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감리회 장정개정위원회 공청회 제안

   이번 장개위의 사명은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감리교회를 개혁하지 못하면 감리교회는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지만, 개혁에 성공한다면 감리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를 견인하고 한국 사회를 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강개위원들은 어느 때보다도 겸손하게 기도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신중하게 법안을 심의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기회가 감리교회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릅니다. 독립연회다 대안연회다 하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는데 이는 그냥 겁주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전체 감리교도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몇 가지를 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1, 헌법 전문에 대하여 제안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전문은 손도 대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개혁입법이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지더라도 그것은 절반의 성공일 뿐입니다. 전문은 감리교의 얼굴로 감리교회의 정체성과 정신, 역사와 비전이 담겨져 있어서 감리교회의 위상과 가치를 알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현행 전문은 너무 간명하고 그 내용이 미약하여 감리교회의 역사와 가치를 담기엔 역부족입니다. 이번 기회에 감리교회 130년 역사를 정리하고 그 정체성과 비전을 다듬어 전문에 담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 수정안을 여기 제출합니다. 꼭 장개위 전체 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루어 주시길 요청합니다. (첨부1)

2. 감리교회의 다양한 위원회를 구성해야합니다.

교회와사회위원회, 생태와환경위원회, 여성과영성위원회, 평화와통일위원회 등...

다양한 현안에 맞는 위원회가 구성되어 대응하고 책임 있게 참여해야 합니다. 위원회가 제안되어 진행되어 왔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장개위에선 어떤 입장인지 알고 싶고 반드시 장개위 전체 토론을 거쳐 입법총회에 상정되어야 합니다.

감리교회는 교회 성장 동력을 잃었습니다. 급속히 신도수가 줄고 있으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폭은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어느 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성장 동력을 밖에서 찾아야 합니다. 청년과 청소년, 주일학교가 텅텅 비어가는 것은 그 단체의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여러 종교들 가운데 유일하게 가톨릭이 성장하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가톨릭은 80년대 개신교회의 성장을 원인을 분석하고 그것이 성령운동과 성경공부, 성직자들의 도덕성 강화와 실력향상, 그리고 대사회적인 대응과 참여에서 찾았습니다. 그 결과 상식적인 보편적 종교가 되었고 일반 지식인들이 호감을 느끼는 종교가 되어 성장 동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늘 현장에 계셨습니다. 사회참여는 예수님의 길을 걷는 제자 된 도의입니다. 사회 참여는 감리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5년 전부터 환경선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창조신앙과 생태신학의 근간이 되는 기독교의 중심복음입니다. 그런데도 교회는 이 문제를 애써 외면해 왔습니다. 지구환경파괴가 지구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선교는 도덕적 문제이며 종말론적 신앙의 문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선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는 소중한 마당입니다. 모든 연회, 지방, 교회마다 환경선교위원회를 구성하고 전 교회 지붕에 햇빛 발전소를 건설한다면 사회적 파장은 대단할 것입니다.

이 문제를 포함하여 위원회 구성과 위상을 충분히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선거 방식과 공영제

지금까지 선거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돈이었습니다. 돈은 아무리 선한 동기를 감안해도 해독이 될 뿐입니다. 감독선거만 보아도 한 번 치러지는 선거 비용이 100억원을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대략 따져보면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감리교 사태의 원인도 결국은 돈이었습니다. 밥 한 끼 안 먹냐? 밥 한 끼만 먹어도 1억 원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헌금이 2년에 감독선거 비용으로만 100억 원이 사용된다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일뿐만 아니라 이는 범죄행위입니다.

돈 선거는 당선이 되더라도 족쇄가 되어 정상적인 정치와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합니다. 좋은 지도력을 세워 놓고 제대로 가동도 못하고 좌절되는 이런 상황의 반복은 감리교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돈 안 쓰는 선거로 가야합니다. 그 중 하나로 제기된 제비뽑기 방식이 왜 거부되었는지 알고 싶고 제고의 여지는 없는 지 묻고 싶습니다.

현재 제안된 방식은 선거인단을 넓혀 더 많은 민심을 반영한다는 의미에서는 진일보하였지만 돈 선거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어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돈 안 쓰는 선거를 더 깊이 고민해야 할 이유입니다. 이것을 바꾸지 못하면 다른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개혁한다고 해도 큰 성과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4. 연수원과 정책연구소

연수원을 축소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연수원 기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영성적 관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앙의 근본을 찾기 위한 청신호입니다. 이에 대한 교단적 대안과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영성훈련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목회자 대중과 평신도 지도자 대중들에게 적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리교 수도원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수도원은 대안공동체 마을과 연동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시스템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안마을구성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 마을과 함께 하는 교회 모델 등 다양한 목회와 교회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감리교회 정책을 만드는 정책연구소의 신설을 제안합니다. 모든 기업은 생존을 위해 연구소를 가지고 있고 보통 이익의 30% 이상을 연구소 비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시대상황과 세계상황을 읽고 대처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라는 단체를 운영해보았습니다. 그 작은 환경단체도 교회환경연구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교단이 연구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뇌가 없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감리교회의 개혁은 2년에 한 번씩 다루어져야 할 사안이 아니고 전문가 집단들에 의해 항상 다루어지고 논의되어야 합니다. 브레인 그룹을 만들어 가동하면 상당한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생태목회연구소를 만들 예정입니다.

5. 산돌학교

감리교회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일까요?

지난 몇 년 동안 그 가치는 엄청나게 추락하였습니다. 그 위상을 회복하고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일이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앞으로는 이미지 선교가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차세대 신도들을 세우지 못하면 그 조직은 멸종합니다. 인류가 지금부터 아이를 낳지 않으면 100년 안에 인류는 지구상에서 멸종됩니다. 청년, 청소년, 어린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젊은 층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산돌학교는 감리교회의 미래 지도력을 생산하는 소중한 장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간 감리교회는 산돌학교에 대해 소극적 지지를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돌학교가 이만큼 자리를 잡고 그 위상을 갖고 있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입니다. 뜨거운 손뼉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제 감리교회가 더 적극적인 협조로 산돌학교를 대안학교 명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목표가 작은 구도자를 만드는 것이라는데 감리교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영성, 농사, 목공, 놀이, 풍물, 학문, 생태, 기행 등 다양한 대안들이 실험되고 실행되는 학교로 자리 잡아, 지나친 경쟁에서 빚어진 폐해를 딛고 공동선을 지향하며 평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도와야 합니다. 거기에 산돌학교가 있습니다.

하지만 산돌학교는 지금 불안합니다. 감리교회가 폐지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습니다. 오늘 여기에도 산돌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이 많이 참여하셨습니다. 저도 산돌학교에 큰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감리교회는 산돌학교에 대한 정확한 제도를 만들어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안심하고 배울 수 있도록 길을 모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참조 1) 

감리교 개혁 진영의 헌법 <<전문>>에 대한 의견

감리교회는 성서, 전통, 경험, 이성이라는 네 가지 기둥 위에 세워졌으며 신앙과 칭의의 내면적 영성과 경건과 성화의 실천적 영성을 기반하고 있다. 한국 감리교회는 내부의 민주화와 민족의 독립, 사회 구제와 교육에 힘썼으며, 영혼구원과 사회구원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왔다. 또한 개인의 양심과 윤리적 실천, 사회적 평등과 정치경제적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아울러 약자를 보호하고 어려운 이웃을 구제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책무를 감당해 왔다.

하지만 지금 감리교회는 감독회장 사태로 인한 여파로 그 치부를 드러내어 부끄러움과 아픔을 겪고 있다. 다행이 지난 6년 동안의 내홍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는 감리교도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감리교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개특위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개혁안을 만들었고 그 법안을 장정개혁위원회에 제출했다. 장개위는 개특위 개정안은 물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최종 개혁안을 10월 입법총회에 상정하고 입법총회는 개혁입법을 제정한다. 10월 입법총회에서 감리교회의 정신과 정체성을 정립하고 의회, 총대, 감독, 선거제도 등 반드시 개혁이 있어야 하며 사회선교의 확대, 여성의 참정권 확대 등 민주적 재편이 있어야 한다. 또한 목회자 최저생계비, 은급제도의 개혁도 있어야 한다. 이에 감리교개혁을 열망하는 제 단체들은 향후 몇 차례에 걸쳐 개혁입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헌법 전문에 대한 의견이다.

전문 요약

장정 전문 개정안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진리를 믿고, 진실한 신앙생활을 통해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신앙공동체이다. 감리교도들은 각 시대마다 사랑과 헌신으로 역사적인 사명을 감당해왔다.

18세기 요한 웨슬리(1703-1791)의 복음신앙과 성화신앙에 힘입어 영국감리교회가 출현했다. 그 뒤 미국 선교로 1784년 미국감리교회 연회를 조직했다.

19세기 말, 조선에 들어온 미국감리교회(1884)와 미국남감리교회(1895)는‘복음화’와‘근대문명화’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료와 교육, 전도와 문서선교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 응답하며 기독교 복음을 수용한 초기 한국감리교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구원의 큰 길로 고백하며 신앙운동과 개화운동, 영적각성운동과 민족자주의 3·1독립운동, 농촌계몽운동과 항일운동, 언론운동과 신문화운동 등을 전개했다.

1920년대 중반 이후, 일제의 불의한 통치 아래, 조선사회는 시대의 변천에 직면했고, 특히 식민지 경제의 궁핍 속에서 신사조와 사회주의 유입으로 청년층의 관심과 참여가 쏠리면서 교회는 위기에 직면했다. 새로운 선교 비전과 정책의 요청에 직면한 북·남감리교회 조선연회는 1930년 12월 2일 합동총회를 열어 기독교조선감리회를 조직하고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의 길을 천명하며 신앙과 교리, 조직과 제도, 입법과 행정의 표준을 담아 ｢교리와 장정｣을 제정하였다.

해방 후 한국감리교회는 일제 말 세계 2차 대전의 참화와 왜곡, 분단과 한국전쟁, 가난과 독재의 시련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의 격동을 헤쳐 나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전하며 구원의 신앙공동체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힘썼다. 그간 많은 갈등과 세 차례 분열이 있었지만 1978년 10월 통합총회에서 채택한 분권형 민주지향 체제와 개정된 헌법으로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전대미문의 지구생태위기와 민족 분단의 큰 벽 앞에 통일조국 실현과 창조세계의 청지기로 부름 받았다. 한국감리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서 사명을 다하려는 다짐과 희망을 담아, 수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2015년 10월 입법의회에서 다시 개정하게 되었다.

참고자료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일은 너무나 소중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