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2015.5.12.) 이후 상황의 전말과
소위 “감신사태”에 대한 평가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 5월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규학 전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지명된 “김인환 이사”가 전임 이사장 잔여임기를 채울 “새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번 학기 초 학내 사태 이후 5월 12일 이규학 이사장이 사퇴하게 된 시점부터 5월 29일 “그날”까지의 상황을 지켜보며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1. 이규학 전 이사장의 사퇴 – 사퇴 번복과 직무대행 지명의 불법성

“감신가족 모두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화가 충만하시길 바라옵니다. 금번 학내사태로 인하여 당한 우리 모두의 상처를 속히 치유하고 감신의 새로운 희망과 부흥만을 염원합니다. 이규학 이사장 본인은 2015년 5월 12일로 사퇴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는 정상화되고, 진상조사위원회가 가동되어 모든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이 모든 약속이 바르게 이행되도록 모든 감신가족이 기도하고 협력하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신 도우심으로 모든 일에 가장 아름다운 결실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후 2015년 5월 13일, 감리교신학원 이사장 이규학, 이사회 서기 김◯◯”

위의 글은 지난 5월 12일 이규학 전 이사장인 이사장직을 사퇴하면서 학내외에 공표한 “친애하는 감신가족 여러분께”라는 담화문 전문이다. 이 담화문에서 이규학 전 이사장은 공식 절차를 밟아 제출한 사퇴서를 다시 한 번 공적 형식에 담아 확인했다.

이규학 전 이사장은 그가 자행한 불법행정으로 인하여 2015. 4. 6 학내사태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15. 5. 8. 이사장 사퇴서를 여러 이사들(김◯◯, 김정석, 최희천 이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용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이사) 제출하며 학내사태를 해결하여 줄 것을 위임하였고, 전용재 이사와 최희천 이사는 이 사퇴서를 2015. 5. 12. 오후에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의 총무이사이자 서기인 김◯◯ 이사에게 공식적으로 접수하면서 학내사태 해결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접수 현장을 기독교계의 언론들이 지켜보았으며, 그 상세한 내용과 관련 사진은 같은 날인 2014. 5. 13. 자의 당당뉴스 등에 보도되었다.

같은 날 이를 환영하면서 감독회장 전용재 이사와 <감신대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도 학내사태의 해결을 선언하는 글을 학교 내 여러 곳에 대자보로 붙여 공지하였다. 이로써 학내사태가 일단락되고 수업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이규학 전 이사장은 비밀회동을 통해 2015. 5. 12.에 제출하고 대자보로 공지한 사퇴를 일방적으로 철회하고, 그로부터 사흘 뒤인 2015. 5. 15.에 자신의 직무대행으로 “김인환 이사”를 지명하고 사직서를 법인사무처에 다시 접수했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이 번복 행위에 대해서 감독회장이나 공대위 측은 이규학 이사장이나 김◯◯ 이사로부터 사전 협의는 커녕 통보조차 받은 적이 없다.

이 “기상천외한 상황 변화” 앞에서 공대위는 이미 사퇴한 마당에 이사장 직무대행을 임명하는 것 역시 명백하게 불법이며 무효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적시함과 동시에, 이 맥락에서 향후 이사회가 진행하고자 하는 일체의 행위가 무효임을 강력히 선언했다.

이런 반박과 반발에 대해서 이규학 전 이사장은 다음 두 가지에 대해 언급했다.

하나는 12일 사퇴서를 법인사무처에 접수하지 않아 부득이 15일에 다시 접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자신의 사퇴는 “사고”(병)에 의한 것으로 직무대행 지명 행위는 정당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지명 행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 교육부에 질의하여 답변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모두 터무니없는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첫째, 법인처는 단순히 창구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사회의 총무이사겸 서기인 김◯◯에게 접수하면 사퇴 절차는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총무이사는 법인처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둘째, 직무대행 지명 행위에 대해서는, ① 전 이사장이 2015. 5. 12.에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사퇴를 공표할 당시 사고에 해당할 만한 그 어떤 사유도 대지 않았다는 사실과, ② 또 병이라면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중한 병이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상태이며(그는 5월 29일 개최된 이사회에 참석하여 정상적인 이사 활동을 했다), ③ 교육부나 이사회에 칭병 사유를 댔다고는 하지만, 병원 진단서를 제시하지는 않아 실제 그의 처지를 사실 그대로 믿거나 입증할 수는 없다는 이유 등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이규학 전 이사장이 왜 이렇게 괴이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 하는 이유를 시나리오로 엮어 설명하자면, 5월 12일에 사퇴서를 접수하고 13일에 대자보로 공지할 당시 미처 직무대행을 지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직이 “궐위”에 해당할 경우, 자신이 사퇴한 이후 상황에 대해 전혀 무력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정관과 시행세칙에 의하면, 이사장의 직무대행 지명은 사고로 이사장의 직을 수행할 수 없을 때로 한하고 있으며, “궐위”일 경우에는 이사 10명의 서명을 받아서 최연장자 이사가 10일 이내에 이사회를 소집하여 직무대행을 선출하거나 혹은 후임 이사장을 선출하게 되어 있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는 이 중대한 오류를 추후에 발견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몰한 나머지 이런 해괴한 일을 꾸민 것으로 판단된다,

2.  후임 이사장 선출의 불법성

이처럼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불법적으로 임명된 김인환 이사장 직무대행은 2015. 5. 29. 제반 이사회 업무를 비롯하여 후임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했다.

2015. 5. 29. 불법적으로 개최된 이사회는 우리 대학교의 정관에도 없는 조항을 내세워서, 후임 이사장 선거에 나갈 수 있는 후보자격을 반드시 이규학 전 이사장의 잔여 임기인 2017. 8. 6.까지를 채울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함으로써, 사립학교법과 정관이 보장하는 이사 임기와 피선거권을 부정하는 불법을 자행했는 바, 이를 통해 어떤 이사들은 이사장 후보가 될 수 없었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어떤 이사들은 후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 정관(제22조)과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모든 이사들은 후임 이사장 후보가 될 수 있다. 즉 이번 이사회에서는 “개방이사 중 감독회장 및 현직감독은 감독회장 및 감독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만 이사로 재임한다”는 정관시행세칙 제12조(개방이사 임기) ①을 들어 교육부 승인을 얻어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감독의 이사 재임 기간을 임의로 축소한 후, 전 이사장의 잔여 임기를 채울 수 있는 이사만이 이사장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불법적인 결정을 내렸는데, 이 결정은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위법적 행위이다.

첫째, 실제 오래 전부터 모든 감독들은 감독 재임기간과는 상관없이 이사직을 수행해 왔는 바, 왜냐하면 감독 취임 시점이 이사직 취임 시점보다 빨라 감독으로서 이사직을 수행할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독 재임기간을 넘어서 이사직에 재임할 수 있도록 해 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와 장정과 (학) 감리교신학원 정관 시행세칙의 규정을 따른 것으로, 그 정신은 <정관시행세칙>의 원칙을 융통성 있게 운용하여 현직 감독들로 하여금 2년간 이사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데 있다. 현재 모든 감독들은 이 원칙에 따라 임기를 부여받고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학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이사들의 임기 현황은 바로 이런 원칙을 따른 것이며, 이는 교육부의 승인사항이기도 하다.

둘째, 설사 어떤 감독들의 임기가 이규학 전 이사장의 잔여 임기보다 짧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사장 후보가 될 수 없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이사 재임 기간 동안만 이사장직을 수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관시행세칙을 보면(제12조), 퇴임 이사장의 잔여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는 이사만 이사장에 선출될 수 있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3. 소위 ‘감신사태’에 대한 평가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는 법이다. 교원 인사 비리, 직원 인사 비리, 이사장 중심의 의도적 정관개정, 재정 의혹 등 이번 사태는 이제껏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권력형 부패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원인을 제공했다면, 이규학 전 이사장의 이사장직 사퇴는 그 필연적 결과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우리는 12일 소중한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이 12일 모임을 우리는 법적인 차원일 뿐 아니라 신앙과 도덕의 법이 지시하는, 즉 초법적인 차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이사장과 총무이사 김◯◯ 목사 뿐 아니라 우리 교단의 수장이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대 전제 하에서 그동안 벌어진 민형사상 문제를 포함하여(박탈당한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현실적 요청에 책임적으로 응답한 학생들 12명에 대한 소송을 포함하여) 일체의 법적 다툼의 문제들도 일시에 신앙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제3의 (국가)기관의 개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정능력”을 발휘하여 모두가 학교의 주체가 되어 살아있는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쁨에 넘쳤다. 그런데 그들은 돌아간 후 다시 돌변하여 문제를 저급한 법적 차원으로 교묘하게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 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지난 학내 사태가 지난 이규학 전 이사장 취임 이래 금년 봄까지 일어난 과거사라면, 이번의 공적 행위 번복과 직무대행 및 새 이사장 선출 과정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현재진행형”으로 낱낱이 또한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당사자들은 이 점을 직시하고 대의(大義)를 위해 결단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 전개 과정에서 박종천 총장에 대해서 가능한 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이제 우리의 인내는 한계에 다달았다. 박종천 총장은 우리가 위에서 지적한 모든 원인들에 대해서 이규학 전 이사장 이상의 책임을 진 사람이지만, 혼란을 조장하며 그 엄중한 책임을 방기해 왔다. 이 새 국면 앞에서 총장은 그 동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결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가 문제를 제기한 건 우리가 완전해서도 아니요, 흠결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다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우리의 양심을 견딜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요, 이러한 노력이 단초가 되어 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학교와 교단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작은 불씨나마 되어보고 싶은 희망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문제의식은 지난 십여 년 간 꾸준히 숙성되어 온 것이기도 하여 이제 때가 되었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었다.

이제 사태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 국면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 점만은 분명하다. 이해 당사자들은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고 행동의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혼란이 결국 우리가 고백하는 바 신앙의 정도(正道)에 따라 바로 잡혀지기를 기도한다.

2015년 6월 8일

감신대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