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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주는 풍요와 편리함의 대가
유미호  |  ecomi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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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10월 13일 (화) 22:34:14
최종편집 : 2015년 10월 13일 (화) 22:41:30 [조회수 :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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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날마다 무엇인가를 사서 쓰고 버린다. 먹을 것, 입을 것, 탈 것, 살 곳은 물론 과시하기 위한 물건까지 소비하면서 마냥 행복감에 젖는다.

그런데 그 소비가 삶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거나 필요를 채우는 소비라면 행복의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욕망을 채우며 느끼는 한 사람의 행복은 오히려 지구상의 다른 사람들과 살아있는 생명들의 행복을 빼앗기 마련이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자동차가 중심이 되며, 일회용품의 사용이 일상화된 우리의 삶은, 생활수준은 높일지 몰라도 지구로 하여금 심한 곤경에 처하게 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사라져가는 숲, 눈 앞에 다가오는 물과 경작지의 부족, 생물다양성의 감소, 세계 빈곤의 증가 등.

사실 지금의 우리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듯하지만 마음은 갈수록 공허하고 빈곤해지고 있다. 더없이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로 인해 행복한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냉난방 완비에다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채소며 과일은 우리에게서 계절감을 빼앗아갔고, ‘더 빨리'를 외치며 속도감을 즐기다보니 길가에 핀 꽃은 물론 지저귀는 새소리조차 들을만한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 숨 돌릴 틈 없이 누군가에 의해 혹은 일에 의해 쫓겨 살다보니 때론 삶의 목적과 방향을 놓치기 일쑤다. 자신이 먹고 입고 쓰는 것이 어디서,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지 제대로 안다는 건 무리다. 더욱이 안타까운 건, 지금처럼 다른 생명의 필요를 배려하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과 다음 세대의 생명과 생존의 근본적 토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욕구가 과연 진정한 필요에서 나온 것인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자신의 욕구가 끊임없이 이윤을 좇는 이에 의해서 부추겨진 것이라면, 올라오는 욕구를 살며시 누르고 진정 필요한 것인지 물어야 한다. 모두가 더불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풍요를 위해서 말이다.

그러는 동안 자신의 행복이 누군가의 돌이킬 수 없는 희생에 근거한 것이고, 자신의 소비로 인해 공기와 물과 땅이 오염되어 회복되기 어려워지고 여러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면, 다음 세대가 최소한의 필요조차도 채울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외식 대신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고, 엘리베이터나 자판기를 안 쓰고, 제철음식을 골라 먹고, 텃밭농사를 짓고, 나아가서는 돈 없이도 품앗이 활동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채워가게 될 것이다. 비록 지금 누리는 것을 얻기까지 겪었던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할지라도, 조금 덜 소비하면 모두가 누릴 수 있고 지구도 그만큼 더 지속가능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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