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예수와 상관없는 마태복음 저자와 그가 사용한 Q자료

마11:25~27; 13:16~17 ↔ 눅10:21~22 대조 비교

   이번에는 세 가지 정도의 학술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먼저 마태복음 저자는 역사적 예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후시대의 사람이 분명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본문의 내용이 누가복음과는 전혀 다른 맥락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복음서들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편집된 책들이며, 마지막으로 위의 본문은 누가복음 저자와 공유한 문서자료가 있었는데 그것을 Q자료라고 부른다는 Q자료 이론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목회자들 입장에서 이런 신학적인 경우를 대하게 되면 ‘신학 따로, 목회 따로......’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대체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반문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더 이상 ‘말씀’을 만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진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2,00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속에 묻혀 있는 말씀을 이런 작업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발견해 낼 수 있겠느냐고 역질문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평신도들 입장에서는 신앙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확실한 것은...... 님들이 알고 있는 지금까지의 모든 성서적, 신학적 지식들은 모조리 뒤엎어져서 재개발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부담되면 적어도 부분 개건축이라도 해야 합니다. 성서가 말하는 것과 일반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교리가 어떻게 충돌하는가를 넉넉히 이해할 수만 있다면 부분 재건축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단순 리모델링식 정도로 끝나면 안 됩니다. 기왕에 알고 있는 지식을 정리한다거나 다시 한 번 성서본문을 통해 확인해 보고 싶은 정도로 성서연구를 해보고자 한다면 중간에서 하다 말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할 경우 그저 회의감에만 젖어 더 이상 진전이 되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골리앗을 쳐 이긴 사람은 정말로 다윗?

   실례로 골리앗을 쳐 이긴 사람은 다윗입니다. 전세계 공통의 상식입니다. 그러나 사무엘하 21::19에 의하면 골리앗을 쳐 이긴 사람은 ‘베들레헴 사람 야레오르김의 아들 엘하난’ 입니다. 대한성서공회에서는 히브리어 구약성서에 없는 단어를 끼워 넣지 말고 NIV처럼 번역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사이즈가 좀 큰 성서들은 작은 폰트의 글자로 ‘의 아우 라흐미’라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다른 국역본들은 똑같은 크기의 글자를 써 넣어서 ‘다윗만이 골리앗을 쳐서 이겼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성서번역본들의 차이

   그러나 사무엘하 전체의 흐름 중 하나가 반-다윗 정서라는 점을 염두에 둘 때 이런 식의 번역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KJV은 대놓고 큰 글자로 써서 노골적으로 히브리어 구약성서를 왜곡시켜 버렸습니다(물론 기울어 있는 이태릭체로 표기하긴 했습니다). 독일어역본인 엘버펠더역이나 1545년판 루터역, 그리고 개정 루터역등은 ‘의 아우 라흐미’라는 단어를 써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독일어역을 읽을 경우 골리앗을 쳐서 이긴 사람은 다윗이 아닌가? 라고 질문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골리앗 같은 거인들을 잡은 사람은 다윗만이 아니며 다윗 이상으로 싸움을 잘하는 용장들이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다윗이 왕이 된 것은 자신의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되었다는 신학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윗의 기도문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삼하7:18이하 참조). 그것은 사무엘하에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다윗 정서와 맞물려 나타나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총’을 드러내는 신학과 맥을 같이 합니다.

다윗의 인구조사.... 누가, 왜 시켰나?

   **하나 더 참고해 보겠습니까? 삼하 24:1에 따르면 다윗이 인구조사를 합니다. 이유는?.....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향해 진노하셔서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상21:1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찾아 확인해 보시죠. 하나님이 시킨 일이 아닌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번은 하나님이 시켜서 진노받으려고 인구조사를 했던 것이고 다른 한 번은 또 다른 진노를 한 번 더 받으려고 인구조사를 했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들이 성서본문에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현대의 지성에 맞지도 않는 손오공 구름 타는 것 같은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가복음 7:31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자신이 예수 시대 팔레스틴의 지도를 펴 놓고 예수의 동선을 한 번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 구름 타고 이동하셨나?-->성서를 비평학적으로 읽어야 하는 마땅한 이유

[두로 지방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방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다]

   이렇기 때문에 시대에 적절한 말씀을 찾아 생명을 얻되 풍성히 얻기 위해서는 탐험, 탐사, 모험, 발굴.....과 같은 개념을 갖고 의학의 기초인 해부학을 기본과목으로 익혀야 하듯이 “비평학적 성서연구”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말씀을 발견하기가 심히 어렵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게 되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찾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고, 묻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누구나 다 자기 나라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기록된 말씀이 각국 언어의 표기문자로 전 세계에 다 뿌려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되었는데 더 이상 뭘 어떻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할 겁니까? 나머지 부분은 님들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그래서 “비평학적 성서연구”를 통해 님들이 갖고 있는 성서적, 신학적 지식들을 모두 다 갈아엎고 다시 세워나가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시각을 갖고 오늘의 본문을 보면서 말씀을 나누면........

   마태복음 저자는 역사적 예수와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보아야 적절합니다. 이전에는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으로 명단에 나와 있는 세리마태가 마태복음의 저자인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마태복음 전체에 흐르고 있는 신학사상이나 상황적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볼 때 마태복음 저자는 결코 열두 명의 사도 명단 중에 있는 세리마태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세관에 읹아 있다가 부름받은 사람은 마태가 아니라 레위로 나와 있습니다(막2:14; 눅5:27). 그래서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의 세리 레위가 마태복음의 세리 마태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추축은 열두 제자 명단을 통해서 볼 때 가당치 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에는 세리 마태라고 분명하게 언급된 반면에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단지 마태라는 이름만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본문을 편집했음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부분

   한편, 오늘의 본문이 누가복음에는 한 단위로 나오는데 마태복음에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나와 있습니다. 그것도 전혀 다른 문맥 속에 쪼개져 배분되어 있는 형국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마태복음 저자와 누가복음 저자가 공통의 문서자료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단어들이 그대로 복사되듯이 나타나고 문장 순서가 일치한다는 것은 요즘 말로 명백한 표절입니다.

   그러나 두 복음서 저자들 중 누가 누구의 것을 표절했다고 보기보다는 두 복음서의 저자들이 Q자료라고 이름하는 문서자료를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이 만난 예수를 증거하고 말씀을 나누기 위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활용했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태복음 저자와 누가복음 저자는 자신들의 손에 있는 Q자료라고 이름붙인 일명 “예수 어록 자료”를 자신들의 상황과, 자신들의 신학적 입장, 그리고 자신들이 상대하고 있는 독자, 혹은 청중(오늘날로 말하면 교회공동체 교우들)들을 포괄하여 모든 여건들을 총망라한 상황 속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말씀을 전하기 위해 [편집했다]고 말하게 되는 겁니다.

Q자료의 정체: 왜 Q이며 무엇이 Q인가?

   마지막으로 왜 Q자료라고 부르며 무엇을 Q자료라고 하느냐는 것에 관한 것인데..... Q는 독일어 Quelle의 첫 글자입니다. 독일학자들이 붙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뜻인데 우리말로는 ‘어록자료’라고 합니다. 주로 예수의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는 문서자료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내용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의 본문과 마태복음의 본문을 비교해보면 누가복음의 본문이 더 원래적인 본문으로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오늘의 본문만 봐도 누가복음의 본문이 마태복음의 본문보다 더 정형적이며 고정된 틀을 갖추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말로 된 본문을 읽으면 마11:25는 예수께서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기도인지 기도의 끝을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말 본문은 26절까지를 존댓말로 표기를 했기 때문에 예수의 기도는 25절~26절일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27절 이하는 제자들이나 일반인들을 향해 말씀하신 것으로 읽게 됩니다.

   그리고 뚝 떨어져서 13:16~17이 나오고 있는데 누가복음을 보면 이와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 본문에서는 마11:27의 내용도 예수의 기도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13:16~17의 내용이 곧 이어서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복음에서는 마13:16~17의 내용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감히 인간인 주제에 하나님의 말씀을 편집한 이유는?

   이렇게 보면 누가복음은 어록자료에 충실하여 그대로 활용했으나 마태복음 저자는 같은 어록자료의 내용을 편집하여 자신이 드러내길 원하는 신학, 자신이 증거하고 싶은 말씀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편집했음을 명백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성서 저자들은 이처럼 자신들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형편과 여건 속에서 잘 전달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재능과 은사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사람들이므로 그들의 저술 결과물인 성서의 본문을 읽고 이해할 때에는 ‘비평학적 성서연구’의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하게 됩니다.

   좋은 한가위 맞으시고 여러분 각자가 만난 예수,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실 때 좀 더 잘, 그리고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시는 중에 기쁜 한가위의 연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