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토론회 발제는 문서로 발표된 것이 아니고 구술로 진행됐다. 아래 첨부한 발제문은 기자가 대략의 녹취를 정리해 놓은것에 불과함을 밝힌다 - 기자 주 

대학구조조정을 위한 평가 포기의 문제점 (최범선 목사)

종교지도자를 양성하는 학교는 평가받지 않아도 된다. 단 평가를 받지 않으면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 평가를 받아도 종교지도자를 배출하는 학교는 인원을 손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감신은 대학구조조정을 위한 평가를 포기했다. 대학구조조정평가를 시도한 목적은 한국에 4년제 대학이 180개로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학교를 A, B, C, D, E로 나눠 D와 E 등급은 재정지원을 안한다. E는 문을 닫게할 것이다. A와 B는 이미 정해져 있고 대학마다 C나 B등급을 받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감신은 이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지금도 재정확충이 어렵다하면서, 교단이나 동문들의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서도, 교수들과 의논해서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사회에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따졌더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총장이 평가를 안받겠다고 하니까) ‘익스큐즈’하고 넘어갔다는 거다. 이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

타교단 신학은 그만두고 목원과 협성은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목표는 C란다. 이 둘은 내년부터 재정지원을 받겠다고 하는데 감신은 안받겠다고 포기한 것이다. 그러면 재정지원 안받고도 목원 협성과 경쟁해서 더 나은 교수를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단내에서뿐 아니라 타 교단 신학대학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자초한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준비하지 못한 과실이라고 본다. 총장을 만나서 대학구조조정평가를 포기한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전임교원율이 낮아서 포기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대학평가 100점 만점중에서 전임교원율은 8점에 불과하다. 나머지 92점에 대해선 노력해서 만들어야 하는데 포기한 것이다. 8점이 달린 전임교원율도 막상 평가를 받으면 0점을 받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머지 92점을 포기했다는 것다. 이해가 안된다.

다른학교는 내년을 준비해 왔지만 어쩌면 우린 준비를 안했던 것 아닌가 나름의 생각을 해본다. 왕박사님 와 계신데, 내가 검색을 한번 해봤다. 학점등재지 이상의 논문을 내는걸 KCI급 논문이라고 하는데 왕교수님은 매년 KCI급의 논문을 내오셨다. 그런데 감신의 어떤 교수는 2009년 이후에 KCI급은 커녕 일반 학술지에 논문 한번 내고는 지금까지 한 편도 안썼더라. 그것도 1/n을 획득하는 공저 논문이었다. 충격이었다.

전임교수를 채우는거 중요하다. 근데 이 분야가 8점이면 나머지 분야에서 점수를 만들어 가도록 했어야 하는것 아닌가. 더구나 1학기에 대학구조조정을 위한 1차평가는 이미 마쳤고 2학기에는 정성평가를 한다. 정성평가가 뭐냐하면 180개 대학을 똑같이 놓고 상대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내용중에 뭐가 있냐면, 40점이 달린것인데, 그 학교에 특성화가 있느냐, 교양과목을 제대로 가르치냐, 전공과목을 심도있게 가르치느냐 하는걸 본다고 한다. 교수님들이 이걸 제대로 제시해 주셔야 하는 거였다. 우리 학교의 특성화를 제시하고, 교양과목을 보다 더 잘가르쳐서 훌륭한 영적지도자가 되기 위한 인문학적 소양을 높인다던지, 전공분야를 어떻게 가르쳐서  학생들이 M. Div를 가던 박사과정을 가던 훌륭히 공부해 낼수 있게 뒷받침을 한다던지, 이사들이 하지 말라고 했어도 어떻게던 교수들이 제시해 냈어야 하는 것 아니었는가?

전공심화과정을 특성화 해서 학생들이 M. Div, 박사과정, 혹은 목회현장에 나가서 어떻게 할 것인지 특성화에 대해 제시를 했어야 한다. 국가재정보조를 안받으면,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학교에서 어떻게 재정확충이 가능할까? 국가재정지원의 규모가 반값 등록금을 받고도 운영을 할 수 있을 만큼이라던데 왜 포기를 했는가.

대학원 구조 조정을 통한 대한 마련

1. 학부를 특성화해야 한다. 교양과목 특성화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전공심화 과정 특성화를 통하여 M. Div 과정과 Academic 대학원에서 효율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돕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요즘 추세는 M. Div 마치고 박사과정을 하라고 하고 있다. 한국의 신학교는 다 이렇게 하는데 감신과 한신만 안하더라. 이건 어떤 면에서 편법이다. 우리 후배들이 이제 총신이나 서울신학 출신들을 못따라 간다. 내면을 들여다 보자면, 학부 졸업하는 학생들이 대학원에서 36학점 따고 졸업한다. 타대학은 92학점 공부하고 졸업한다. 경쟁이 되겠는가? 학부를 어딜 나왔든 M. Div를 나온 학생들이 목회하게 해야 한다.

2. M. Div 과정 설치와 운영을 통한 질 높은 감리교 목사 양성과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 교리와 장정에 이수하여야 할 학점으로 이론신학 12과목 36학점, 실천신학 12과목 36학점, 교단 요구과목 6과목 18학점(합 90학점)을 명시하도록 교단에 요청할 필요가 있다.

3. Academic 대학원 운영을 통한 질 높은 감리교회를 위한 신학자 양성과 감리교 중견 목사 지원 그리고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 감신생들이 하는 말이 학부에서 하던 말을 대학원에서 또 들어야 한다고 한다. Th. M, D. Min, Th D, Ph. D 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서 학부와 Academic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교수와 M. Div 과정에서 강의하시는 교수님을 구분하여 학문의 질적 향상과 목회자 양성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여야만 한다. 그러면 이 학교가 점점 더 재학생이 많아지며 학교도 발전하지 않겠는가. 협성과 목원도 마찬가지로 운영되면 좋을 것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동문 후원 그룹 마련을 통한 재정 확충

1. 감신 사랑 일만 운동 전개하자.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교회와 학교가 협력관계가 되어야 한다.

2. 지속적인 모교를 위한 기도와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3. 신입생 모집을 위해 동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된다. 모든 교수의 지방 및 교회 방문을 적극 지원하여 우수한 신입생을 발굴, 모집, 지원하는 일도 하자. 나는 우리 교회에 똑똑한 아이 있으면 목회하라고 하려 한다. 학비 다 대줄테니 목회하라고 권유하려 한다.

이상의 실현을 위해서는

1. 감신 교수들이 무조건적인 일치되어야 한다. 이번 감신 사태에서 분열이 있었는데.. 무조건 하나되어야 한다.

2. 이사회의 학교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이해와 참여 - 우리나라 사립대학교의 평균 이사수가 7-9명 사이다. 이 작은 학교에 우린 19명이다. 왜 이리 많은지... 그럼 이들이 학교운영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사들이 대학구조조정평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이사회에 총장이 와서 안받겠다하니까 모두 익스큐즈 해주지 않았던가? 이사회에 와서 이사들이 뭘 하는건가? 연회파송 제도가 문제라 하는데 이것도 해결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동문, 이사, 교수가 동수로 참여하는 상설 기획팀을 구성하고, 이사회와 총장은 여기에서 제시하는 의견을 받아 실행하겠다는 통합적인 결의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국가재정을 받는 길은 전혀 없는건가.

없다. 평가는 끝났다. 그런데 꿈같은 길이지만 우리 교단내의 학교가 통합하는 길이다. 통합이 되는 순간 평가를 다시 받고 재정지원을 받는 길이 있다. 대학원도 평가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정부는 인구문제가 있어서 대학을 줄이려 하고 학생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2015년 감신사태를 맞으며 감신대의 미래를 위한 제언

우리는 어떠한 감신대의 미래를 그릴 것인가에 대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려고 한다.

첫째) 미래를 현재와 과거의 바탕 위에 세워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잘못된 과거는 반드시 밝혀내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감리교회의 신학 성격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 복음주의니 자유주의니 하는 규정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에너지 낭비를 하지 말고 진정한 웨슬리의 후예답게 포용적이고 넓고 깊은 신학 전통을 계승 발전할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셋째) 감신대가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단대학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해야 한다. 그래서 교수평의회는 차후 이사장은 교단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구조로 개편하자고 주장했던 것이다.

넷째) 학교에 보다 분명한 책임의식을 가진 이사들이 있어야 한다. 가령 상당한 헌금을 통하여 학교에 공헌한 사람에 한하여 이사 직분을 갖게 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겠다. 또한 학교의 재정, 인사, 규정 등 3대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사장 선출이 밀실에서가 아니라 보다 투명하게 되어야 한다. 감독회장을 자동직 이사장으로 하지 않으려면, 모든 감리교인들, 동문들, 교직원들 그리고 학생들 앞에서 이사장으로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학교에 어떤 공헌을 했고 또 할 것인지 등을 밝히고 이사장으로 선출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섯째) 현재 학부 입학정원 200명으로 총 800여명, 대학원에 700여명 등이 재학 중인 대학의 규모가 앞으로도 유지 가능한 것인지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하겠다.

여섯째) 교수와 직원의 인사문제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정의 정비가 있어야 한다.

일곱째) 연구 실적이나 강의 실적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매년마다 거의 자동으로 올라가는 호봉 체제로 되어 있는 교수 연봉 체제를 고쳐서, 연구 실적이나 강의 실적 등에 따라서 차등하여 연봉을 받는 형식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직원들 역시 능력에 따라서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여 급여가 결정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급여체제의 개혁을 통하여 재정을 절약하고, 교단과 교회의 지원을 받아서 젊은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여덟째) 학생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가령 영어와 성경의 졸업인증제를 실시하고, 여기에 신학생 필독 도서를 선정하여 반드시 읽고 시험을 통과하게 하여 인문학적인 소양을 높이는 등 좋은 목회자 양성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해서 학생들의 질적인 수준을 높여야 하겠다.

마지막 아홉째) 교수와 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하나가 되는 영성훈련 프로그램의 개발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드리고 싶다. 신학교는 미래의 목회자 양성 교육기관으로서 교회정치의 무풍지대로 지켜주시기 바란다. 군인들이 육사를 존중하고 지키듯이 그렇게 말이다. 오늘의 추한 교회 정치가 미래의 목회자 교육을 망치지 않도록 배려주시면 좋겠다.

2015. 7. 2. 감리교신학대학교 81동문 조경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