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 모습 (왼쪽부터 홍재철 목사, 이영훈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한기총)가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에 대형 성탄 트리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취소했다.

“순수한 의도와 동기 불구 불필요한 오해 생겨서”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홍재철 애기봉 성탄트리 추진위원장은 18일 오후 앰배서더호텔 도라지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 논의 끝에 트리를 세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평화와 사랑을 위한 기독교행사라는 순수한 의도와 동기에도 불구하고, 애기봉 성탄트리가 남북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내부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일으킨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게 됐고, 일부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단체들의 강한 반발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게 됐다”며 철회 배경을 밝혔다.

이에 이영훈 대표회장은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거나 점등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므로 더 이상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를 두고 어떤 누구도 서로 다투거나 반목하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기총은 지난 10월 군이 노후화 등을 이유로 1971년 세워진 18ｍ 높이의 애기봉 등탑을 철거하자 통일 염원이 담긴 등탑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했다며 23m 높이의 등탑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가 국방부 협의를 거쳐 9ｍ의 크리스마스트리를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6일까지 점등할 것이라고 밝혀 반발에 부딪혔다.

원래 애기봉 등탑은 휴전협정 직후 어느 병사가 이곳 소나무에 성탄트리를 만들어 불을 밝힌 데서 유래하였고 박정희 대통령 때인 1971년 신앙전력화를 위해 30m 높이의 철골 등탑을 세운 후 40여 년 간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노무현 정부 때도 대북심리전에 사용됐던 모든 장비들이 남북 합의하에 철거됐으나 얘기봉 등탑만은 그대로 유지된 바 있다.

한편 한기총은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예정된 ‘2014 대한민국 기독교의 밤’ 행사를 갖고 ‘자랑스런 지도자상’ 등을 시상하며 올 한 해를 되돌아 봤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설교에서 “한국 기독교가 거듭나기 위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스도 십자가의 신앙 아래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