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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는 자유하다 고로 존재한다I am free, therefore I 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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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6월 30일 (금) 00:00:00 [조회수 : 24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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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늦은 오후, 걱정이 많았다. 밖을 나가보니 내 중고차 위에 이웃사람들이 그랬나, 흙과 풀과 오물이 넘쳐 난다. 약간 화가 났다. 그래도 남의 것인데 그렇게 방치했다고 쓰레기를 버려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당진에서 영어 강사하면서 아이들 여럿을 가르치다 보니 급해서 구입한 92년식 에스페로인데 아직 버리긴 아깝다. 알뜰하게 에어컨이냐 라지에이터, 그리고 제네레터도 두 번이나 갈아서 그야말로 속은 알차다. 겉모양은 찌그러지고 볼품이 없어서 누구도 몰고 싶지 않지만 나에겐 소중한 것인데.....
더위와의 전쟁
예년과 다르게 날씨가 일찌감치 더위지기 시작했다. 차를 치우고 정리하는데 두 여자 분이 문을 두드리고 절에서 왔단다. 요즘엔 절에서 열심히 전도(?)한다. 기독교인 전도하는 것은 보기 힘들어도 절에서 나온 건 여런 번 보았다. 기독교의 교인들이 급감한 것은 역시 전도열정이 식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묻는다. 애써 난 교회나가요. 하지만 왠지 아쉽고 내가 그들에게 전도해야 하는데 원 이것참. 어찌어찌 해서 새 차를 만들어 놓고는 외로운 이만용형제에게 갔다. 역시 오늘도 공치고 혼자 방에서 씨름하고 있다. 부추켜 수제비라도 먹자고 집으로 데려 왔다.
수제비국과 형제 사랑
남은 밀가루를 툭툭터니 둘이 먹을 수제비는 되어 보였다. 열심히 주무르고 차 옆에 버린 감자들을 재생(?)해서 맛있는 수제비국을 끓였다. 소주없냐고 한다. 벌써부터 술생각만 하지말고 조금 참으라고 하고는 따뜻한 수제비로 오후의 허기를 달랬다.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고 바울은 당부했지만 나는 건강하면서 놀아라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 작은 국그릇에서 서로의 '홀로됨'을 녹이고 형제 사랑을 나누고 자전거로 옥산을 향해 달렸다.
감자밥과 이어진 저녁
멀리 긴 여행을 마치고 이만용씨와 난 다시- 다시 내 집으로 와 아까 주운 감자를 깍아 저녁밥을 지었다. 구수한 감자맛이 넘치는 밥과 고추만 쓸어 넣은 된장국, 그래도 우리는 즐겁다. 먹을 수 있는 것만도 은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그 길로 바람을 쐬러 무심천으로 간다. 여러 번 비올 때면 찾던 친구의 집, '선녀와 나무꾼' 에 가서 이야기도 할 겸. 며칠 전 노동 형제들을 추동해 왔던 그 집, 비올 때면 자주 찾는 내 전용 카페라고나 할까?
그리고 나는 자유하다,고로 존재한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 그저 가까운 이웃들에게 신실할 뿐이다. 집세를 낼 만한 여유 돈도 있지 않다.어머니에게 긴급 구조를 요청할 정도가 되었지만 나는 자유하다, 고로 존재한다. 오늘도 나에게 보혜사 성령의 도움이 있지 않았다면 나는 한국에 버려진 미아나 '고아'처럼 길거릴 방황하며 주님을 원망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때마다 일마다 도우시는 보혜사를 보내시고 나를 채근하시며 바라보시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 주신다. 오늘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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