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감신대 교수직을 돈 때문에 섬기시는지요?

-감신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교수 협의회 시각을 염려한다-

부끄러운 줄도, 삼갈 줄도 모르며 자신들 신분조차 망각한 채 망발하는 협의회 측 글을 읽으며 같은 공간 내 동일 신분으로 산다는 것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다시 묻지요. 이런 글을 쓰는 교수협의회의 구성원이 누구인지요? 가늠하기에 전/현직 회장 외에 한 두 분이 더 있는 줄 압니다. 앞으로 서로들 할 말 있을 때 실명을 거론하며 대화하십시다.

학생들이 고소,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법적 판단을 기다리자는 분들이 이 대학의 선생자격이 있는지 묻습니다. 밖의 동문들조차 분노하며 학생들 살리고자 80년대를 넘어 90년대 학번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합치고 있는 판에 사법적 판단을 앞세울 생각이십니까? 빌라도 앞에 선 예수, 그 치욕적 상황을 여전히 반복, 재현시킬 생각인가요? 우리들 머리카락까지 헤아리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다고 법을 앞세우려 하십니까? 교수 7명을 고소한 전례도 있으니 학생이라 달리 생각할여지 조차 없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며칠 전 우리 교수들이 받은 무혐의 처분에 대해 이제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신들은 학내 사태 해결을 위해 눈물로 교수직 사퇴를 선언한 두 분 선생님들을 맘껏 조롱하셨습니다. 지난 해도 은퇴선언 했다가 슬그머니 되돌렸으니 진정성 없는 것이라 폄하하셨지요. 애써 기억에서 지우고 싶겠으나 당시 은퇴불가를 외치며 600명 서명용지를 내놓은 제자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붙잡는 제자들의 마음을 내 칠 수 없어 모든 계획을 접고 제자들 곁으로 돌아온 시니어 선생들에게 예의를 지켜야 옳은 일입니다. 이는 우리 시대의 어느 대학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두 분 선생님들의 사직 선언도 모교 감신과 학생들을 향한 사랑으로 인한 것임을 평의회 교수들과 학생들은 추호도 의심치 않습니다.

귀 협의회 소속 교수님들은 교수직을 오로지 돈 때문에만 유지하고 계신 듯합니다. 이 대학에 몸 바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 감신 교수직은 생명과도 같은 가치이자 명예입니다. 생활苦 없다고 교수직을 던지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누가 있던가요? 협의회 교수들은 그리 하실 모양입니다. 시간이 흘러 경륜이 쌓이면 호봉 수 탓에 차이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1년에 해당되는 한 호봉이 월 2만원 안팎의 가치이기에 누구나 경력에 따라 봉급에 있어 상대적 차이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최고 호봉 역시 그 작은 차이에서 비롯한 것임을 모르지 않을 터인데 왜 실상을 과장하고 호도하십니까? 이는 일부 이사들의 생각을 그대로 추종하는 못난 모습이 아닐까요? 진정 우리 대학, 감신을 사랑한다면 교수직에 대한 생각부터 달리해야 옳습니다. 앞선 대자보를 통해 우리는 감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우리들 삶을 헌신하겠다고 했지요. 우리들 살과 피를 바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 길에 함께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예언자의 동산, 감신을 정치적 공간으로 변질 시키는 것이야말로 이곳을 강도의 소굴이자 회칠한 무덤으로 만드는 것임을 교수협 소속 교수들이 분명히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들 모두 이런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감신의 미래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과욕을 버리고 더욱 솔직해 지십시다.

2015년 11월 9일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평의회 교수들 

김정숙, 박해정, 송순재, 오성주, 왕대일, 유경동, 유태엽,

이은재, 이정배, 임진수, 장왕식, 조경철, 박은영,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