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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책방
이광섭  |  h-stai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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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1월 04일 (일) 22:22:28
최종편집 : 2015년 01월 04일 (일) 22:51:09 [조회수 :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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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새해에는 거창한 개혁은 아니어도 달라져야 한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누구는 종로 보신각 종 앞에서, 누구는 정동진에서, 누구는 남산에서, 누구는 동네 뒷산에 올라 한껏 의미를 부여하며 새해를 맞습니다. 많은 결심도 합니다. 하지만 작심삼일. 평범한 일상은 어쩜 그리 쉽게 다가오는지, 새해 달력의 첫 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그 빛이 바래고 맙니다.

옛부터 사람들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소망했습니다. 또한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성경구절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요지부동,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결국 새로운 삶을 향한 소망은 특별한 시기에만 찾아오는 관성법칙일 것이라는 회의가 늘 고개를 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새해가 오기 며칠 전, 기독교 서점 한 모퉁이에서 우연히 선배목사를 만났습니다. 뜻밖의 만남은 항상 반갑지요. 인사를 나누고 이 책 저책 뒤적이는데 폴 트립(Paul D. Tripp)의 ‘돈과 섹스’라는 책을 선물로 건네받았습니다. 서점에서 책 선물을 받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선배는 최근 읽은 책 중에서 마음에 깊이 남는 책이라며 빼어난 작가를 만난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하나님의 대용품으로 가장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돈과 섹스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고 말입니다.

그의 말에 힘이 실리는 듯하더니 개혁과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옮겨갔습니다. 요지는 책을 읽지 않고는 새로운 삶, 개혁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한국교회 현실이 어려운 것도 책을 읽지 않는 데에 문제의 근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뻔한 말인데 뻔하게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말이 담고 있는 진정성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말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책을 선물로 건네준 것도 이를테면 그가 가진 확신의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스마트폰 밴드(BAND)에 <나눔책방>을 열었다고 했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누는 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나도 얼른 가입을 했습니다. 내가 99번째 회원이었으니 오늘쯤 100명이 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눔책방>의 운영 가이드라인은 이렇습니다. “➀한 명이 1달에 한 권의 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➁책을 받으면 기증해 준 사람에게 인사말을 남겨주세요. ➂좋은 책을 읽고 기증자가 되어 주세요. ➃주변 교역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➄받아서 읽은 책 소감을 적어 주세요. 감사!” 아주 간단하지요?

<나눔책방>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기증을 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받아보기를 요청하는 사람 또한 많았구요. <나눔책방>의 책 중매가 생각 이상으로 활발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실제로 100명의 회원들이 200여권의 책을 나누어 읽었으니 적은 게 아닙니다. 게다가 회원들이 서로 올리는 책 정보는 제법 쏠쏠한 재미를 제공해줍니다. 이런 모바일 커뮤니티가 있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나눌 것이 있다고 믿으며 책을 통해 이를 실행하는 <나눔책방> 사람들. 이렇듯 미미해보이지만 일상에서 작은 실천의 발걸음을 꾸준히 내딛을 때, 새로운 삶은 그제서야 모습을 드러내는 기쁨의 총합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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