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개정위원회(위원장 김충식)는 2015. 9. 18. 자로 전용재 감독회장에게 제31회 총회 입법의회에 상정할 헌법개정안 발의 청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정통한 소식과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반드시 재론해야 할 내용이 있어 그 이유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제1장(총칙) 제7조(교구) 현행 “다만, 영토 밖에 설치된 연회와 지방회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정한다” 내용은 장정 총칙의 일관된 흐름이고 연회와 지방회가 영토밖에 설치하기 위한 특정한 규정인 반면에 “대한민국 영토와 영토밖에 연회와 지방회를 설치할 수 있다”라는 개정안은 선언에 불과합니다. 구태여 선언적인 내용으로 개정안을 제시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장정개정위원회는 제8조 “외국 감리회와 체결된 협약은 법적인 효력을 가진다”를 “체결된 협약은 감리회 장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라고 개정안을 청원하였습니다. 현행 장정 ‘법적인 효력은 협약에 대하여 ‘당사자간에 성실 신의로 준수한다’라는 의미인데 반하여 개정안 ‘감리회 장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라는 내용은 협약의 성격을 스스로 불리하게 제한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구태여 이렇게 개정하는 이유가 없습니다.

셋째, 제2장 ‘회원’ 제10조(회원의 구별, * 2003년까지는 ‘회원의 신분구별’이었음) “감리회 회원은 평신도, 평신도 임원, 사역자, 교역자로 구분하며, 회원의 자격, 의무, 권리 등은 법으로 정한다”라는 내용은 제2장의 핵심입니다. 다시 말하면 총칙 - 회원 - 의회 체계에 따라 감리회 회원의 개념을 당회원 - 구역회원 - 지방회원 - 연회원 - 총회원에 대한 기본개념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번 헌법 개정안은 제2장 회원 부분에 제1절 평신도, 제2절 평신도 임원, 제3절 사역자, 제4절 교역자로 구분하여 각각 정의, 신분 구분 내용을 정리하여 놓았습니다. 오히려 맨 마지막에 제10조를 설치하였습니다. 이것은 ‘감리회 회원 중심’ 개념 대신 ‘개체교회’ 중심 개념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헌법 체계에 맞지 않습니다. “교회의 설립, 분립, 합병 등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는 내용이 헌법 내용에 포함되어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넷째, 아무런 이유없이 연회 감독 명칭을 연회장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은 감리교회 역사에 반하는 것입니다. 감리회 의회 기본 구조는 연회와 구역회입니다. 미국연합감리교회는 연회와 구역회를 ‘개정제한 규정’으로 못박아 놓았습니다. 따라서 감독과 감리사 직도 제한규정으로 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에 감독과 연회장의 직책에 아무런 변화도 없으면서 단지 연회장 명칭만 바꾼다는 것은 매우 성의없는 발상입니다.

감리교회 역사에서 감독 명칭이 중단 것은 일제의 강압에 의해 혁신교단으로 통폐합되면서 감독(총리사) 명칭이 사라지고 지방 감리사를 교구장으로 호칭한 경우와 1974 ~ 1978년 갱신총회에서 감독 1인 이외에 3개 연회 연회장 호칭을 사용한 경우 두 차례였습니다. 그 후 다시 감독제도로 회귀한 것입니다. 다원화 감독제는 시대적인 추세에 따라 발전해야 할 제도입니다.

그런데 단지 감독제도에 대한 염증 때문에 연회장으로 개정한다면 다분히 감정적인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명칭 변경보다 중요한 것은 감독의 교권집중을 제한하고 의무와 책임을 명예롭게 감당하도록 직무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다섯째, 제7장 재산관리 제21조에 “17개 학교법인을 감리회에 속한다”라는 내용을 헌법에 담는 것은 위법사항에 속하므로 폐기해야 합니다.

이 내용은 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전용재, 총무 박경양)가 만든 개정안을 그대로 반영한 내용이었습니다. 과거 감리회가 설립한 학교법인 등에 이사파송과 정관개정 요구 등 강제 방안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먼저 이들 학교법인에 대한 관리/감독의 근거를 두는 것이 국가 실정법에 적합한지를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또한 이들 법인에 파송한 이사가 2016년 12월 말까지 이사 정수의 과반수를 감리회 파송이사로 받는다는 내용으로 정관개정을 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감리회 모든 직책을 박탈하고 은급비 지급을 정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현행 장정은 감리회의 재산관리가 법적으로 가능한 감리회 소속 재단법인, 사회복지법인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청원안은 감리회의 재산관리가 전혀 불가능한 학교법인을 감리회에 속한다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학교법인은 이미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되고 있습니다. 학교법인 재산이나 운영자산은 이미 사회 공적재산이 되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과거 학교법인의 재산을 출연하였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실에 무지하게 17개 학교법인이 감리회에 속한다고 교회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마치 일본이 독도는 일본 것이라고 지도에 표시하고 우기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이러한 헌법 개정안이 결의되어 헌법에 담기게 된다면 감리교회는 또 다시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특히 장정개정위원회 제1분과위원회(위원장 이기복)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감독회장은 헌법개정 청원안에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즉시 장정개정위원회에 재결의를 요청해야 합니다. 이런 식의 장정 개정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 보다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