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회는 (성서)수요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서가 보급될 수 있는 교회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이정익, 이하 성서공회)는 창립 120주년을 맞아 24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송기성 목사)에서 기념예배 및 한글성서 전시회, 학술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갖고 성경 번역과 보급의 역사를 돌아보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모색했다.

특히 학술 심포지엄에 발제자로 나선 이들은 성서공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로서 ‘성서가 보급될 수 있는 교회 생태계 창출’을 조언했다. 국내적으로는 교회들이 쇠퇴하고, 세계적으로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해 성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옥성득 교수(UCLA)는 먼저 한국교회의 쇠퇴로 인한 국내의 성서 수요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성서가 보급될 수 있는 교회 생태계 창출’(이하 생태계 창출)의 방법으로 △북한 성서 사업과 △청소년층 성경 읽기 유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제언했다.

옥 교수는 “향후 국내사업의 한 돌파구는 통일과 북한의 성서사업”이라며 “북한의 문이 열리거나 통일이 되면 쇠퇴한 국내 성서사업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성서공회는 수동적 입장을 벗어나, 통일에 영향을 주고 통일을 앞당기는 성서사역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에 성서보내기 기금을 비축하는 일 뿐만 아니라, 성서사업을 통해 남북통일의 씨를 뿌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현재 대학생 이하 청소년들은 3-5%만이 기독교인인데, 이들은 성경을 읽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청소년과 학생들의 성경읽기’ 문제를 위해 번역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관련, 옥성득 교수는 “공회는 새로운 미디어와 함께 갈 메시지를 줄 수 있는가” 물은 후 “대답할 수 없다면 한국교회나 세계교회를 위한 성서공회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양방향으로 함께 가듯이 현 청소년들은 미디어와 메시지가 분리되지 않으므로 보고 듣고 만지는 멀티미디어 성경, 스마트폰 앱, 홀로그래치 3차원 성경 등의 개발이 적극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동현 교수(장신대 은퇴)도 “의사소통수단인 말과 글의 전달 형식이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발전한 이른바 ‘다매체 시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성경을 출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옥성득 교수는 세계 여러 국가의 교회들과 성서공회들과의 협조 강화를 통한 ‘성서가 보급될 수 있는 교회 생태계 창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단순히 성경을 제작해서 보급하거나 번역, 출판, 반포의 기술을 전수하는 수준을 넘어서 세계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성서 게임과 웹툰 등의 소프트웨어와 앱, 프로그램, 그리고 입체성서의 개발 등과 같이 현지의 필요를 함께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심포지엄에 앞서 드려진 기념예배는 이사장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의 인도로 김현배 목사(이사, 이리제일교회 원로)의 기도, 이선균 목사(이사, 아현중앙교회)의 성경봉독, 손인웅 목사(부이사장, 덕수교회 원로)의 설교, 김호용 상임이사의 사업보고, 축사, 김동권 목사(이사, 진주교회 원로)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성서공회는 이날 정동제일교회에 전시장을 마련, 그동안 보급해 온 다양한 한글 성서들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