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문학은 인간에 관한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왔지만, 지금 우리는 성경과 문학이 동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성경은 인간의 언어로 기록되었고 문학적 형식을 빌려서 표현되었기 때문에, 신학자들은 그 언어와 문학에 대한 소양이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있는 것은 모두 변한다고 말하는데, 신학도 예외가 아니다. 날마다 성경을 대하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변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문학은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 필요가 있겠다.

성경과 관련해서 문학을 말하는 경우 주로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뜻이 문학적 형식을 빌려서 표현되었다는 데에 중점을 둔다. 여기서 문학은 하나님의 말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런데 이 수단에 미숙할 때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 말씀을 왜곡할 염려가 있다. 장차 성경을 가르쳐야 하는 신학생들에게 문학적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학대학의 도서관에는 신학서적에 관한 코너 옆에 문학서적에 관한 코너가 별도로 있다.

문학을 외면한 교회

오랫동안 교회에서는 문학을 환영하지 않았다. 신앙과 문학이 양립할 수 없다는 이러한 태도는 일찍이 2세기의 교부 터툴리아누스에게서 발견된다. 그는 『이단에 대한 규정』에서 아테네와 예루살렘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말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하는 예술이나 문학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즉 문학과 기독교는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후 4세기에 활동한 제롬 역시 로마의 문인 호라티우스와 시편 작가가 어떻게 동행할 수 있으며 로마의 시인 버질과 복음서, 키케로와 사도가 어떻게 동행할 수 있느냐고 질문함으로써 문학과 기독교 신앙의 상반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그들은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문학의 내용을 문제 삼고 있었다.

이렇게 문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주장의 성경적 근거를 고린도후서 6장 14-15절에 나오는 바울의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요망에서 찾았다. 바울은 웅변적으로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두움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바울은 단지 의와 불의 그리고 빛과 어두움을 대립시킨 것에 불과하지만, 문학에 대해서 편견을 가진 기독교 지도자들은 문학과 어두움의 세력을 일치시켰다. 그들은 인간에 대한 문제, 즉 육신적 생활을 다루는 문학이 영적 세계에 치중해야 하는 신앙에 방해가 된다고 간주하고 문학을 악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학을 악한 것, 쓸모없는 것과 일치시키는 태도는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으로부터 시작한다. 플라톤은 그의 이상국을 설계하면서 시인을 그 이상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인을 그의 공화국에 무익한 존재 혹은 해로운 존재로 생각했다. 그런데 플라톤 철학이 초기 기독교 시대에 교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들은 플라톤의 문학에 대한 적대감을 그대로 본받아서 문학을 악의 세력과 결부시켰다.

문학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는 중세기는 물론 16세기에 영국에서 발흥한 청교도주의에서도 뚜렷이 발견된다. 그들은 엄격한 종교적 계율을 중시하면서 일체의 오락과 향락을 배격했다. 그들은 맥주집을 철폐했을 뿐 아니라 극장을 폐쇄했다. 영국의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국 건설의 초석이 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미국을 통해서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 기독교계에 문학을 반대하는 청교도적 태도가 그대로 유입되었다. 이렇게 볼 때 기독교와 문학의 배타적인 관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경과 문학

그렇게 교부들의 시대부터 교회가 외면해 온 문학에 대해서 요즘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가질만하다.  신앙과 문학은 그렇게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기독교적 소재를 그들의 작품에서 다룬 작가들을 열거해 보겠다. 이태리의 단테는 『신곡』에서 기독교적 소재를 다루었는데 특히 그 작품에 나오는 ‘지옥 편’은 유명하다. 청교도적 신앙을 지녔던 영국의 밀턴은 『실낙원』에서 천국과 지옥 그리고 하나님과 사탄의 문제를 다루었다. 청교도 시대에 평신도 설교자로 활동했던 번연은 『천로역정』에서 신앙인의 삶을 다루었다.

19세기에 와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쓴 도스토옙스키, 『부활』을 쓴 톨스토이는 모두 신앙인들이었고, 그들의 작품에서 신앙적 주제를 다룬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레 미제라블』을 낸 위고는 이 작품에서 예수 상을 그리고 있다. 미국의 『주홍글자』의 작가 호손과 『백경』의 작가 멜빌, 그리고 20세기의 영국의 엘리엇과 루이스, 20세기의 불란서의 작가 베르나노스와 모릭악, 영국의 작가 그린, 미국의 작가 오코너 등은 기독교적 신앙을 그들의 작품에서 다룬 훌륭한 작가들이다.

그들 가운데는 신앙에 대한 회의를 작품에서 다룬 사람도 있고 신앙적 확신을 다룬 작가도 있지만, 어떻든 이 훌륭한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 안에서 기독교 신앙을 다룸으로써 문학을 통해서 신앙이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하면 문학과 신앙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여기서 교회에서는 문학과 신앙을 배타적인 것으로 보았는가 하면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문학과 신앙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신앙의 원천인 성경과 문학의 관계를 살펴본다. 먼저 성경은 주로 문학적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표현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법은 시나 묵시록인데, 이 모두는 문학적 형식이며 상상력의 산물이다. 그리고 신약의 산문들에서 사용되는 상징과 비유는 분명히 문학적 표현 방법이다. 예수께서는 천국에 대한 설명을 하실 때 매번 비유를 사용하셨다. 마태복음 25장 1절에서 열 처녀 비유를 보면 그 비유는 “그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라고 시작한다.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탕자의 비유로 표현되었고, 천국에서의 심판은 쭉정이와 알곡, 양과 염소의 비유를 통해서 표현되었다. 여기서 예수님은 문학적 형식을 빌려서 당신의 복음을 전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흔한 예로 여호와를 목자로 하나님의 백성을 양으로 비유한 것도 문학적 표현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마태복음 13장 34절에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라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예수님은 비유를 자주 사용하셨다. 이러한 은유적 비유는 시편이나 아가서에서 쉽게 발견되지만, 특히 신약에 오면 예수님이 비유법의 대가인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편지와 설교에서 고전 작품들을 인용한 바울은 문학작품을 많이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 디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그레데 원주민 시인 에피메니데스의 글을 인용하고 있으며 그 인용 다음에 디도서 1장 13절에서 “이 증언이 참되도다”라는 논평까지 곁들이고 있다. 바울은 희랍의 시인 그리안데스, 아라두스 및 에피메니데스의 글로부터 인용하면서 사도행전 17장 28절에서는 “너희 시인 중 어떤 사람들의 말과 같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바울은 고전문학에 정통한 사람이었고, 고전문학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기독교의 진리를 옹호하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는 바울이 문학의 형식이 아니고 문학의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예수님과 바울은 문학적 비유를 좋아하거나 문학작품의 내용에 정통해 있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이 문학을 멀리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구체적인 경험의 세계를 그린다는 면에서 성경과 문학은 통한다. 문학작품에서 전달되는 내용이나 교훈은 구체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사건을 독자로 하여금 느끼고 경험하게 한다. 소설과 극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시에서도, 석양에 관한 시이거나 사람에 관한 시이거나 신앙에 관한 시이거나 간에 그 대상을 직접 느끼고 경험한 시인이 자신의 경험을 언어로 표현한다. 독자는 그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한 경험을 간접적경험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문학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성경에서는 어떤 사건을 직접 경험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신앙적 경험,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나아가는 이스라엘 민족이 겪은 고난의 여정, 다윗 이 겪은 고난과 영광, 사사들의 실패와 성공, 선지자들이 직면한 고난과 고난의 극복, 시련을 겪은 욥, 예수님의 구체적인 사역활동,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경험, 이러한 경험들을 우리는 신구약에서 접하게 된다.

경험이라는 면에서의 문학과 성경의 상관성을 예수님이 즐겨 사용하신 비유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유란 원래 구체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표현법이다. 아가씨의 입술이 빨갛다거나 입술이 투명한 빨간색이며 탄력이 있다거나 하는 수식어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그녀의 입술이 잘 익은 앵두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입술을 우리가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앵두에 비유했을 때, 그 아가씨의 입술이 구체적으로 그리고 선명하게 우리 눈앞에 떠오르게 된다.

이 비유적 표현에 나오는 입술을 우리가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느끼는 것은 우리가 앵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앵두와 잘 모르는 그녀의 입술을 나란히 놓음으로써 잘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 비유법을 사용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잃은 양을 찾아 기뻐하는 목자에,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왔을 때 기뻐하는 아버지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가 평소에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것에 빗대어서 알려준 것이다. 예수님이 비유를 즐겨 사용했다는 것은 그분이 구체적인 우리의 경험에 호소하려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구체적인 인간 경험은, 문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문학과 긴밀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 성경을 훌륭한 문학작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실은 특히 많은 문인들이 성경으로부터 자신의 문체를 터득하고, 문학에 대한 영감을 얻고, 성경을 문학으로 연구해 왔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흠정영역성서가 문체의 모범이 되어 왔다는 것은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상식이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신구약 성경은 예술의 위대한 법전이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은 성경이 문학적 영감의 원천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블레이크는 왜 성경이 다른 책들보다 매력적이고 교훈적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 후, 그것은 성경이 영적 감각인 상상에 호소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상상의 세계인 문학과 상상에 호소하는 성경은 서로 통한다.

19세기에 존 드링크워터는 『문학으로서의 영어 성서』라는 책을 썼고, 20세기 초반에 모울튼은 성서를 문학양식에 따라 분류했다. 그 후로 성경을 문학적으로 접근한 논문들과 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한국에서도 1978년에 조신권 교수가 『성서문학의 이해』라는 책을 냈다. 지금은 더 나아가서 새로운 문학비평 방법을 성서해석에 적용시키려는 시도가 과감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사비평, 독자반응 비평, 해체주의 비평, 여성주의 비평까지도 성경에 적용시키고 있다. 특히 여성주의 성서비평의 결과 여성주의 신학이 나오기도 했는데, 여성주의 신학은 소외된 자들의 편에 선 예수님의 복음의 내용을 드러내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금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흔히 성경을 ‘작품’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발맞추어서 목회자들이나 신학자들이 모여서 문학동인회를 만들어서 동인지를 내는 등 신앙인들이 전보다 활발하게 문학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 교단에 속하는 침례신학대학교에서도 교수들과 목회자들이 모여서 『목산문학』이라는 동인지를 내고 있다.

성경해석과 문학적 소양

성경이 문학적 표현을 빌려서 기록된 책이기 때문에 문학적 소양은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문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성경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성경 해석에 있어서 어느 부분을 문자적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느냐 혹은 비유적으로 이해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어느 구절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실상 문학적 감각 없이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환상들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하는 문제는 성경해석학 이전에 문학적 감각이 요구되는 일이다. 계시록 20장 4절의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니”에 근거한 천년왕국설이 그 해석에 따라 전천 년 왕국설과 후천 년 왕국설로 나누어지고 전천 년 왕국설은 다시 세대주의적 해석과 역사적 해석으로 나누어진다. 무천 년 왕국설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천 년 왕국설을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사람들은 계시록에 나타난 천 년이라는 숫자를 글자 그대로 천 년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계시록은 요한이 반모섬에 유배되어 있는 동안 환상 중에 본 것을 기록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서두에서는 “나팔 소리 같은,” “흰 양털 같고,” “비치는 것 같더라”처럼 어떤 것 “같더라”는 유추적인 표현이 거듭 나타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러한 직유적 혹은 유추적 표현이 줄어들고 직설적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21장 18절에서는 여전히 “그 성은 정금인데 맑은 유리 같더라”고 유추적인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유추적으로 그려진 세계를, 특히 환상 중에 나타난 묘사나 숫자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묵시문학의 해석에서 큰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천 년이라는 기간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여 천 년 왕국설을 가지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다. 20장 4절 이하에 나오는 천 년이란 말은 단순히 긴 기간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리말에도 “어느 천 년에 그것을 다 하겠느냐?”는 표현이 있는데, 이때의 천 년은 긴 기간을 의미할 뿐이다. “하늘에서의 하루가 세상에서의 천 년 같다”는 말은 하늘에서의 시간 개념과 세상에서의 시간 개념이 다르다는 것인데, 그 말을 창세기의 엿새는 6,000년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면, 이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상 성경에 나타난 숫자를 이렇게 문자적 의미 그대로 해석함으로써 휴거론자들의 종말 연대가 정해졌었다. 이러한 엉뚱한 해석은 그 해석자들에게 기본적인 문학적 소양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요한이 반모섬에 유배되어 있으면서 당시 심한 박해를 받고 있던 기독교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이 환상적인 세계를 기록했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기록자가 그린 환상의 세계를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서 천 년이라는 숫자를 가지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요한의 계시록은 한 편의 환상문학 작품이다. 예를 들어서, 『걸리버 여행기』 같은 환상적인 작품에 나오는 인물이나 지명에 대해서 그것들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말하거나 소인이나 거인의 크기 차이에 대해서 논란을 벌이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우리는 요한계시록의 세부사항에 대해서 논할 것이 아니라 요한이 환상문학의 표현방법을 빌려서 전달하려는 그의 신앙적 의미를 파악하려고 해야 한다. 예수님이 재림하시기까지 기독교인들이 많은 박해를 당할 것이라는 것 그러나 예수님의 재림 때 이루어질 새 하늘과 새 땅을 내다보면서 그 박해를 이겨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파악하면 된다. 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촛대는 꼭 일곱이 아니고 열둘이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천 년이라는 기간도 꼭 천 년이 아니어도 되는데, 천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천 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그 천 년이 앞에 오던 뒤에 오던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성서해석과 문학적 소양에 관한 이야기를 조직신학자인 도한호 교수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정리하고자 한다. 도 교수는 『목산문학』의 창간사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성경이 비록 인간의 창작이 아닌 하나님의 계시라 할지라도 ‘문자’라는 매개체를 통해 문학의 형식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누구나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문학과 문학의 방법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이분이 조직신학 학자라는 것을 염두에 둘 때 이 언급은 성경의 신학적 해석과 문학적 소양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