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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자들과 함께 하는 성탄절
조성돈  |  huios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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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12월 24일 (수) 23:52:08 [조회수 :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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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나님과 동등하신 그가 굳이 이 땅을 찾아오셔서 자신의 사랑을 입증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마굿간 말구유에 뉘이신 아기 예수를 기억하는 날이다.

성탄절은 많은 기억을 남겨준다. 중고등부 시절 교회에서 밤을 세우며 놀던 추억이 가장 크다. 선물교환도 하며, 찬양도 하고, 새벽송을 돌며 교인 집을 가보기도 하고, 동네의 파출소를 돌았던 기억도 있다. 중등부 때는 제과점 하던 친구 집에서 깨어진 케이크를 공짜로 받아 너무 먹은 관계로 그 밤을 포기해야 했던 뼈아픈 추억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1년 중 가장 재밌고, 즐거운 밤을 보내보기 위해 그야말로 발버둥을 쳤던 것 같다.

요즘 내게 성탄절은 또 다른 의미가 다가온다. 2년 전부터 기독청년들과 함께 소외된 자들을 찾아가는 성탄기도회를 가지기 때문이다. 첫 해에 우리는 평택의 쌍용차를 찾아갔다. 대량 해고를 당하고 어려움에 처한 자들이었다. 그 때 벌써 그 어려움 가운데 자살한 이들이 20명을 넘어가고 있었다. 당시 노조간부들이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이었다. 12월의 칼바람 속에서 30일 넘는 동안 그들은 외치고 외치었지만 들어주는 이는 없었다. 문득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청년들과 함께 우리가 함께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이 죽음으로 소리치고 있는 그 이야기를 함께 듣고 그들과 함께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몇 기독단체들과 함께 버스를 한 대 빌려 찾아가서 함께 성탄기도회를 하고, 식사도 함께 했다.

작년에는 밀양송전탑 문제로 시위 중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찾아뵈었다. 시골의 노인분들이 그렇게 시위하는 현장에 함께 하기 위해서 찾아간 것이다. 가보니 정말 시골의 노인분들이었다. 시위한다는 분들이 독기 하나 없이 마냥 선량해 보이셨다. 그 분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마다 시위용 비닐하우스를 세워 놓았다. 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냥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다. 평생을 저 산 위 어디에서 살았다는데, 그냥 그곳에서 살다 죽고 싶다는 것이다. 그분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는 팽목항을 찾아갔다. 올해 가장 소외된 곳은 그곳이었다. 아직 그곳에는 실종자 가족이 남아있다. 정부에서는 이미 수색이 끝났다고 떠난 곳이다. 사람들의 관심도 역시 사라진 곳이었다. 처음 그곳으로 가자고 할 때 나 역시 그곳에 아직 가족들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한 세 가족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을 돕기 위해서 자원봉사자들도 있었다. 그들과 함께 기도하는데 눈물이 앞섰다. 특히 올해는 나이 어린 아이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장년층에 나이 드신 장로님까지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다. 그 만큼 팽목항은 우리의 아픔이 깊이 배인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년 성탄절이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따라 청년들과 함께 우리의 관심과 기도, 무엇보다 주님의 위로가 필요한 곳을 찾아간다. 벌써 3년 째 성탄절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광야에서 설교하며 기도하고 있다. 올해도 평화의 왕으로 오신 우리 예수님이 그들과 함께 하시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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