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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관찰은 한 명상행위
최종수  |  asburych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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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7월 11일 (토) 23:16:10
최종편집 : 2015년 07월 11일 (토) 23:50:45 [조회수 :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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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다리곰보버섯. 이른 봄에 돋는 맛 좋은 식용버섯이다.

 

버섯관찰은 한 명상행위

 

버섯관찰의 재미는 세상 처음부터 거기 제자리에

홀로 존재하였을 그 경이로움(wonders) 때문이다.

그 경이로움을 보지 못하던 눈이 열린 것이다.

비옥한 흙을 만들어 내면서 흙을 재생하는 일을

태초부터 누구하나 알아주는 이 없이

아무도 모르게 소리 없이 수행하고 있다.

숲속의 여러 주인공들 가운데 버섯은 하나님의 명령,

곧 땅을 잘 돌보고 가꾸고 보존하라는 명령을

어김없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활엽수는 해마다 가을이면

엄청난 양의 낙엽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죽은 나무 가지들이

떨어지거나 또는 죽은 나무들이 쓸어져 쌓인다.

그런데도 많은 양의 낙엽과

죽은 나무가 한 없이 퇴적하지 않고

어느 정도 일정량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버섯이나 곰팡이 같은 균류와 세균들이

이러한 쌓여만 가는 유기물을 모두 분해하기 때문이다.

쓰러져 죽은 굵은 나무 한 그루가 모두 분해되어

흙이 되려면 20년이나 걸린다고 하니,

말하자면 버섯류는 숲속에서 그 일을

오랜 기간에 걸쳐 소리 없이 수행하고 있다.

 

버섯의 신비에 대한 감탄은

곧 종교경험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버섯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 그 다양함,

저마다 지닌 비밀 이야기와 그 모습의 찬란함에

경탄이 저절로 우러난다면 그것은

종교경험의 경지라 아니할 수 없다.

버섯이라는 존재를 있게 만든 그 힘에 대한 감지(感知)는

분명 종교적 경험이다.

그러므로 버섯관찰은 한 명상행위,

기도행위라고 불러도 좋다.

 

가슴 깊이 와 닿는 어떤 경이로움, 놀라움,

어떤 무한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 같다는 이 느낌은

신앙의 경지에서나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아니겠는가?

버섯이라는 존재가 이 우주 안의 삼라만상 가운데 현존하여

생명의 주기와 순환 속에서 누구 하나 보아주지도 않고

알아주지도 않는 가운데 자기 존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인간의 언어로 다 묘사할 수 없고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버섯관찰은 버섯과 나누는 신비하고 은밀한 대화이며

사랑의 속삭임이다. 서로의 신비를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그 신비를 하나씩 벗겨내는 사랑의 행위와도 같다.

은밀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때때로 사랑의 극치를 경험하게 된다.

상대를 황홀하게 바라다보며 감탄함 없이

어찌 사랑을 나눈다 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버섯이라는 신비한 존재가 말하고 있는 자기 존재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행위가 바로 버섯관찰이다.

버섯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늘어나면 늘어갈 수록

그 만큼 더 더욱 버섯의 신비에 매료당하게 된다.

 

   
▲ 구멍장이버섯 갓 표면의 아름다운 무늬. 식용버섯이지만 맛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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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4 12:17:23
아름다운 글 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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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24.153.121.222)
2015-07-20 18:09:34
고맙습니다. 자주 오셔서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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