 지금이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미래를 걱정하거나 너무 계획적으로 생각하지 않기로 다짐해 봅니다. 단 하루 분량의 만나와 메추라기로 살아간 광야의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직 미래를 향한 신뢰, 즉 하나님을 믿는 믿음뿐이었습니다. 계획하고 실행하는 가운데 그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삶의 방향을 믿음에 두고 미래를 개방할 수 있기를, 오늘 하루의 삶에 충실하게 임함으로써 저의 삶을 통해 창조하시는 섬세한 손길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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