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문자적 해석은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면 돼지고기도 먹지 말아야 하고 선지국도 먹을 수 없습니다. 문자적으로만 보는 것에 대해서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따라서 전후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시대적 배경이나 당시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식으로 자기 혼자 조용히 문자적으로 성경을 실천하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돼지고기 안 먹고 동성애 안 하고 이런 식으로 자기만 잘 지키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죄가 되지도 않습니다. 십일조에 대해서도 이 시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자기만 조용히 소득의 십분의 일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오히려 경건한 신앙인으로 칭찬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문자적으로 지킬 것을 다른 이에게 요구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에게 요구하는 것은 학문적 검토를 거친 것만을 요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아가서 강요를 하거나 교회 내에서 임직할 때 조건으로 달거나 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자가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사도바울의 교훈을 받아들여서 여성 크리스찬이 교회 내에서의 발언을 좀 자제해 준다면 아름다운 양보의 미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공식석상에서 요구하는 것은 교회의 분란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여성을 목사로 안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여자를 목사로 세우지 말라는 구절이 성경에 없기 때문입니다. 잠잠하라는 걸 해석하고 풀이해서 그렇게 적용하는 거죠.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할 경우 과연 어떤 부작용들이 일어날까요? 만약 성경을 정말로 문자적으로 적용해서 동성애도 금지하고 여성신자들이 교회에서 사역하는 걸 축소하자고 주장하려면, 그 사람은 돼지도 먹지 말고 선지국도 먹지 말아야 합니다. 토요일에도 일하면 안 되고요.  하지만 이런 걸 못 지키더라도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로 시인하고 믿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좀 떠들어도, 동성애를 좀 해도, 완벽하게 율법을 못 지켜도 주님께서는 그를 믿는 모든 자마다 멸망시키지 않고 구원해 주십니다.

사실 신학서적을 안 읽고 성경책만을 읽는 다수의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입니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성경의 행간에 나오는 의미들을 추론하고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나오면 그대로 하나님만을 섬길 뿐입니다.  그 구절을 가지고 엘로힘과 야훼를 구별하거나 other gods의 의미들을 비교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다투는 여인과 사느니 차라리 산 속에 들어가 사는 게 오히려 낫다는 잠언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실생활에 잘 적용하면 부부싸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신학자들이 아닌, 일반 크리스찬에게는 자신의 신앙적 소신을 따라서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용히 실천하는 것이, 부작용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교회 공금 횡령하고 성범죄 저지르고 세습하는 것에 비하면 양반인 것입니다. 물론 신학자들이 성경을 올바로 해석해서 공급하고, 크리스찬들은 그것을 존중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