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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방과 이서방의 웃음
문경보  |  motang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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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1월 14일 (수) 11:22:39 [조회수 :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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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물물교환이 막 시작되던 과거의 어느 시대, 어느 시장에 와 있다. 이 서방과 사 서방이 장터에서 만났다. 이 서방이 손에는 암탉이 한 마리 들려 있다. 토실토실하고 엉덩이가 튼실한 것을 보니 씨암탉이 분명하다. 내 손에 있는 최첨단 계산기로 두들겨보니 이만오천 삼백사십 원이다.

사 서방의 손에는 보리쌀이 한 말 들려 있다. 특등품은 아니지만 일등품은 족히 되어 보이는 보리쌀이다. 내 손에 있는 최첨단 계산기로 두들겨보니 삼만 칠천 이백이십오 원이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웃음을 먼저 교환하고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뒤 암탉과 보리쌀을 교환한다.

이제 이 서방의 품에서 무엇인가 하나 쯤 나와야 사 서방과 거래는 끝날 것이다. 왜냐하면 내 계산기에 의하면 현재 이 서방이 일만일천 팔백팔십 원을 이익 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서방과 사 서방이 주막으로 간다. 국밥을 시켜 맛나게 먹는다.  아마도 밥값을 이 서방이 내려나보다. 그러면 서로 셈이 맞을 것이다. 이 서방이 말한다.

" 이보게 오늘 밥값은 내가 냄세."

사 서방이 그 말을 받는다.

" 이 사람이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내야지. 모레 우리 사위가 오기로 했는데, 이 암탉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밥상을 치우던 주모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한 마디 한다.

" 사 서방 횡재했구려. "

세 사람 모두 크고 따뜻한 웃음을 웃는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최첨단 계산기를 슬며시 뒤로 숨긴다.

자급자족과 물물 교환에 대해 고민하다가 떠오른 생각을 이야기로 꾸며 본 것이다. 물물교환시대에 살아가던 사람들은 물질의 가치를 돈으로 따질 줄 모르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물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시 말해 모든 물질이 저마다 소중한 가치가 있을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지혜로운 이들이었다.

그에 비해 이것저것 물질의 가치를 비교하며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나는 참 가난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 내가 어찌 물질에만 그것을 비교하며 살았을 것인가! 사람을 대할 때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저마다 가치 있는 사람인데, 그들을 비교하여 줄 세우고, 키 재고 하던 내 모습을 생각한다. 사람마다 저마다 유일한 존재인데, 자꾸 최고를 가리느라고 교단에서 애를 썼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요즘 제자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였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은 아마도 세월이 주는 선물, 참고 기다리면 보이는 행복인 듯하다.

아! 어쩌면 그래서 그분께서는 참고 기다림의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려고 이천 년이나 저 힘겨운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시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인은 ‘행복한 사나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노래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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