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고 장구 치고 창까지 해야 할 총특재의 기소
슬픈 우리의 현실이고 오늘 감리교회의 초상(肖像)이다

정치적이지 않다는 그 입장에는 토 달지 않겠다

당당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총특재가 발끈했다고 한다. 지난 5월13일 총특재가-2015년 1월30일 감독회장 당부재판 신청(총회2015총특일01직무상고발) 건을 기소하기로 결정한 그 기소에 대해서 당당뉴스 6월2일자 <총특재 김용우 위원장 왜 사퇴했는가> 기고한 글에서 내가 정치재판이라고 규정한 부분에 대해서 발끈했다는 말로 듣는다.

그리고 당당뉴스 기자는 총특재위원인 변호사 홍선기장로가 당당뉴스에 전화로 해명한 내용을 상세하게 실었다. 요지는 ”총특재의 결정은 정치적 기소가 아닌 법리적 검토 결과 내려진 것”이라는 거고. 내가 “정치적인 재판이라고 한 것은 너무 성급하게 판단했다”는 것이다. 총특재는 정당했고 남재영목사는 성급했다는 홍선기장로의 해명에 더 이상 토를 달고 싶지 않다. 법 전문가인 변호사인 총특재 위원이 피고발인(박영천, 곽인, 안혜총)에 대해서 공소사실을 특정하여 작성한 공소장에 대해서 “정치적 기소가 아닌 법리적 검토 결과 내려진 것”이라는 점에도 토를 달지 않겠다. 그리고

‘총특재가 합의서 파기를 결의했다’는 남재영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총특재가 나서서 합의를 파기한 것이 아니라 양자중 한 측이 ‘어떤 이유’에서 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나왔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아 다르고 어 다름'을 분명히 했다(당당뉴스 기사).

여기서는 약간의 토를 달아야겠다. 나는 이 기사처럼 그냥 ‘총특재가 합의를 파기를 결의했다’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내가 당당뉴스에서 한 주장은 이렇다.

이즈음 묻고 싶다. 변호사들은 왜 총특재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가? 법리에 전문가인 그들이 왜 제2차위원회에서 범과사실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어 놓았는가? 그래서 변호사들이 앉아있는 그 자리에서 화의조정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그 결의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합의서가 파기되었다는 것은 당사자의 문제이다. 합의 당사자가 아닌 총특재가 합의서 파기를 결의하는가? 본부의 변호사들이 대답해야할 것이다(당당뉴스 기고).

그럼에도 나는 정치적인 재판이라고 확신한다

합의의 당사자 가운데 일방이 합의파기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총특재는 당사자간의 합의가 결렬 되었다는 결의를 했다. 총특재의 그 결의에 대해서 왜 그런 결의를 했느냐는 내 주장 질문은 그동안 일련의 과정은 그냥 헤프닝이었단 말이냐는 질타였다. 그 일련의 과정은 2015년 1월30일 감독회장 당부재판 신청(총회2015총특일01직무상고발)➝2015년2월23일 총특재에서 당부재판 심의➝2015년3월10일 총특재 제2차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화의조정키로 하고 위원장 김용우 목사에게 전권을 위임➝2015년3월24일 총특재 위원장 김용우 목사 주관 하에 양자가 합의서에 서명∙날인하는 이 과정에서 총특재 김용우 위원장이 합의를 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것은 총특재 변호사 위원들이 아니었는가 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나는 이 지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합의 당사자 가운데-쌍방이 합의서에 날인하고 난 다음-고발인측에서 합의서 내용을 문제 삼아 무효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총특재가 합의 불성립을 결의했다는 총특재의 그 결의 자체는 정당하다. 그러하나, 일련의 과정을 볼 때-더 이상 감리교회가 소송과 분쟁이 아닌 화해와 상생의 길로 가자는 충정에서 총특재가 만장일치로 결의했다면-합의 불성립을 결의한 총특재가 마냥 떳떳하고 정당하다고 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분명 [총특재가 나서서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왜 [총특재가 합의서 파기를 결의하는가?]라고 물었을 뿐이다. 합의서가 어떻게 파기되었는지는 그 글을 읽으면 충분하게 이해가 되고-여기서까지 재론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재판을 <정치적인 재판이라고 한 것은 남재영 목사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도-총특재의 해명처럼 법리적인 검토 끝에 내렸다는 총특재의 기소결정에 대해서 정치적인 재판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내가 가진 이런 확신은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

피고발인의 목을 비틀어 딸 수는 있을 것이다

첫째, 총특재는 피고발인들에 대해서 기소를 했다. 그래서 총특재가 총회재판위원회로 넘겼으나, 그러나 이 재판은 결국 총특재가 최종 판단을 하게 되어 있다. 모양새는 총특재가 기소를 하고, 심판도 결국은 총특재가 하게 되어 있다. 총특재가 북치고 장구치고 창(唱)까지 하는 모양새다. 세상에 이런 재판이 어디 있나 싶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초상이다. 엄혹한 비상계엄령 하에 군사재판도 이렇게 까지는 하지는 않았다. 범과사실을 특정하여 법원에 기소한 검사가 결국 판사 노릇까지 하는-슬픈 우리 현실과 초상을 이 재판을 통해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미 기울어진 마당에 서있는 피고발인들은 총특재로 부터 단죄를 당하게 되는 것으로 이 재판은 끝나게 될 것이다. 총특재의 변호인들에게 묻고 싶다. 이런 재판에 대해서 법전문가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그런데 그렇게 해서 단죄를 하면 그걸로 이 문제가 끝이 나는가? 그랬으면 좋겠으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피고발인들의 입장을 보면 그 다음은 수순이 뻔하게 보인다. 피고발인들은 총특재의 단죄에 불복하여 분명 사회재판으로 갈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 내가 단언컨대 결코 고발인은 피고발인들을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 이미 곽인 목사가 대법원에서 승소를 한 전례가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이즈음에서 다시 묻고 싶다. 오로지 피고발인들을 단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회법정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한 총특재의 기소가 정치재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만약에 이 재판이 사회법정까지 가서도 총특재가 승리한다면-내가 총특재 모든 위원들께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하겠다. 그러나 만약에 그 반대의 결과라면 총특재 변호사들이 감리교 앞에 사죄를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피고발들의 범과 사실을 특정한 총특재의 공소장이 충분하게 피고발인의 목을 비틀어 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총특재가 기소한 범죄사실을 재판의 과정에서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피고발인들을 단죄할 수는 있으나 범죄사실을 입증할 수는 없는 것이 이번 재판이다. 왜냐하면 박영천 목사가 빠진 이 재판은 하나마나한 재판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배임과 횡령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그래서 나는 박영천 목사가 돌아와서 재판정에 서도록 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런 내 주장에 대해서 귀담아 듣지 않고 정치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이 재판이 정치재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나는 제발 총특재가 재판과정에서 법과사실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총특재의 기소에 정당성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점은 아마도 총특재 변호사 위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범죄사실을 증명해내지 못한 채 단죄만 하는 재판-나는 그런 재판을 재판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리고 검찰 측에서 판사까지 하는 재판-내 상식으로 그건 마녀사냥이다. 사실 정치재판이라는 표현조차 아깝다. 이번 재판이 진행되면서 내가 가진 이 확신에 균열이 생기고 그래서 내 확신이 처참하게 무너지게 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법적인 전문가들인 그들의 부끄러운 자기부정

지금까지 사회법정에서 다툰 재판에서 나는 본부가 이겼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가뭇하다. 좀 심하게 말하면 재판만하면 지는 ‘등신 재판’을 해온 게 본부였다.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나. 지금 총특재가 단죄해야 한다고 기소한 피고발인들에게 까지도 사회법정 재판에서 몇 번씩 졌던 본부가 아닌가. 그래서 본부 사무실에 빨간딱지까지 붙는 그런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피고발인들과의 재판에서 본부가 이겼다면 그런 수모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말이 나온 김에-몇 달전 대법원에서 승소판결을 한 곽인 목사에 대한 법원의 주문을 왜 이행하지 않고 있나.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본부가 져야할 부담은 더 커지게 되고-자칫하면 감독회장도 구정물을 뒤집어쓰는 불상사를 당할 수가 있는데도 말이다. 곽인 목사 건에 대해서 나는 본부가 뭔 생각을 하고 배짱을 부리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본부의 자문 변호사들은 뭘 자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부당해고에 대한 곽인 목사의 대법원 승소는 두고두고 전용재 감독회장과 본부를 괴롭히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곽인 목사가 억하심정을 가지면 지금이라도 본부 사무실에는 빨간 딱지를 붙일 수가 있다. 차마 그럴 수 없어, 그냥 참고 가고 있는 곽인 목사에게 본부는 감사하기 바랍니다.

나는 제대로 재판에서 이겨본 적 없는 그동안 숱한 재판에 누가 본부 측 변호사로 어떤 이들이 수임을 맡았는지도 참 궁금하다. 그리고 ‘총특재가 발끈했다’는 당당뉴스의 기사를 읽으면서 누가 봐도 전문가들인 그 전문가들의 전문적이지 못한 태도에서 서글픔을 느낀다. 총특재의 변호사가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은 나를 슬프게 하는 말이다.

“피고발인들에 대한 범죄사실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위원이 범죄사실을 특정하기에 난해한 점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였으나 이는 심리과정에서의 의견이었지 총특재의 최종 결론이 아니었다”(당당뉴스 기사)

당당뉴스의 기사에서는 화의조정이 있기 전 총특재 회의에서 [일부 위원이 범죄사실을 특정하기에 난해한 점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했다. 그 <일부 위원>은 변호사들이었다. 정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총특재 변호사들의 의견 개진을 <일부 위원>의 의견으로 표현하는 것은 법적인 전문가들인 그들의 부끄러운 자기부정이다. 당당뉴스 기자가 잘못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면-참 슬프고 서글픈 일이다.

얼마 전부터 어른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경남 양산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의 말이 우리에게 던지는 신선한 파문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고 있다. 일흔아홉 살의 채현국 할배(?)는 사람의 삶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산파적 삶과 '장의사적 삶'이다. 이 두 삶에 대해서 그 분이 하신 말을 함께 들으면서-우리 모두가 작금 총특재 위원장 김용우 목사의 사퇴문제로 불거진 본부의 문제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성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타인의 갈등과 불행을 이용해서 자기가 서는 인간, 다르게 표현해서 남이 죽어야 자기 밥이 생기는 인간이 있다. 그게 장의사적 삶이다. 시시하게 사는 사람들, 월급 적게 받고 이웃하고 행복하게 살려는 사람들이 산파적인 삶이다.…신부·목사 등 성직자까지도 자기 재미를 보려고 남을 불행하게 만들거나 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와 교수, 총장도 그렇고 대통령과 총리, 장관을 해먹은 사람들 중에서도 장의사 아닌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을까. 다들 위태위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