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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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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10월 10일 (토) 21:56:35 [조회수 :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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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작은 것과 큰 것을 비교할 때 ‘다윗과 골리앗’을 자주 인용한다. 거대한 코끼리 맘모스에서 파생된 ‘맘몬이즘’이나 ‘쥐꼬리 만 한 봉급’과 같은 비유도 크기와 규모의 세계를 요령껏 압축하고 있다. 사실 수퍼(Super)마켓과 ‘다다익선’(多多益善)을 미덕으로 삼고, ‘초’(超)인간과 ‘초’(超)능력을 신앙으로 삼는 세상에서 ‘다윗’이든, ‘쥐꼬리’든 모든 작음은 실패와 좌절일 뿐이다.

  현대인의 사고방식에서 다윗은 결코 골리앗을 이길 힘이 없다. 쥐꼬리 만 한 다윗의 모습은 코끼리처럼 당당한 골리앗의 위세에 눌려 번번이 싸움에서 실패하게 마련이다. 과연 골리앗 문화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다윗이 힘찬 팔매질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까?

  성경의 세계관에 해답이 있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시 24:1)임에도 하나님이 헤아리시는 됫박은 참 작다. 보기를 들어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사인 ‘낙타와 바늘귀’(마 19:24), ‘잃었던 은전 드라크마 하나’(눅 15:9),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요 6:9)는 작디작음을 상징한다.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왕상 17:12)은 사람의 필요에 턱없이 모자란다. 심지어 겨자씨는 ‘무’(無)에 가깝다.

  작은 것에 대한 하나님의 애정은 아주 특별하다. 여러 보기들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마 25:40)처럼 사람의 생명과 구원에 깊이 관련된 것들이기에 결코 양의 논리로 따질 수 없다. 그러기에 적게 가진 것을 약점으로 알고, 자신의 존재감마저 잃은 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위로인가? 그러니 하나님의 산술을 인간의 셈법으로 어림인들 할 수 있을까?

  ‘작은 교회 박람회’가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 안팎에서 열렸다. 올해로 겨우 세 번째다. 평소 교회가 자랑하던 초대형마켓과는 전혀 다른 마을장터였다. 50개 작은 교회와 변변한 25개 소규모 단체가 참여한 모임을 신앙박람회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작음’을 내세우고, 자랑하면서 소통과 공감, 진지한 대안모색을 이루는 생생한 현장이 되었다.

  하나같이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 교회임을 강조하는 참가자들은 유난히 ‘작음’을 귀하게 여기고, ‘작음’의 일치와 연대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시장논리로 무장한 대형교회들이 마을교회, 골목교회를 집어 삼켜 신앙의 생태계를 부정하는 현실을 향한 대항문화였다. 주님의 교회마다 작은 생명과 어린 평화의 기운이 되살아나야 함을 호소한 공동행동이었다.

  교회마저 규모의 논리에 주눅 들어서는 참 교회가 아닐 것이다. ‘작은 교회 박람회’는 쥐꼬리 만 한 작은 공동체들이 코끼리만한 거대 교회의 탐욕과 탈선에 제동을 걸려는 공통심정이었다. 한마디로 교회가 ‘지극히 작은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팎의 샬롬’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고백이요, 선언과 다름없다.
 
  브라질의 대주교였던 돔 헬더 까마라는 ‘다윗의 물맷돌 다섯 개’를 이렇게 빗대었다. 다섯 개의 돌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고, ‘진리에 대한 확신’이고, ‘정의에 대한 확신’이고, ‘선에 대한 확신’이며 그리고 ‘사랑에 대한 확신’이다. 그런 점에서 규모의 논리를 앞세운 골리앗과 맞선 다윗의 팔매질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다윗에게는 겨자씨만한 두려움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다윗의 팔매질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믿음의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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