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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바라본 농촌의 현재와 미래1995년 1월 발행된, 박흥규목사의 푸른언덕 제62호 <특집 희년에 바라본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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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6월 04일 (일) 00:00:00 [조회수 : 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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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이 바라본 농촌의 현재와 미래


                                                          정해곤(선장교회)

 

       94년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한해였다. 크고 작은 일들이 꼬리를 이은채 우리들을 불안 속에 가두어 놓고 나라밖으로는 강대국들의 개방압력으로 힘없는 국가들은 울며 겨자 먹는 격으로 빗장없는 국문(國門)이 되고 말았다.이제 국내 모든 분야가 무거운 짐을 지고 세계화란 광야같은 험산준령을 향해 가야 한다.

지난 94년 80여년만에 있은 한해(旱害)로 전국곳곳에서 그 얼마나 시름했던가. 논과 밭은 거북이등과 같이 갈라져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과 빨갛게 타들어가는 벼에 한방울의 물이라도 적셔주려는 촌부들을 볼 때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세월은 흘러 추수의 계절 가을. 황금 들녘을 보며 지난 여름의 고생을 잊기도 한다. 올해 수확량은 얼마나 될까? 콤바인으로 탈곡작업을 해보니 평년작에 10%는 감소되었다. 수확의 기쁨은 있지만 표정은 밝지 못했다. 아마도 수확량 감소로 인한 아쉬움도 있겠지만 國門밖에 밀려오는 외풍의 억새바람 때문일 것이다.

이것 뿐이겠는가. 또 한번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은 수매량과 수매가 문제였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 가뜩이나 지난 93년 UR타결로 쌀문제 마저도 굴복하고 우리 동족도 이젠 외국농민에게 먹거리를 내놓아야 하니 우리들의 마음은 너무나 텅빈 허전한 마음과 괴로움 뿐이다. 94년 수매값과 수매량이 작년 수준 이상이 될거라고 생각했던 농민들의 마음이었다. 정부 발표에 970만석 수매와 수매값은 동결이었다. 올해도 역시 농민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재야단체, 농민단체들도 모두 아우성들이다. 추곡수매안이 국회에 상정되자 우는 아이 달래는 격으로 80만석을 올려 1,050만석, 이것도 정부나 국회에서는 후한 대접이라도 하듯이…. 10여년동안 수매가 동결은 없었고 최소한 국내물가 상승폭만큼은 인상해 주질 않았던가?

실질적으로 계산해 보자면 감수량이 100%와 수매가 동결은 살림하기 힘든 가계부가 이젠 적자 가계부가 될 수밖에 없다. 농촌경제가 속병 들듯이 보이지 않는 퇴보를 하는 것이다. 옛 선인들은 “농심은 천심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현실농촌은 너무나 각박한 농심으로 변해있다. 원인 또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것보다 상대적인 빈곤(소득저하)이다. 나는 추수가 끝나면 매년 치르는 연례행사가 있다. 지난 94년 11월 29일 서울 보라매 공원에서 UR비준 거부와 수매량과 수매가 인상을 위한 전국집회 행사가 있었다. 일년 농사일에 시달리고 과로를 풀어야 할 농촌의 할아버님, 아버님들이 자기 주머니 돈을 모아 차를 대절하여 서울 집회장소로 상경하는 모습은 한많은 세월 근심과 시름에 잠긴 초췌한 모습들이었다. 그들 모습 또한 인생에 무상함보다 이 시대 농민들이 겪어야 할 물적 심적 고통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에서 모이신 분들은 강연회에 참가한 후 20여리 이상되는 가두행진에 참여하여 힘든 행보를 했고 마지막 집회장소인 국회의사당 앞 지하차도에 들어서 통과할 즈음에는 최루탄의 세례로 눈물, 콧물 뒤범벅이 되고 숨막힘 속에 행로를 잃고 방황하는 모습들을 볼 때 해도 해도 너무 심한 짓거리들이 아닌가! 그것도 지하차도에 있는 관중에게, 미물인 짐승에게도 하지 않는데, 문민정부의 자태가 이러한 것인지…. 위정자들과 치안 담당자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 농어촌 특별세목이 세워졌다고?

총 42조원을 농촌에 투자한다는데 이 투자 대상은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인지. 투자지원 되는 곳은 사회간접자본비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직접적인 소득사업에 지원되는 것은 극히 경비한 실정이다. 현재 30대의 농촌인구는 농촌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고, 50대 이상이 농촌 전체 인구의 60% 정도가 된다하니 노동력 부족현상이 갈수록 심각산 실정이다. 이곳 선장지역 국민학교 실태를 보자. 선장면 지역에 국민학교 수는 4개이고 이 중 2개교는 3년 안에 선장국민학교로 통합된다. 3개교가 통합된 후 학생수는 고작 300명 내외. 이것이 농촌지역 이농현상의 실상이고, 일할 젊은이가 없는 실정이다. 그리고 전체 학생이 농가의 자녀인 것도 아니다. 이곳에 거주하면서 인근 중소도시에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의 자녀도 상당수가 있다.


▷ 앞으로 농촌교회를 생각해 본다.

농촌의 어느 교회를 보나 30대 미만의 교인수는 몇명이나 될까? 하나 둘 손으로 꼽을 것이다. 대다수 교인 연령은 50대 이상이다. 이런 속에서 향후 10년 교회의 상태는 어떻게 될 것인가? 교회가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의식과 생활방식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극도로 변화되는 현대 사회 속에 생활하기 위해서는 맞벌이 부부가 될 수밖에 없다. 시간에 쫓기고 생활에 얽매이다 보면 교회생활 역시 정상적인 활동은 못한다.

또한 현재 교회들이 젊은이들에게 뚜렷이 제시해 주는 것이 너무 없다. 3·40년 세월은 흘러갔지만 교횐는 옛 구습과 틀에 박힌 일들, 교회 밖에 대한 무관심, 현재 농촌 농민들이 처한 문제에 대한 무반응 등 이런 것들이 농촌 젊은이들에게 어떤 색으로 보여지는가에 대한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세계가 극도로 변천해 가는 현실 속에서 교회는 이제 새로운 시각과 모습으로 다시 거듭나지 않으면 교회로서의 참된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2·30년 전의 젊은이들에 비해 생각과 환경, 생활이 너무도 변해 있다는 것을 교회들은 심사숙고 해야 될 것이다.


▷ 95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날 모든 일은 역사에 맡겨 두고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모두가 되길 바라며 모든 가정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푸른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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