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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로 총회 주제에 너무 충실했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3회 총회는 총무 인선 문제로 흔들렸고, 총무 인선에 불만을 품은 예장통합 총대들은 광야로 나갔다.

▲ 총무인선 투표를 치른 후 신임 잉뭔에 의해 진행된 회무 모습(신재국 서기, 황용대 대표회장, 김영주 총무 왼쪽부터)

예장통합 총회장, 총대들 이끌고 ‘퇴장’

90년 역사 이래 최초로 법정 다툼이 발생하는 등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던 NCCK가 결국은 심하게 흔들렸다. 총회 석상에서 총무 인선 방법을 놓고 논박 중이던 예장통합 총대들이 총회장의 돌연한 명령에 따라 회의 도중 퇴장한 때문이다.

2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전병금 목사)에서 진행된 NCCK 제63회 정기총회는 오전 예배 후 진행된 본회의 회무 중, 예상대로 총무 선임 안건에서 난기류를 만났다.

관례대로라면 인선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쳐서 상정된 후보를 박수로 받아 선임해야 했다. 그러나 예장통합서 이를 반대하며 투표를, 그것도 무기명 비밀 투표에 '재적 과반'에 의한 선임을 요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교단의 총대들은 ‘박수’와 ‘투표’를 놓고 표결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예장통합의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투표로 가 주자는 의견에 밀렸다.

그러자 투표방법을 놓고 논박이 오갔다. 거수로 표결하자는 일부 대의원의 의견에 예장통합이 인사에 관한 투표이므로 ‘무기명 비밀투표’여야 한다며 맞선 것이다. 이마저도 예장통합의 의견을 따라주자는 분위기에 따라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이 났다.

이번에는 의결 정족수를 놓고 공박이 오갔다. 실행위원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재적의 과반’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 예장통합의 주장인 반면, ‘출석의 과반’이어야 한다는 것이 다른 총대들의 주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1일 법원에 의해서 기각된 가처분 신청 당사자들의 사과 요청 등 예장통합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총대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한 마디로 예장통합이 몽니(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심술을 부리는 성질)를 부린다는 것이었다.

이에 의장인 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은 의결 정족수에 대한 안건으로 놓고 표결에 들어갈 뜻을 밝히며 토론을 중단시켰다. 그런데 돌연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이 발언권을 얻어 예장통합 총대들의 퇴장을 선언하며 총대들을 이끌고 퇴장해버려 회의는 정회됐다.

정영택 총회장은 “우리 교단의 주장은 총무 선임의 전 과정을 살펴서 법대로 하자는 것인데 마치 우리 교단이 몽니를 부리는 것처럼 몰아붙인다”면서 “그렇다면 저희는 이 투표에 관해 더 이상 몽니를 부릴 일도, 법을 주장할 일도 없이 조용히 물러가겠다”고 한 뒤 총대들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정회 가운데, 의장을 비롯한 나머지 교단의 총무들이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을 설득하며 예장통합 총대들의 복귀를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속개된 회의에서 총대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출석 과반수’를 의결 정족수로 하기로 거수 표결했고,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179명 출석 인원 중 퇴장한 예장통합 총대 및 일부 일찍 귀가한 총대를 제외한 146명이 투표에 참석 이 중 116명의 찬성으로 김영주 총무의 재임이 최종 확정됐다.

이어 진행된 총무 이ㆍ취임식에서 김영주 총무는 자신의 문제로 인해 파행을 맞은 회의에 대한 책임감 탓인지 당선 소감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 또한 NCCK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편, 제63회기 대표회장에 선임된 한국기독교장로회 황용대 총회장(대구 성삼교회)은 총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예장통합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 최선을 다해 감정을 풀어내도록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 이홍정 통합 사무총장을 설득 중인 박종덕 의장(우측)을 비롯한 각 교단 총무들 모습     ▲ 회의장 문을 나서고 있는 정영택 예장통합 총회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