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역사를 맞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이 31일 오전 9시30분부터 연세동문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미래의 연세신학 100년을 준비하는 ‘연세신학 100주년 기념식 및 선교대회’를 개최했다.

연세대 신학대학은 언더우드가 연세대학의 모체인 조선기독교대학을 설립할 당시인 1915년 조선총독부가 사립학교에서 성경교육과 채플의식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개정사립학교규칙’을 발표하자, 조선기독교대학내에 신과(神科)를 설치함으로써 전교생이 신과의 과목을 선택 수강하게 하는 방식으로 성경교육을 합법적으로 수행하면서 시작됐다.

1,000여명의 국내외 동문들을 비롯 대내외 인사들이 참석한 이번 100주년 행사는 1부 기념식, 2부 연세신학 선언문 낭독, 3부 기념예배, 4부 출판기념회 및 위로회(1), 5부 출판기념회 및 위로회(2) 등으로 총 11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연세대 신학대학교는 올해 신과대학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세미나와 기도회, 기념강연회 등을 다양하게 주최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심장, 신과대학 100주년 기념식

연세대 신학대학 총동문회장인 원진희 목사(한우리교회)는 1부 기념식에서 “지난 100년 동안 연세신학은 교회연합을 유도했고 고등학문을 배양했으며 한국교회 지도자를 양성했고 연세와 한국 그리고 세계교회와의 연계성을 추구하였으며 독자적인 한국 신학을 창출하였음을 자부한다”고 연세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그러나 최근 4대교단의 파송 이사제도가 삭제된 연세대 정관개정을 언급하면서 “연세신학의 교수님들과 동문들은 회개하며 이 제도가 원상회복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신과대학동문들과 연합신학대학원 동문들 간의 교제와, 연합신대원 동문들 간의 에큐메니칼적인 교제와 대화가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자리매김하게 될 것을 기원했다.

원진희 총동문회장은 신과대학에 장학금 2억5천만원을 전달했다. 연신총동문회는 매년 목회자 자녀 15명을 선정하여 연 3천만원을 지급할 계획이고 식품업체인 ‘본죽’에서 상당액의 장학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세신학100주년 상징

축사에 나선 정갑영 연세대총장은 연세대 신과대학의 설립과정을 소개하면서 “신과대학은 연세대학교의 창립정신인 기독교 정신의 보루였고 거점으로서 그야말로 연세의 심장이었다”고 연세신학100주년을 평가하고 "연세대학교의 창립정신인 기독교 정신이 우리 대학교의 이름처럼 세상을 향해(世) 뻗어 나가게(延) 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앞서 김상근 연세대학교신과대학장은 기념식 인사말에서 “연세신학은 한국교회와 신학계의 지적 자양분을 공급하는 중책을 수행했다”며 인천 송도캠퍼스에 설립된 ‘GIT’를 통해 제2, 제3의 언더우드를 배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GIT(Global Institute of Theology)’는 제3세계 출신 신학생들을 받아 전액 장학금으로 교육시켜 그들의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연대신과대학의 새 선교정책이다.

▲ 연세신학100주년 기념 성경주적 봉헌 : 서중석 교수(출판편집위원장)     ▲ 연세신학100주년 기념 '신과대학 100년사 봉헌 : 류금주 박사

▲ 봉헌된 ‘성경주석’과 ‘신과대학 100년사’

연세신학100주년 기념저서 봉헌

기념식에서 연세신학과를 졸업한 22명의 신학자들로 집필진을 구성하여 발간한 ‘성경주석’과 민경배, 김명구, 류금주 박사가 공동집필한 ‘신과대학 100년사’가 봉헌됐다. 연세신학100주년을 기념하여 모두 56권으로 기획된 성서주석은 현재 15권이 완결됐고 5권이 근간 예정이다.

1부 기념식의 마지막 순서는 학교와 동문들간의 연합에 초점을 둔 성찬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초교파신학을 지향하는 연세신학 학풍의 결과로 신학적노선이 다양하여 동문간 결속에 어려움이 있어서 내부결속을 다지는 의미로 신과대학 동문들과 연합신학대학원 동문들이 성찬위원으로 참여했다.

▲ 성찬식 - 집례 김상근 학장

▲ 연세신학 선언

연세신학 선언

김향아 목사(81학번, 온양한올고 교목)와 김동연 목사(95학번, 군목)가 연세신학의 신학적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장문의 '연세신학 100주년 신학선언문'을 낭독했다.

먼저 선언문의 전문(前文)은 “유럽의 신학적 화두였던 자유주의 신학, 변증법적 신학, 그리고 칼바르트의 말씀의 신학을 한국교계와 신학계에 소개한 학문적 선발대 역할과 교회일치 신학, 민중신학 등을 정립”한 연세신학의 학문적 성과를 되돌아 보면서도 “그러나 80년대 이후 '신학의 대중화'라는 미명하에 '연세'라는 교명을 등에 업고 상업적 신학을 추구한 과오와 그 결과 교수와 학생만 있고 신학은 없는 연세신학의 지금”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문(前文)은 이어 21세기에 새롭게 직면하게 될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의 대변형을 예측하여 “△종교개혁성경이 유일한 경전임을 고백 △에큐메니컬 신앙고백의 계승과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하신 한 분 중보자임을 고백 △유인원류(복제인, 로봇인, 수인, 외계인)를 거부하고 창조된 인간을 위한 생명신학 전개 △다각적 전망에서 범세계적-우주론적 신학 전개 △이 땅에 인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종교의 자유를 수호, 약자보호법 준수, 기독교복지신학과 북한 및 고난받는 민족을 위한 세계선교신학의 정립”등의 5가지 신학적 원칙을  연세신학 재건의 전제로 삼을 것을 천명했다.

이 5가지 신학적 원칙아래 연세신학이 추구하려는 신학의 특성 10가지를 제시했다.

1. 연세신학은 나사렛 예수로 육신을 입고 오신, 신-구약 성경의 하나님만을 세상을 창조하신 유일(唯一)하신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믿고 고백한다.

2. 연세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 구원을 위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구세주(救世主)이심을 믿고 고백한다.

3. 연세신학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나님 이외에 그 어떠한 철학적 이념이나 권세 잡은 지도자를 경배(숭배)하는 것과 돈(Mammon)을 사랑하는 것은 모두 우상숭배임을 고백한다.

4. 연세신학은 모든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믿고, 그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행위 속에 있는 믿음과, 믿음 속에 있는 삶(新行一致)을 통하여 구원을 얻음을 믿고 고백한다.

5. 연세신학은 ‘성령’은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기록된 성경 말씀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하나님의 영’이심을 믿고 고백한다.

6. 연세신학은 ‘교회일치 신조’를 고백하는 기독교 교파의 각 공동체는 ‘한 분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야 하는 ‘하나의 보편적 우주적 공동체’임을 믿고 고백한다.

7. 연세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우주 가운데 실재하고 현존하는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임을 고백한다.

8. 연세신학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하신 '아담(Adam)의 류(類)'에 속한 ‘자연인’만을 하나님 구원의 대상임을 믿고 고백한다.

9. 연세신학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씀과 삶’으로 선포하여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더해가는 선교를 신학의 과제로 믿고 고백한다.

10. 연세신학은 윤동주의 서시(序詩)를 신학자의 정신으로 받아들여, 항상 개혁되어져야 하는 신학(theologia semper reformanda)이 되어야 함을 고백한다.

▲ 설교 : 이영훈 목사 "성령의 역사(엡4:1~6

“연세신학에 바란다”

오전 11시, 원진희 목사의 사회로 드려진 3부 기념예배에서 설교한 이 학교 동문 이영훈 목사(73학번,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기총회장, 동문상임고문)는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잊혀진 자들이 있다. 9명의 미수습자다”라고 최근 안산에서 만났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언급하면서 “한국교회가 그러한 소외된 자의 편에 서지 않은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정한 승리의 역사는 하나됨에 있다”고 강조한 이 목사는 그러나 “섬김받으려만 하고 높아지려는 것, 물량주의, 세속주의, 힘의 논리가 한국교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의는 혁명이나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고 한국교회가 절망과 고통의 자리에 가서 같이 울어주며 소외되고 잊혀진 자리에서 낮아짐과 희생으로 섬기는 역사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설교후에 연세신학 100주년을 축하하는 교계지도자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 축사 : 김희중 대주교

“신학은 시대의 표징을 읽고 신학으로 읽어냄과 동시에 현학에 머물러서는 안되겠다. 연신은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고 과거 암울한 시기에 민주화에 동참하여 행동하는 신앙인으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로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을 해야할지 함께 고민할 때다.”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 축사 : 김종훈 전 NCCK회장

“연세신학은 한국교회일치와 민족 역사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크게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또 한국신학의 전초기지로서 변증신학, 민중신학, 해방신학, 역사비판적 신학 등을 소개하며 선도했고 다양성 중의 일치에 기여했다. 초교파신학대학이니 만큼 에큐메니칼 정신을 살아가길 바란다.” (김종훈 전 NCCK회장)

▲ 축사 : 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30년대에 선교사가 700명이 있었음에도 ‘이제 한국 교회는 곤경에 빠져 있다’라고 했다.신과대학이 연대의 심장이라고 했는데 과연 맥박이 뛰고 있는가? 다시 100년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연세신학이 되라.”(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 축사 : 김정석 목사-광림교회

“개화기-근대화-일제강점기-민주화 격동기-현대화에 이르기 까지 연세신학은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현실에 참여해 왔다. 연합과 일치, 화해와 소통의 신학이었고 기독교 지도자를 배출하고 신학의 사회적 공헌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음을 축하할 일이다. 이제 한국에 머물지 말고 세상을 향해 어떻게 공헌할 것인지 생각해 보라.”(김정석 목사-광림교회)

▲ 축사 : 황용대 목사-기독교장로회 총회장

“100주년 로고처럼 신학의 심장을, 민족의 심장을 뛰게 했다. 미래 100년의 신학의 심장, 사회의 심장, 예수의 심장을 뛰게 하여 정의가 온누리에 흘러가게 하는 연신이 되어 빛을 이어가게 되길 바란다.”(황용대 목사-기독교장로회 총회장)

▲ 축도 : 표용은 전 감리회감독회장

 
출판기념식과 동문위로회

4부와 5부에서는 출판기념회와 위로회가 있었다. 먼저 4부에서 ‘신학과 역사-인물사’가 헌정됐다. ‘신학과 역사-인물사’는 민영진 박사를 비롯한 20명의 연세출신 신학자들이 언더우드, 서남동, 유동식, 박대선, 아펜젤러 등 연세신학 출신자나 연세대에서 가르친 이 28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신학과 신앙을 조명하는 책이다.

5부에서는 연세신학대학동문회가 발간의 주체가 된 동문 수필집 ‘십자가에 걸린 햇빛’, 그리고 이호열 목사의 ‘만주대륙의 역사와 기독교’를 각각 헌정하면서 저자설명회, 서평, 격려 등의 시간을 가졌다.

위로회도 4부와 5부에서 각각 나뉘어 진행됐다. 4부 위로회에는 역대 학장, 원장, 해외선교사(18명), 교회를 개척한 동문(64명)들이 초대되었고 5부에서는 역대동문회장, 농촌목회자, 일반목회자 및 특수목회자, 평신도사업선교사 등이 초대되어 교제와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 신과대학 학생회의 특별찬양

▲ 선언문 낭독 : 김향아 목사(81학번, 온양한올고 교목), 김동연 목사(95학번, 군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