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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박평일  |  BPARK7@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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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8월 31일 (월) 23:32:00
최종편집 : 2015년 09월 12일 (토) 13:33:08 [조회수 : 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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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1

 

한 평범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바나나 껍질을 딛고 넘어지면
잠시 행인들의 웃움거리가 된다.
그러나 한 재벌 총수가 같은 바나나 껍질을 딛고 넘어지게 되면
역사적 사건이 되어 톱 기사 감으로 만인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다.
그게 소위 유명세다.

오랫만에 대학 후배들 몇 명과 어울려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 던 중에
화제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한국사회를 한참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롯데구룹 형제들 간의 재산 분쟁문제로 흘러갔다. 재벌 구룹들의
재산 분쟁은 어제 오늘에 나온 새로운 화젯거리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한국 대표적 재벌구룹들 치고
상속문제가 조용하게 넘어간 경우는  없었다.

“재벌들은 평생 호화호식하며 지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모들 재산상속을 두고 사투를 벌이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는 것이
순진한 동문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서민들과 재벌들은 생각하는 차원이 다른 경제적 에니멀 들이다.
하루 하루 일용할 양식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서민들이라고 한다면,
후손들이 천년 만년 먹고 쓸 충분한 돈을 예비해 두고도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재벌들이다. 사실 롯데구룹 자산 64조는 매년 10억 씩을 6천 4백 년 이상 쓰고도
남아도는 나같은 서민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거금이다.

아인슈타인 은  한 숭배자의 “영원한 시간이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에 
 “여기서 잠간 기다려주십시요. 내가 영원한 시간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 와서
그에 대한 정답을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고 한다.
재벌들의 탐욕도 내가 재벌이 되어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헤아릴 수조차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돈에 대한 탐욕을 두고 재벌들만 비난할 수는 없다.  
돈이 있는 곳에 뜻이 있고, 길이 있으며, 이 세상 모든 뜻과 길들이
돈으로 통하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적 에니멀이 되지 않고서는 생존조차 보장받을 수가 없다.

나는 여지껏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돈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본 적이 없다.
또, 재벌들의 부를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만나 본 적이 없다.
재벌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꿈꾸고 있는 별이다.
그리고 거대한 자본과 기술집중을 요하는 현대자본주의 생리상
기존 재벌들의 부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이며
빈부 격차도 점점 가속화, 영속화  되리라고 나는 내다보고 있다.

부모 재산상속 문제만 해도 그렇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한푼이라도 더 자기 몫을 챙기려고
물고 뜯으며 싸우는 추한  행태는 재벌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 사랑했던 부부가 이혼하거나,
부모들이 유산을 남겨두고 사망하면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
재산문제 전문 변호사 사무실이다.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많이 자기 몫을 챙기느냐에 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일반인들의 재벌들에  대한 비난은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이라는 이중 잣대요,
재벌들에 대한 질투심의 발로일지도 모르겠다. 
 

2
 

어제는 사업차 한 노부부가 사는 집을 방문했다.
첫눈에 잡초가 무성하고 드라브웨이에 갈잎들이 딩구는 걸로 비추어
오랫동안 손길이 가지 않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크를 하자 얼굴에  늦여름 햇살보다 해맑고 따뜻한 미소를 띄운
금발 할머니가 문을 열고 “하이 빌, 만나서 반갑습니다.” 하고 손을
내밀었다.

“하이, 메어리,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참 아름다운 날씨군요.”
“너무 아름다운 오후입니다. 이제 여름도 다 간 것 같습니다.”

서로 악수를 나눈 후 그녀는 나를 거실로 인도 했다. 
거실에는 75세가 넘어보이는 남편이 휠체어에 앉아
“하이, 빌, 만나서 반갑습니다.”  하며 파안미소로 나를 반겼다.

온 집안이 노부부의 행복한 미소로 가득차 있는 듯 했다.

“은퇴 후 무료하시지는 않습니까? 하고 내가 물었다.
“천만에요, 교회 봉사활동, 손자들을 거두느라 오히려
시간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업무를 끝내고 헤어지기 전에
“얼굴 표정이 시종 행복감으로 흘러넘쳐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행복에 대한  특별한  비결이라도 가지고 계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렇게 보아주어서 고맙습니다. 바로 저 사람 때문입니다.” 하고
사랑으로 가득찬 눈길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남편도 사랑스런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며 파안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거실 책상위에 놓여있는 빛바렌 옛 사진을 가리키며
“저 사진이 죤과 내가 고등학교 마지막  프롬파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들은 졸업 후 서로 다른 배우자들을 만나 결혼생활하며
자녀들을 낳아 기르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두 사람 다  배우자들을 잃고
잠시 독신 생활을 하며 살다가 40년 만에 다시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40년 만에 첫 사랑과 재혼을 한 럭키한 경우지요.”

그녀가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동안 죤은 그녀에게서
한순간도 눈길을 떼지않고 시종 행복한 추억에 젖어있었다.

“한편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영화를 감상하고 가는 기분입니다.
정말 감동적인 스토리 입니다.. 만나야 할 인연은 꼭 만나고 말군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십시요.”

노부부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남기고 차에 올랐다.
휠체어! 장애인!
문득 72세 나이에 심근경색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휠체어에 앉아 있던 모습,
93세의 고령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던 롯데 신격호 회장의 모습들이
영화필림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비슷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그러나  분명히 장애인들의 표정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죤은 시종 미소를 잃지 않는 행복에 넘친 얼굴이었고
두 재벌 총수는 마치 무엇인가에 쫒기고 있는 듯한
불안하고  심각한 얼굴들이었다.

도대체  어떤 삶을 더 바람직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행복이냐? 돈이냐 ?
미소 띈 얼굴이냐 ? 심각하게 굳은 얼굴이냐.

분명한 사실은 이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금권만능 사회로 변화되어 간다고 해도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행복은 돈의 途上에 피어나는 꽃이 아니라
사랑의 途上에  피어나는  꽃이다.
 

행복의 노래

공자는 지식으로 자꾸 채우라고 하고,
노자는  지식을 자꾸 비우라고 하네,

본래 아무 것도 없는 空인 것을,
채우고  비울 것들이 뭐가 있다고?

붓다는
그냥 존재(BEING)하라고 하네.

채우는 것도,
비우는 것도,
존재하는 것도,

나에게는
무거운 짐이 되네.

예수는
하늘을 날으는 새들을 쳐다보고
들판에  피어있는 백합화들을 바라보며
있는 그대로
그냥 사랑하라고 하네.

감사한 마음으로
그냥 살라고 하네.
 

박평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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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4.36.120.130)
2015-09-01 22:52:32
좋은 글입니다.
요즘은 사람이 돈을 버는 세상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버는 세상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힘들지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사람이 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사시는 분들이 많아서, 따스한 세상입니다.
한가지 읽다가 걸리는게 있습니다.
프롬파티가 뭐예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아래에 존재(being)같이 처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리플달기
3 0
박평일 (72.196.233.169)
2015-09-02 02:32:05
감사합니다.
미국에서는 중 고등하교 졸업학년이 되면
남자가 여자 친구을 초청해서 성대한
파티를 합니다. 리무진으로 여왕처럼 모시기도 하지요.
제 아들도 두번 리무진 셔비스를 제공 해 주었습니다
리플달기
1 0
작은제자 (49.50.206.22)
2015-09-01 17:14:35
행복의 노래, 짧은 시인데... 아주 긴 여운을 남기는군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리플달기
2 0
이강무 (121.54.32.162)
2015-09-01 03:15:58
종교철학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 납니다.
공자와 노자와 붓다와 예수의 가르침을
매우 명쾌하게 요악한 시입니다.

늘 선한 것을 추구하시는 님의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가
노년에 더 크게 더하여질 것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축복합니다.
리플달기
3 0
박평일 (72.196.233.169)
2015-09-01 08:45:29
목사님, 감사합니다.
목사님, 선교 편지들
하늘에서 온 편지처럼 읽습니다
은헤가 무엇인지도 이해하고 .
리플달기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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