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윤리 시대의 경영키워드는 진정성(authenticity)과 책임성(accountability)일 것이다. 여기서 진정성이란 기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의 진정성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고, 책임성은 윤리적 행동과 도덕적 책무로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최근 기업 활동의 선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베푸는 나무(The Giving Tree)로서의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이 부각되고 있다. 기업이 고객과 사회를 위해 베풀 수 있는 것 중에서 몇 가지를 꼽으라면 1) 다양한 선택 2) 삶의 질 3) 만족과 감동 4) 연결 그리고 5) 가치 등 일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행복 추구에 기여하면서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기업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고객만족과 동시에 사회만족을 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은 고객과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기 위해 창의적 플랜을 수립하는데, 이러한 계획은 사회기여를 위한 장기비전에 기초하여 지속가능발전과 공유가치창출을 목표로 구상된다. 초기에는 기업의 사회기여 활동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시작하였지만 최근에는 책임차원을 넘어 CSO(corporate social opportunity)로 발전하면서 사회가치 창출 활동은 이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듯 21세기 기업의 핵심 경쟁의 양 대축으로 지속가능발전과 공유가치창출이 제시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으로, 지속가능 프레임워크의 3대 축인 경제발전, 사회적 책임, 환경 보호를 중심으로 수행된다. 1972년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인간 활동에 의하여 환경이 파괴되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속가능발전 개념이 처음으로 대두되었다. 컨퍼런스의 결과로 1972년 12월 스톡홀름 선언이 채택되었고, 유엔환경프로그램이 설립되었다. 1987년 세계환경발전위원회의 의장인 브룬트란트의 우리 공동의 미래 보고서에서 지속가능발전은 “미래 세대가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발전”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 정의에서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니즈가 동일하게 충족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동시에 세대내 형평성과 세대 간 형평성의 조화가 지속가능발전 성공의 관건임을 암시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정의보다는 실천적 과제가 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에 합의를 모아가는 추세이다. 특히 국가별, 산업별 지속가능발전 지수를 개발하면서 실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UN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는 사회지표, 경제지표, 환경지표, 제도 지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초기의 지속가능발전 개념이 환경적 이슈와 자원 위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면 최근에는 인간의 삶의 질을 다루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대되어 수용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의 기초가 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속가능성 개념은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처음 대안으로 제시되었는데, 특히 경제 성장과 인구 성장으로 인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지구의 한계를 근거로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 논의의 핵심에 지속가능성 개념을 두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은 사회·문화적 지속성, 경제적 지속성, 환경적 지속성이 조화를 이룰 때 실현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의 지속가능발전 역시 사회·문화적 지속성, 경제적 지속성, 환경적 지속성의 조화를 통해서 달성 가능하다.

지속가능발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사고 전환이 필요하고, 사회적 자산의 창조적 활용과 공유가치창출이 요구된다. 공유가치창출을 위해 기업은 서로 연합하여 규모를 키우고(scale), 섬기는 정신으로(service), 고객과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solution)하는데 앞장 서야 할 것이다. 특히 마이클 포터교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포터교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영향력이 미미한 이유로 규모(scale)가 크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하고 이를 위해 기업 간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공유가치창출을 위해서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있다. 구체적으로 사회가치 창출자로서 고객에 대한 통찰력(customer insight), 내부동반자로서 직원에 대한 통찰력(employee insight), 사회변혁자로서 세상에 대한 통찰력(world insight)이 요구된다. 통찰력으로 무장된 경영자는 1) 의미 있는 일에 힘쓰고(meaningful) 2) 항상 마음을 챙기고(mindful) 3) 주어진 사명(missionful)을 완수하는 소위 3M 사명감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진정성과 책임성의 통찰력을 가지고 사회적 책무를 완수한다면 지속가능발전과 공유가치창출은 달성가능하다. 이때 비로소 기업은 기업의 의미 있는 유고객 및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라이프 셰어링을 실천할 수 있으며, 존경받는 유산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노전표 교수(연세대 정경대학 경영학부)

Copyright © 기독경영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