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사람들이 살아본 적이 없는 이집트의 역사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에 관한 기록물들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현재 구성된 바와 다른 기록물이 나타나지 않는 한에는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그러한 기록물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 바른 것인가를 따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거쳐서 그 내용이 옳다는 것이 규명되어야 합니다. 현재에 구성된 내용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변질되었다는 것이 밝혀져야 변경되는 것입니다. 과거에 이루어진 일, 역사 기록에 대해 학문하는 아주 기본적인 태도의 하나입니다.

예수님이 성령으로 잉태되었는가? 요한과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났는가? 우리가 모르는 어떤 남자와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났는가? 이것을 규명하는 것은 학문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기에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점으로 갔다 올 순 없기에 결국 기록물을 보고 알 수밖에 없습니다. 1차 자료는 신약 성경입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그 내용이 있습니다.

누가복음의 경우에 저자가 글 초반부에 자신들 가운데서 이루어진 사실에 대해 기록하고자 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1:1).

그 글이 어느 시점에 기록되었든지- 1세기에 기록됐든지 2세기에 기록됐든지- 기록자가 자신이 기록한 바에 대해 그 당대의 신자들에게 얘기했다는 건 정당한 추론입니다. 그렇다면 그 시점에서 신자들이 어떤 이해를 가졌는가를 통해 규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교회 전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회 전통은 그 내용이 사실이고 그 사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비평학자들에 의해 전통과는 전혀 다른 주장이 나옵니다. 근거 있는? 전혀 아닙니다. 제대로 된 근거가 되려면 기록 시점과 직후의 기록물들을 살피니 아니었다는 방식이어야 하는데,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그 당대의 여러 기록물들을 연구하였더니 그 시점의 신자들에게 사실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는데, 변질되었고 그것이 교회 전통이 되었다고 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예수님의 성령 잉태가 사실이 아니라는 말하는 신학자의 글을 본 적이 없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모를 수도 있기에 그러한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면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흔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소리를 합니다. 신약 성경이 기록되었던 시점의 사람들에게 그런 개념이 있었을까요? 없었습니다. 그들은 성경의 내용이 사실이고 그 사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가로 씨름했을 뿐입니다. 그게 교회 역사에서 지속된 전통입니다. 성령 잉태나 예수님의 부활 그리고 여러 이적들에 대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곧 사실이 아니고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경이 기록된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그 시대를 만들어내고서는 그걸 따라야한다고 우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신약 성경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겠다. 본인의 선택입니다. 다만 신약 성경이 사실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그 시점의 신자들에게서도 사실이라고 인정되었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혀 정당성이 없는 근거를 제시하며 원래 사실이 아니었다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맞습니다. 다만 하나님이 계시고 그분이 직간접적으로 그 일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일을 할 수 없다거나 하실 이유가 없다는 것을 밝히고 그 일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이해가 됩니다.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없이 인간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사실이 아니라고만 합니다. 어이가 없는 주장입니다. 사람이 자연법칙 안에 있다고 하나님도 자연법칙 안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이 되니 말입니다.

성령 잉태와 예수님의 부활 그리고 여러 이적들에 대해 성경의 기록자가 사실이라며 그 내용을 기술했고 그 당대의 신자들은 사실이라고 생각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사실이라고 생각하여야 신앙이 성립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말하는 이들은 신앙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신앙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그들의 모습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인 자료를 근거로 하여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역사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고 그 내용이 정당하다면 저 또한 지금의 생각을 바꿀 것입니다.

물론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의미를 바르게 파악하고 오늘날 그 의미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되지 않고 사실 관계만을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어쩌면 현실의 교회가 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바의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고 구현됨으로 사실인가 아닌가에 대해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라도 속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