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강만원 칼럼
도무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
강만원  |  mw1440@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5년 11월 04일 (수) 23:29:43
최종편집 : 2016년 03월 06일 (일) 15:48:50 [조회수 : 536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도무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

교회에서 일어난 부정한 일들을 사회법으로 고소·고발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교회에 덕이 되지 않거니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이 교회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 교회의 부정과 불의를 낱낱이 밝히는 것이 교회에 무슨 유익이 있느냐는 반론인데, 언뜻 들으면 그럼직하게 느껴진다. 고린도교회에서 일어났던 갈등을 교회 안에서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고 세상에 고발했던 일에 대해서 바울도 교인들을 크게 꾸짖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그런 행동은 반성경적인 불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인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유치한 무지이며, 겉은 알고 속은 모르는 치명적인 어리석음이다.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치리를 요구했다는 것은, 당시 교회에 나름의 자정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 말이 교회에서 일어난 불의에 대해서 무턱대고 침묵하라는 억지가 아니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어야 한다.

바울은 교회에서 일어났던 ‘성적 타락’에 대해서 “절대로 용서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자들은 교회에서 쫓아내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초대교회에서 이 말은 저주의 상징으로, “사탄에게 내주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그만한 자정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칭 '거룩한 성전'이라는 교회당 안에서 여신도와 구강성교를 마다하지 않았던 전OO에 대해서 면직은커녕 보란 듯이 노회 가입을 승인하는 패악이 공공연히 벌어지는가 하면,

온갖 거짓말과 논문표절, 학위 의혹과 편법 건축으로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오OO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추궁하기는커녕 '한국 교회의 대표주자'로 깍듯이 추켜세우는 망발을 주저하지 않는 한국 교회가 아니던가.

교인들의 헌금을 빼돌려 천억에 가까운 비자금을 몰래 관리했던 장로가 자살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OO교회는 '몰래 숨긴 비자금'이 아니라 합법적인 비축금이었다며, 불의를 고발했던 교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회계 장부에 기록되지 않고 교인들과 심지어 장로들조차 모르는 '비축금'도 있던가?

무식해서 잘은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에 대한 답은 뻔하다. 금액과 수지 내역조차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채 측근이 몰래 관리했던 돈을 우리는 ‘비자금’라고 부르며, 공적으로 쓰고 남은 돈을 이월한 경우에 '비축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OO교회는 '숨겨졌던 천 억대의 돈'에 대해서 재판이 진행되는 지금까지 ‘비축금’이라고 고집하며 돈의 성격을 속이고 있다.

교회와 교단에서 이처럼 비리 목사들의 가증스런 불의를 방관하며 은연중에 조장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정당한 판단을 기대하는 것보다 차라리 입 닥치고 침묵하는 것이 낫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 교회는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목사들의 추악한 비리에 대해서 자유로운 목사들이 지극히 드물 뿐만 아니라, 설령 있다 해도 앞장서서 행동에 옮기는 목사들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개혁을 주창하며 비리 목사들의 불의를 고발하는 일부 목사들조차 교회 타락의 근원인 ‘목사 성직자주의’에 대해서 올곧게 비판하는 경우를 보는 것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나 ‘천연기념물’을 보는 것처럼 힘겹게 느껴지는 참담한 현실이다.

뿌리가 온통 썩었는데 애써 가지를 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목사들이 교만과 외식의 수렁에 깊이 갇혀있는데, 겸손한 종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선민의식에 사로잡혔던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패역에 대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에서 개나 돼지라고 불렀던 이방을 불러들여 그들을 준엄하게 심판하셨다. ‘비록 오래 기다리실망정’, 하나님은 결코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참람한 불의를 가만히 내버려두시지 않는다는 말이다.

자정능력을 잃은 한국교회의 불의에 맞서 사회법에 호소하는 것은 반성경적인 오류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오롯이 지키기 위한 시대적인 요구이다. 목사들의 비리에 침묵하라고 허튼 요구를 하기 전에, 그리고 사회법으로 처리하지 말라고 어설피 위협하기 전에 비리 목사들은 자신들이 비리 때문에 고소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우선이며, 비리를 저지른 목사들은 즉각 회개하는 것이 먼저다.

성범죄, 재정 전횡, 세습, 표절, 폭력, 사기, 공갈 등 온갖 비리를 저질러 놓고, ‘비판하지 마라’, ‘교회일은 교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하나님이 알아서 판단하신다’며 허튼 수작을 부리며 얼렁뚱땅 넘기려는 꼼수가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럽지 않는가? 하긴, 이미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영적 나병 환자들에게 이런 질문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질문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교회가 완전히  붕괴되기 전에 행동으로 불의에 맞서는 것이다.

 

* 본문의 실명표기를 가립니다 (편집자 주)

강만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09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1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24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