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김학현 목사의 책 뒤안길
"오늘은 죽기에 딱 좋은 날"[책 뒤안길] 이시카와 리에의 <홀가분한 삶>
김학현  |  nazunja@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5년 11월 06일 (금) 09:49:47
최종편집 : 2015년 11월 07일 (토) 20:15:16 [조회수 : 200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친구와 멀리 떨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 고향에 정착한 60대


"새로운 삶을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 낯선 설렘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
- 삶을 리셋한 40대

"정년까지 기다렸다면 불가능했을 것"
- 가게 연 40대

"주거 환경이 만족스러우면 저절로 행복해져요."
- 집 리모델링한 50대

"타인의 평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라."
- 사회 활동가 된 50대

"나이 들수록 즐거운 일에 눈을 돌려라.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자신의 몫이다."
- 아들과 사는 70대

여보! 나름의 홀가분한 삶에 성공하여 행복하다는 이들이 들려주는 한 마디들이오. 여기저기 삶의 궤적들에 둘러싸여 살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본 호젓한 삶, 책에 등장한 이들은 이미 성공했소. 너무 많은 물건들, 너무 많은 책들, 너무 많은 살림들, 너무 많은 옷가지들, 너무 많은 생각들... 그렇게 우리는 홀가분한 삶을 빼앗기고 허둥대고 있는데 <홀가분한 삶>에서 들려주는 단순한 삶은 참 신선하오.

60대! 여보, 이쯤 되면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을 살았다 치부하는 건데, 그리 되지 않으니 참 삶이 얄궂지 않소? 슬슬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의 한쪽이 꿈틀대면, 다른 한쪽의 생각이 인생은 이제부터라고 말하죠. 그렇게 아직 허둥대며 사는데, 분명 이런 게 삶의 본래적 모습은 아닌 듯하오.

미친(?) 생각이 홀가분한 행복을 가져온다
 

   
▲ <홀가분한 삶>(이시카와 리에 지음 / 김윤경 옮김 / 심플라이프 펴냄 / 2015. 10 / 164쪽 / 1만3000 원)

다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다 이루지 못해도 행복하고, 너무 한가해도 행복한 이들이 있으니 말이오. 실은 사람이 소유에 매이고 시간에 매이면 그때부터 불행 시작, 행복 끝이라는 걸 다 아는데. 자꾸 그런 방향으로만 삶을 들이미는 미생들, 그게 인간이오. 아는 대로 하지 못하는.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오. 삶의 방향을 틀어 진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오. 아시카와 리에는 <홀가분한 삶>에서 그런 이들 6명을 소개해주고 있소. 그 중 24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 여행 중에 꽂힌 요리를 주 무기로 식당을 열어 홀가분한 삶을 실천하는 40대 오쿠보 기이치로가 있소.

여보! 그는 홀가분하고 행복한 자신의 삶을 위해 두 가지 특이한 원칙을 세웠소. 하나는 토·일·공휴일에는 문을 닫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식당에서 금연을 실천하는 거요. 술을 파는 레스토랑에서 금연을 실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오. 그는 이런 호기어린 원칙에 이렇게 말하고 있소.

"지금 생각하면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 싶어요."

그렇소. 미치지 않으면 홀가분한 삶은 불가능하오. 그렇게 잘 미친(?) 오쿠보 기이치로 부부는 좀 덜 벌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행복하고 홀가분한 삶을 살고 있소. 취미인 축구 경기 관람은 물론 특히 자신이 응원하는 FC도쿄의 경기는 빼놓지 않고 관람할 수 있소. 그간 꿈에도 생각 못했던 독서 시간도 늘었고, 또 아이들과도 아주 사랑어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고 말이오.

경쟁적으로 도식화된 사회 속에서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누릴 수 있는 삶이 아니겠소.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경쟁적 도식화를 깨는 미친(?) 생각이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책은 바로 그런 행복한 생각으로 사회적 도그마에서 자신을 구원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소.

책은 오쿠보 기이치로 부부 외에도 스스로의 방식대로 홀가분한 삶을 살아가는 6명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소. 물론 다 다른 방식과 철학을 안고 살고 있지만 모두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같소.

커리어우먼으로 치열하게 살다 고향으로 돌아와 바텐더가 된 수필가, 워커홀릭으로 20년을 바쁘게 살다 호젓한 삶을 찾은 편집자, 취미로 시작한 봉재로 가게를 연 수공예가,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며 남은 인생을 즐기는 사회 활동가, 여든이 넘어서도 여전히 행복을 구가하는 노부부 등. 그러나 이들의 홀가분한 삶은 모두 결단하는 미친(?) 생각이 출발점이었다는 건 분명하오.

홀가분한 삶에는 원칙이 있다

홀가분한 삶은 무조건 행복한 것일까요. 아닐 수도 있지요.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홀가분한 삶이 무엇인지 알면 행복한 삶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소. '나답게 살고 싶다'라는 선언에서 출발하는 게 '홀가분한 삶'이오. '나로 살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데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소.

여보! 저자는 홀가분하게 살기 위해서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소.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홀가분한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다 이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이오. 이들은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스스로 기분 좋아지게 하는 능력을 소유했다고 하오. 어떻게 일, 생활, 집, 물건까지 정리하고, 피곤하고 경쟁적인 일상을 벗어나 홀가분한 삶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을까요?

▲ 기쁘게 소유하라 ▲ 기분 좋게 줄여라 ▲ 죽음을 생각하라

그렇소. 잘 정리하여 가질 것만 갖는 게 중요하오. 저자는 '홀가분한 삶이란 물건을 조금 줄인다고 결코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언제 어디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몸과 마음이 가벼운 상태'라고 말하오. 기쁜 마음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줄이는 연습이 필요하오. 그것도 기분 좋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처분하고, 세간을 자신에게 딱 들어맞게 정리하는 데서부터 홀가분한 삶이 시작된다고 하오. 여보! 우리 부부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이것이 아닌가 생각하오. 몇 년 동안 전혀 쓰지 않은 물건들이 장롱과 창고에 가득하니 말이오.

"갖고 있는 물건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우선 양이 적어야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물건에 둘러싸인 채 그것을 관리하면서 늙는 것만큼 보기 흉한 게 없다.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파악할 수 있는 양을 정해야 한다. 한번 늘어난 물건을 줄이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홀가분한 삶> 131쪽에서

여보! 우리 분발하여 좀 버려야 할 것 같소. 그것도 기쁘게.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가로막혔던 것은 '죽음을 생각하라'는 거요. 죽을 준비가 된 사람이 행복하지 않을 수 없지요. 가장 심각하게 걸리는 대목이지만, 우린 언젠가 세상을 이별할 것이 아니겠소. 이별 연습도 좀 하고 삽시다. 인도의 시구(책에서 이리 말하지만 실은 인디언들이 쓰던 말- 기자 주)라는데 날마다 이리 생각하면 어떨까요?

"오늘은 죽기에 딱 좋은 날이다."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이 글에서 말하는 '여보'는 제 아내만이 아닙니다. '너'요 '나'요 '우리'입니다.

김학현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39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