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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변선환추모논문집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전현식  |  hsjun269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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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10월 09일 (금) 22:04:07
최종편집 : 2015년 10월 12일 (월) 07:56:40 [조회수 : 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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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트랜스-휴먼과 탈-종교 시대의 대화방법론』에 대한 서평 

전현식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고 변선환 학장 20주기 추모 학술제’ 논문집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트랜스-휴먼과 탈-종교 시대의 대화방법론』”에 대한 서평을 하게 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선 귀한 옥고들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비록 제한된 시간에 급히 읽느라 글의 내용과 의미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서평을 준비하며 여러분들의 글에서 변선환 선생님의 신앙, 신학과 삶의 무게와 깊이 그리고 그 유산과 영향력을 느끼고, 한국교회와 신학의 방향과 비전을 내다보며, 현재 한국사회의 절망적 현실 안에서 희망의 빛을 일견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논문집은 4부, ‘하느님이 머무시는 곳,’ ‘절대성의 해체와 대화의 과제,’ ‘탈종교시대의 종교해방신학,’ ‘세월호 그 이후 신학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8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변선환 선생님의 신학의 키워드를 ‘종교해방신학’이라고 볼 수 있음으로, 우선 3부의 논문들로 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김승철 교수님의 글이 변선생님의 신학적 여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먼저 알아봅니다. 일본 남산대학 교수인 김승철 박사님은 “종교와 과학에 직면한 기독교 신앙: 변선환 선생의 ‘불교적 그리스도교 신학’의 의미”라는 논문에서, 종교, 과학, 기독교의 상호대화 안에서 기독교 신앙의 의미와 진리에 대한 해석학적 작업을 전개하며, ‘불교적 그리스도교 신학’을 21세기 대화의 신학의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일아 변선환의 신학의 폭과 깊이 그리고 헌신적인 선구자적 위치를 아래와 같이 잘 서술하고 있습니다.

“일아는 평생에 걸쳐 신학과 문학, 동서양의 철학과 자연과학과 대화하면서 아시아인의 기독교 신앙을 밝혀내는 일에 헌신한 신학자 였다. 일아처럼 폭넓은 분야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면서 사유의 폭과 깊이를 더해 나갔던 신학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특히 불교와의 대화를 통해 아시아적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밝혀내는 선구자적 신학적 시도의 핵심이 ‘불교적 그리스도교 신학’이다.” 그는 변선환의 ‘무의 체험’에 근거한 불교적 그리스도교 신학의 내용을 십우도로 파악하고, 그의 ‘타종교의 신학’을 대화신학의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면서, 타종교와 자연과학과의 대화를 통해 기독교 신앙의 자기이해를 확장하고자 했던 일아 변선환의 ‘불교적 그리스도교 신학의 변증법적 여정’을 잘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어 원광대학교 박광수 교수님은 “탈종교시대의 변선환신학”이란 글에서 변선환 목사님과의 짧은 만남을 소개하면서, 그의 신학의 가치를 다종교 다문화 시대에 ‘열린신학,’ ‘열린교회,’ ‘열린 구원’을 지향하는 탈종교, 탈교회의 시대를 여는 것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선환 목사님의 출교라는 시련과 고통을 2,000년전 ‘예수의 고난’의 한국적 재현으로 해석하며, 그의 열린신학이 한국사회에 밀알처럼 뿌려지기를 기원하며 글을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한영 박사님은 “종교해방신학의 여정에서 본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 일아 신학과 오늘”이라는 논문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를 중심으로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 즉 종교신학과 해방신학의 만남, 구체적으로 선불교, 대승불교, 원불교, 화쟁논리, 아시아해방신학, 민중불교와 민중신학과의 만남을 통해 그의 신학적 여정을 살피면서, 말미에서 ‘교리, 신념, 사상보다 실천, 사랑, 해방을 강조한 그의 종교해방신학의 중핵을 “대화는 인류최후의 희망이다”라는 그의 글을 인용하며 ‘대화적 프락시스’로 보고있습니다.

제2부의 “절대성의 해체와 대화의 과제”에서 장의준 박사님은 “기독교의 배타적 절대성으로부터 빠져 나가기: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도전적인 글에서,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적 과제인 “배타적 절대성으로 부터 빠져나오라는 주장 자체도 보편적인 주장”이므로 배타적이라고 말합니다.

예를들어, 하버마스의 “보편적 합의를 목표로하는 대화”의 배타성을 지적하는 리오타르를 언급하면서, ‘보편적 동의를 의미하는 합의’에 내포된 ‘잠재적 폭력’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은 보편적 합의를 위한 대화의 틀을 전제하는가?”라고 물으면서, 그의 신학은 서구의 이원론적 주객도식을 비판함으로 종교해방신학의 과제의 유효성을 조건적으로 인정하며, ‘말해진 것의 철회로서 기독교적 배타성의 철회’를 주장합니다.

장의준 박사님의 주장에 신익상 박사님의 글 “2015년, 불이적 종교해방신학의 테제들”은 적절한 응답이 된다고 봅니다. 신익상 박사님은 변선환의 신학을 ‘불이적 종교해방신학’으로 명명하는데, 여기서 ‘불이적’이란 서구의 이원론적 사유체계를 극복하는 불교적 “이중부정의 변증법적 논리”를 말합니다. 변선환의 ‘불이적 종교해방신학’은 토착화신학과 민중신학, 아시아 민중의 ‘종교문화적 차원’과 ‘정치경제적 차원’의 변증법적 역동성을 주장하며, 민중의 종교성을 희망으로 제시합니다. 언어의 空性에 기초한 일아의 불이적 종교해방신학은 보편적 주장의 잠재적 폭력을 이미 배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박일준 박사님은 “트랜스-휴먼 시대의 변선환: 과학기술시대의 대화 신학 모색”이라는 글에서, 현재 우리가 직면한 21세기 과학기술시대(트랜스-휴먼시대)에 ‘변선환의 과학과 신학의 대화’을 소환하여 한국적 신학의 관념의 모험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기술의 혼종화를 의미하는 트랜스-휴먼시대와 변선환의 과학신학과의 상호대화의 형식을 빌려, ‘사이-존재로서 인간의 가치’를 미래가 가상적으로 도래하여 현재와 대화하는 것에서 찾으며, 기술의 본질과 인간의 본질을 동근원적인 것으로 보면서, 트랜스-휴먼의 신학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제1부 ‘하느님이 머무시는 곳’에서 박영식 박사님은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 일아 변선환의 하느님 이해”라는 글에서, 신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편한 무신론의 그림자가 일상화된 이 시대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말할 수 있으며 어떤 하나님을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묻고, 이런 우리의 시대적 물음에 변선생님은 머리가 아니라 심장으로,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형이상학이 아니라 실존으로 응답하신다고 말합니다. 그가 이해하는 하나님은 이성과 관념으로 파악할 수 있는 형이상학적 신이 아니라, 인간실존에 참여하여, 인간의 고난과 죽음을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는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입니다. 이런 모성적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앙적 응답은 타인의 고통에 참여하는 사랑의 실천을 가능케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은 고통의 제거가 아니라 고통의 수용과 참여라고 주장합니다.

이어서 ‘신(神)의 장소에 대한 물음으로서의 신학’이라는 글에서 서동은 박사님은 신의 계시의 장소를 교회에 한정시키는 기독교적 배타성을 비판하며, 칼 바르트의 계시실증주의를 거부하고, 영혼안의 그리스도의 탄생을 말하는 에크하르트의 자기비움의 부정신학, 그리고 신의 장소를 개인의 실존적 초월및 타종교안에서 찾는 야기 세이치의 장소적 기독론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텍스트로, 성서를 컨텍스트로 삼는 신학의 해석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며, 신의 장소의 다원성을 주장합니다.

끝으로 김정숙 박사님은 “세월호 그 이후, 이야기 신학: 변선환의 이야기 신학 열기”라는 글에서, 이야기를 ‘총제적 삶의 자료’로서 존재와 세계가 드러나는 주요한 통로로 보면서, 변선환의 이야기 신학을 통해 세월호 이후, 신학의 새 방향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며 다음 같이 글을 맺습니다. “예수께서 하셨던 그런 다른 이야기, 용기를 내야만 할 수 있는 그래서 조금은 두려운 이야기지만, 우리 이제 세월호를 이야기하고 그리고 변선환을 이야기하자. 그렇게 될 때,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기독교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드러나고, 진도 바다에 잠긴 혁규의 이야기가 역사의 표면으로 떠오르고, 그리고 하나님의 인간적인 얼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이야기가 새롭게 펼쳐진다.”

한나 아렌트는 “어떤 슬픔이라도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거나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 슬픔을 견디며, 극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현실 안에서 배제된 목소리는 이야기의 공공적 공간안으로 회귀합니다. 그것이 예수의 이야기, 변선환의 이야기를 용기를 내어 말해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헬조선과 N포세대’가 가리키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악,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표현되는 ‘타고 태어난 계층이동의 불가능성을 풍자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냉소와 절망, 그리고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한국의 총체적 구조적 균열은 한국사회의 대표적 공적영역인 대학, 기업 및 국가의 상업화, 특히 한국교회와 신학대학의 사유화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기재귀적인 올가미에 걸려있는 한국교회, 신학대학의 개인화와 사유화의 절망적 늪에서 상징적 죽음과 실재적 죽음을 함께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일아 변선환 선생님의 종교해방신학의 예언자적 대화적 프락시스의 진리가 지금 이곳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구원의 닻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 변선환 학장 20주기 추모 학술제’가 잠시 잊혀졌던 일아의 대화적 해방적 프락시스의 진리를 기억하고, 재현하며, 그 진리로 서 저항해서, 우리 자신과 교회와 신학교가 자기변혁되는 하나님의 계시의 장소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훌륭한 원고들을 보내주신 필자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부족한 서평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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