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역사의 자생교단 예장대신의 교권측이 끝내 ‘통합’이라는 미명으로 예장백석에 합류했다. 반대하는 수호협 측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저들의 ‘통합’은 원천무효임을 선언하며 교단 수호에 나섰다.

천안 모임 "대신과 백석은 ‘한 교단’ 두 체제“

예장대신 교권측은 “90%가 참여하지 않으면 통합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16일 오전 천안 백석대학교 강당에서 예장백석 총회와 ‘백석-대신 통합총회’를 갖고  두 교단이 ‘한 교단’ 됐음을 선포했다.

이날 모임은 ‘앞으로 두 교단이 하나가 될 것’을 선언하는 총회로 모인다고 했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두 교단이 한 교단이 됐음’을 선포하는 총회로 진행됐다.

장종현 백석 총회장은 “이제 나는 예장 대신총회와 백석총회가 2014년 12월 16일 양 교단이 ‘통합됐음’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포하노라”고 공식 선언했다.

전광훈 대신 총회장은 “형의 위치에 있는 대신 총회가 원하는 사항을 동생과 같은 백석이 모두

수용해주었다”면서 “우리가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백석 측이 낸 보도자료에 의하면, 양 교단은 이날 총회를 기점으로 내년 9월까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전환되며 1년 간 분열 없는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움직인다.

통합 비율에 따라 교단 명칭을 추후 확정하며, 역사는 백석으로 하고 역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정리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1년 간 분열 없는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교권 측의 ‘총회 결의에 어긋나는 불법적 통합 강행’에 반대하는 예장대신 수호측의 반발이 거셀 뿐 아니라 세력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 모임 “백석과 통합한 적 없다”

예장대신총회수호협의회(공동위원장 안태준, 허식, 오형석)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별도의 기도회 및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참석한 250여명(주최측은 300여명 주장)의 목회자와 장로들은 백석대학교에서의 통합선언총회를 불법으로 규정, 원천무효를 선어하는 한편, 총회와 교단의 정통성을 끝까지 수호할 것을 천명했다.

김상록 목사(증경총회장)는 설교에서 “큰 것과 명예가 좋아서 백석으로 가고 싶은 자들은 더 이상 분열의 아픔을 자아내지 말고 조용히 가라”면서 “우리는 이 아픔을 감수하고 십자가만을 자랑하는 대신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전권위원 13인 중 4인(임영설 목사, 송홍도 목사, 이상재 목사, 이정균 장로)이 참석, 그간의 전권위원회 회의와 관련 자행된 불법성을 고발했다.

대표로 보고한 임영설 목사는 “지난 12월 5일 전권위 회의에서 ‘8개항 합의문’에 대해 찬성이 7명 반대가 5명으로, 서명한 이들이 2/3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총회장이 임원들도 들어오라 해서 총 14명이 서명하자 2/3를 넘었다고 주장했다”면서 “전권위에서는 양측 합의안에 동의하는 위원들이 개별적으로 서명했을 뿐, ‘통합을 결의’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날까지 ‘총회결의에 어긋나는 통합은 불법’임을 성명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노회는 예장대신 39개 국내 노회 중 9개(부산, 한북, 한서, 한남, 서울동, 경안, 동남, 경동, 경기북)다.

한편 최순영 전권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전권위원장에게 협력을 요청한 바는 있으나 어느 누구에게도 통합전권을 위임한바 없다”면서 “전권위원회에서도 결의는 매듭 짖지 못하고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