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복음교회에서의 NCCK '제64회기 정기총회 모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바닥 정서는 NCCK를 이끌고 있는 실행위원회를 비롯한 집행부의 정서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러한 정서는 23일 진행된 ‘제64회 정기총회’ 회무 중 ‘헌장 개정안’ 처리를 위한 투표 결과에서 확인됐다.

NCCK는 23일 서울 복음교회에서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를 주제로 ‘제6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통합, 기감, 기장, 구세군, 성공회, 기하성, 루터교, 정교회, 복음교회 등 10개 교단과 5개 기독교기관에서 파송된 총대들이 대의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임원회를 신설해 총무 중심의 NCCK 운영체제에서 총무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는 ‘헌장 개정안’의 통과 여부였다.

총무 선거에 불만을 품고 NCCK 활동 불참을 선언한 예장통합이 NCCK에 복귀하면서 요구한 사항으로 통합 측 의견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데다, 이번 총회에 어떻게든 상정시키기 위해 유래 없는 임시실행위원회까지 열려 ‘50대12’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때문이다.

사실 표결 전까지는 ‘헌장 개정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상 무기명 투표로 찬반을 물으니 총 139명 중 찬성 64명 반대 74표 기권 1표로 헌장 개정을 위한 정족수인 2/3는 고사하고 과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로 통과되지 못했다.

겉으로는 ‘NCCK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개정안을 상정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예장통합의 몽니를 받아주기 위한 의도임을 잘 알기에 생긴 불쾌감과 총무 중심의  NCCK 운영 체제 근간을 뒤흔드는 제도 개선에 대한 불만이 표로 드러났다는 게 회의를 지켜본 취재 기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는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있은 신임 회장 이동춘 목사(익산 갈릴리교회, 기독교대한 복음교회)의 벌언에 의해서 지지를 받는다.

이동춘 목사는 투표 결과와 관련 “헌장 개정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줄로 알았다”면서 “부결된 것은 의외의 결과”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이 목사는 “이번 총회를 통해 교회협 회원들이 원하는 개혁은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각 교단의 총회장과 총무들이 회원들의 이러한 마음을 몰랐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헌장 개정안’이 부결되자 예장통합 이홍정 총무는 “헌장개정안을 준비한 제도개선특별위원를 1년간 더 존속시켜 헌장 개정 문제를 계속 논의하자”고 발의했고, 총대들은 이를 만장일치로 허락했다.

한편 이날 개회 예배에서는 지난 14일 광화문에서의 민중총궐기 대회 때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의식불명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에 있는 백남기 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특별기도 순서가 진행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총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춘 목사는 총회 폐회 후 가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동, 백남기 씨를 병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