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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동체 & 사경에서 건져낸 송아지1995년 1월 발행된, 박흥규목사의 푸른언덕 제62호 <생활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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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6월 04일 (일) 00:00:00 [조회수 : 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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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공동체


                    홍순학(아산, 은혜교회)


      어느 한국주재 외국 특파원이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각종 사회 병리현상을 ‘마을 공동체’의 상실에서 오는 것이라고 분석한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공동체 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고, 너 보다는 나, 너로써가 아닌 그것으로써의 관계형성이 분리되고 감각화 되고 불안정된 사회를 만들어 냈다는 지적인듯 하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에는 아직도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며 이웃과 생명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야말로 오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 마을은 아산군 둔포면에 있는 봉재리이다. 이 마을에는 아직 ‘우리 공동체’가 살아 있다. 과거 우리 농촌에서의 삶과 비할 바는 못되지만 일철에는 내 일처럼 남의 일을 거들고 마을에 큰 일이라도 있으면 저마다 자기 일처럼 여기고 함께 한다. 그중 이민익(66세) 장로님은 마을의 숨은 일꾼이시다. 촌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중 하나가 면사무소나 군청 등 관공서에 업무가 있어서 출입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농촌의 건물들이 허가없이 생기고 없어지곤 한다. 바로 그 싫어하는 일을 30여년이 넘게 대신하여 내 일처럼 이 장로님은 해 오셨다. 물론 거기에는 보수나 약간의 댓가가 주어지는 일도 없고 오히려 자기 경비를 들여가며 그 일을 무던히도 해 오셨다. 그 일을 시작한 것은 30여년 전에 이 장로님이 마을의 이장을 맡으면서였다. 그 당시만 해도 글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관의 문턱이 높았던 시대여서 이 사람 저 사람의 부탁을 받고 일을 대신하다 보니 마을 사람 대부분이 관공서의 복잡한 일은 장로님께 부탁했다. 이장을 그만둔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은 언제나 이 장로님 몫이다. 그래서 봉재리 사람들의 부동산 소유현황 및 번지까지 거의 다 외우고 있는 수준이다. 그는 이웃의 어떤 부탁도 마다하지 않고 개인의 일을 미루어 가면서까지 기꺼이 대신하고 있다. ‘우리’가 깨지고 ‘나와 그것’만 남은 듯한 시대에 그의 삶은 우리에게 한줄기 빛과 같다. 그 빛은 작은 빛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가슴을 비추기에 충분한 빛이었다. 봉재리가 아직도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도 그의 숨은 공로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30여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살아온 그의 삶을 뒤돌아 보면서 수십년을 한자리에 떨어지는 낙수가 구멍을 만들듯이 한 사람의 이웃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진짜 신앙인이라고 말하곤 한다.

                                       푸른언덕


사경에서 건져낸 송아지


                    맹준호(당진, 고산교회)


       오늘은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다. 예배가 있는 날이면 내 일이 무질서하고 많아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평상시 같으면 짐승들의 먹이만 주고 교회에 다녀온 후 저녁식사를 한다. 그 후에 분뇨를 수거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오늘은 추워서 저녁늦게까지 일하기 가 어려울 것 같아서 교회에 가기전에 급하게 분뇨수거까지 처리했다.

교회에 다녀 오면서도 마음이 가벼운 것 같았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뉴스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 할 때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식사가 끝나자 마자 잠깐 몸을 뉘워 쉬게 하자는 몸의 소리를 들으며 눕는다. 내게 부담을 주는 뉴스는 내일은(12월 15일) 금년 들어 제일 추운 날씨고 서울이 영하 9도라는 것이다. 축사도 완공이 되지 않고 방한 장치가 덜 되어서 바람틈새가 많은 곳을 스레이트로 대충 막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곧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의 소리가 시간이 갈 수록 희미하게 들려오며 잠이 그 마음을 빼앗아 간다.

꿈 속에서도 ‘일어나야지 일어나서 문을 막아 주어야지’ 하며 채촉하는 마음 때문인지 새벽 2시경에 정신이 들었다.

조금 몸을 뒤척이다가 밖에 나갔다. 매우 추운 날씨다. 축사의 방화를 위해서 두꺼비집을 여러 곳에 설치했기에 마당불만 켜고 축사문만 막아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작은 축사에 갔는데 어미 소가 소끈을 씹어서 풀어져 돌아다닌다. 귀찮은 일이 생겼다. 큰 소가 풀어




져 돌아다니면 죽펄이 되어서 분뇨수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어이, 나쁜 소!” 하면서 붙잡아 매었다. 작은 축사 문단속을 하고 큰 울칸도 문만 닫고 얼른 들어가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웬지 예감이 이상했다. 축사 안에 무슨 일이 있나 살피고 싶었다. 전기를 켜니 송아지들이 몰려다녔다. 걸어가면서 살펴보니 송아지가 갓 태어나 분뇨와 뒤범벅이 되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새끼를 낳으면 어미소가 새끼를 핥아주어야 물기가 마르고 조금 후에 일어나서 젖을 빤다. 그런데 어미 소를 계류(붙잡아 맴)시켰기 때문에 엄마의 보살핌도 없고 이 추운 날씨에 그냥 얼어 죽을 판이다. 추위에 지치고 얼어버린 송아지를 솜꺼치로 감아말아 들고 부엌으로 왔다. 내자를 끼우고 장작불을 지폈다. 송아지에게 불을 쬐게한다. 물이 왜 빨리 데워지지 않는지, 더운물이면 송아지가 화상을 입으니, 손을 넣어서 따뜻할 정도의 수온에 송아지를 넣고 목욕을 시키고 얼은 송아지를 녹힌다. 다시 물을 갈아 넣고 두 번 목욕을 시킨 후 건져내어 물기를 제거시키고 안마시킨 후 안방 아랫목에다 모셔 놓는다. 조금 지나서 얼어붙은 몸이 풀리고 방안이 따뜻해서인지 송아지 신음소리가 들린다.

비상사태 같은 시간이 3시쯤 끝났다. 송아지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서 살아나는 것을 보며 레몬차를 마시니 긴장감이 풀린다. 레몬차 맛이 달콤하기도 하고, 시기도 하고 약간 떫기도 하다.

인생살이라는 것이 레몬차 맛같이 달콤한 일이 있기도 하고, 생활이 정상이 아닌 신맛이 나는 일도 있고, 어려움과 시련이 있는 떫은 맛의 일이 있는 것 같다. 돌이켜 보니 송아지 분만을 예측 못했기에 이런 소란을 피웠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떻게 하시길 원하시는지 예측하는 믿음, 심판 때 내가 어떤 하나님의 판결을 받을지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믿음, 나는 지금 평안할지라도 예측할 수 없는 시험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대비하는 믿음이 우리의 현실과 내세에 비상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새벽 2시에 일어나는 일은 내게는 거의 없는데 일어날 수 있게 한 환경과 소가 풀어져 소울칸에 들어갔고, 이상한 예감 때문에 큰울칸을 살핀 3가지 사건 때문에 송아지를 살린 것이 우연히 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님께서 도와주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믿는 마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예수님은 우리 곁에서 우리를 감시하고 돌보시고 도와주시는 분임을 깨닫는 모든 성도들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푸른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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