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크게 세 가지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식량(Food)과 에너지(Energy), 그리고 물(Water)의 위기입니다. 그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면 각 단어의 앞글자만 순서대로 따놓으면 됩니다. 'FEW' 세 가지 모두 '거의 없음'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여기서의 '없음'은 단순히 석유와 지하수, 식량의 부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사막화, 대규모 종의 멸종에서 보듯 지구 생명 전체의 적자(Earth deficit)입니다.

이 위기를 넘으려면, 무엇보다 지구의 신음소리를 듣고 생태발자국 지수를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생태적 죄를 회개하고 주어진 것들 안에서 누리며 신음하는 생명에게 힘을 주고, 교회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하늘, 땅, 물, 벗들의 지속성을 위해 애쓰게 될 것입니다.

첫째는 '하늘'의 지속성을 위해서입니다. 하늘의 위기가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화력발전과 방사능 문제를 야기하는 원자력발전에서 오는 것인만큼, 적정실내온도와 조명, 대기전력 차단 등으로 최대한 절약하여 사용기간을 최대한 늘리려 합니다. 적게 쓰는 것이 가장 큰 에너지 자원이자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길임을 알기에, 에너지가계부를 쓰거나 교우들과 함께 교회절전소를 지어갑니다. 적극적으로는 교회 지붕에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성령의 길’이라 비유되는 태양광 전지판을 올리기도 합니다. 교회 둘레엔 담장을 없애고 마당엔 작은 숲을 조성해 처음 불어넣어주셨던 하나님의 숨이 그랬듯 자유하게 숨을 쉬게 돕습니다. 또한 비록 작지만 생명이 숨쉬고 지역 주민들이 드나들며 친교하기에 부족함이 없게 합니다.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어 놓아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세상과 교회를 오고가게 하기도 합니다.

둘째는 ‘땅’을 위해서입니다. 먼저는 흙에서 난 사람은 흙에서 난 음식을 먹고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고백하고, 오염된 땅에서 난 음식을 먹고 살아와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이 병든 것을 회개합니다. 더 많은 음식을 쉽게 생산하려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므로 땅 속의 유익한 미생물을 죽여 땅이 점점 그 생산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알고, 흙 한평을 살리며 생명의 먹을거리를 얻고자 주말농장이나 도시텃밭 체험에 함께 해갑니다. 또 땅을 살리며 생산에 힘쓰는 농촌교회와 함께, 교회밥상은 물론 교우의 가정 밥상까지 국내산 유기농쌀 등으로 생명의 밥상을 차려 몸은 물론 땅과 환경 농민 농촌을 살리기 위해 애씁니다.

셋째는 ‘물’을 위해서입니다. 물은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자신들이 쓰고 있는 물이 어디서 생산되어 어떻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지 알게 돕습니다. 그래서 물을 오염시키거나 대량의 하수를 만들어 물의 순환을 끊는 일을 삼가게 합니다. 교회에서부터 물의 순환을 보며, 물을 맑게 하는 EM 세제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넷째는 ‘벗’들을 위해서입니다. 창조의 은총 안에 있으면서도 그 은총을 충분히 누리고 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주말생태교실을 열어 산과 들, 자연을 찾아가 많은 생명을 만나게 돕습니다. 비록 회색도시에 살고 있을지라도 푸른 마음을 품고 자연과 친구되게 합니다. 그러면 신음하는 자연과 이웃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 돕게 됩니다. 그 동안 이웃과 자연을 배려하지 않고 물품을 구입해온 것도 보게 하여 아나바다를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제품(재생지 등 환경상품 및 절전용품 등)으로 바꾸어가는 일에 솔선하게 됩니다. 또 밥 한 그릇의 소중함과 굶주리는 이웃을 생각하면서 '전기없는 주일', '고기없는 주일', '차없는 주일' '잔반없는 주일', '종이없는 주일' 등으로 나눔을 실천하기도 합니다.

이런 실천이 이 땅 교회들 가운데 시작되어, FEW의 위기에 처한 지구와 그 안에서 절망하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녹색교회가 되어주길 기도드립니다. 그러면 이 지구가 하나님이 보시고 다시 한 번 ‘참 좋다’하실 만큼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