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0편 5-8절

믿음은 기다림이다

가. 믿음은 여호와를 기다리는 것이다.

5절, “나 곧 내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며...”

* 본문은 헤아릴 수 없는 깊은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의 구속을 바라고 부르짖는 시 중의 하나이다(1절 참조). 이것은 후에 성전에 올라가면서 부르는 노래로 선정되었다. 여호와께 나아가는 사람은 하나님을 기다리고 그의 은총을 기대하며 나아간다.

* 여기서 ‘기다리다’(카바)는 ‘함께 묶다’ ‘강건하다’ ‘기대하다’ 등의 뜻을 갖고 있다. 즉 기다림의 목적은 하나님과 연합하여 영육간에 강건하게 되는 것이다. 이사야는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카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주와 연합하여 강건하게 되어)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며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라고 하였다(사40장31절). 이 말씀은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 성도는 항상 주님과의 새로운 연합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나. 특별히 하나님의 말씀을 바라야 한다.

5절,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 본문에서 ‘기다리다’(카바)는 ‘기대하다’ ‘바라다’의 뜻도 갖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다림에는 기대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우선 하나님의 복 주심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하나님의 능력주심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고자 그의 말씀을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 중요하다. 시인은 큰 고통 가운데서 구할 것이 많았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였다.

* 여기서 ‘말씀’(다바르)의 어원은 ‘정돈하다’ ‘인도하다’라는 말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어 보기에 좋게 하며, 어둠속에서 빛으로 인도하는 능력이 있다.

* 솔로몬은 일천번제를 드린 후에 하나님이 소원이 무엇인가를 물으셨을 때에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다. 솔로몬은 장수, 부, 원수의 생명, 부귀, 영광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지혜의 말씀(다바르)을 구하였다(열왕기상 3장 참조). 하나님은 이것을 기뻐하셨다.

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6절,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더 기다리나니...”

* 그러면 어떻게 기다려야 하나? 파수꾼의 기다림은 간절한 기다림의 상징이다. 시인의 영혼은 파수꾼보다 더 간절하게 하나님을 기다린다. 기다림의 주체인 영혼(네피쉬)은 인간의 지, 정, 의를 포함하는 인간의 실체다. 간절한 기다림은 인간의 지, 정, 의를 총동원하는 기다림이어야 한다.

* 파수꾼이 아침이 분명히 오는 것을 확신하고 기다리듯이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그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한다(히11장6절 참조). 이것은 오지도 않는 고도를 무료함과 허무함으로 기다리는 것과 사뭇 다르다(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참조). 인생을 허무한 기다림만으로는 살 수 없다.

* 파수꾼이 추운 새벽을 이기고 아침을 기다리듯이 성도는 때가 될 때까지 인내로서 기다려야 한다. 파수꾼의 심정처럼 성도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피엘 강조형).

라. 기다림 뒤에는 풍성한 은총이 있다.

7절,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 시인은 깊은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의 구속을 바라고 부르짖어 간구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렸다. 그는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을 믿고 기다렸다. 여호와를 기다림은 고도를 기다림과 달리 무료함과 허무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 여호와를 기다리는 가운데 그의 말씀 안에서 그와 연합한 자는 신의 성품에 참여한다. 이처럼 성도가 신의 성품에 참여하므로 하나님을 닮은 사람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하나님께 사랑받는 귀한 인물이 된다. 마치 큰 바위 얼굴을 간절히 기다리던 어니스트가 마침내 큰 바위 얼굴을 닮게 되었던 것과 같다(나사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참조).

*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님은 그가 기뻐하시는 사람들에게는 풍성한 은총을 주신다. 하나님은 지혜의 말씀을 구한 솔로몬에게 지혜 뿐 만 아니라 모든 복 즉 장수, 부, 원수의 생명, 부귀, 영광을 주셨다. 하나님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사람들을 기뻐하시며, 그들에게는 필요한 모든 것 즉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을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