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주님을 다시 봄’

자유롭고 탄탄한 ‘손 글씨’로 이름을 얻은 이하루 선생의 첫 전시회가 열립니다. 이하루는 광고디자인 전문가로 손 글씨와 함께 사진, 그림, 마른 꽃 등 시각적 기법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자유롭고, 메시지에 따라 구성지고, 발랄하고, 깨우치는 듯 탄탄한 바탕이 남다른 작업정신을 이룹니다.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손 글씨를 통한 잠언의식입니다. 그의 벼린 솜씨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판박이 같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해 어색한 손을 내밉니다. 바늘 같은 격언으로 삶을 꿰매주고, 따듯한 감성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며, 작은 틈과 틈 사이에서 의미를 발견합니다.

그가 쓴 ‘기도’란 글씨를 보면 흥미롭게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죽음’이란 글씨는 비장하게  십자가에 매달려있으며, ‘예수’란 글씨는 어느새 예술이 됩니다. 눈에 박힌 인쇄체 글씨도 저마다 저작권을 주장하는 시대에, 그의 손 글씨야 말로 소박한 명함일망정 당당한 ‘이하루 체’임에 틀림없습니다.

진면목을 보려면 스마트 폰 앱 <바이블 25>에 날마다 연재 중인 ‘이하루의 손 편지’를 구경하십시오. 달마다 날려 보내는 <기독교세계> 첫 장에서도 회화 같은 글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일 년 치를 작업했을 만큼 열정도 뜨겁습니다. 2015년 <하늘양식>에는 낙관처럼 또박또박 찍어낸 솜씨가 생생합니다.

부끄럼이 가득한 그가 첫 캘리그라피 전시회를 엽니다. 주제는 ‘이 봄, 주님을 다시 봄’입니다. 글 솜씨 구경은 물론 소품과 판화를 구할 수 있습니다. 먼 길, 봄소식 따라 두근두근 구경 오십시오.

이하루 캘리그라피 전시회

때 : 4월 18일(토)-5월 1일(금), 오픈 4월 18일 오후 3시.
곳 : 거룩한 빛 광성교회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316-1)
문의 : 이하루 010-5237-2662
       ‘우연한 산책’ 031-422-1181 (까페 겸 작업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