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월) 열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하 교회협) 총회를 앞두고 예장통합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총무선거와 관련하여 법정소송을 비롯하여 연일 교단지와 성명서를 통해서 전방위적으로 교회협을 공격하고 있다. 10월23일에 열린 교회협 실행위원회에서 자신들이 낸 후보 유태선 목사가 감리교 김영주 목사와 표 대결에서 밀려 패배하자 예장통합 소속의 실행위원인 백남운 목사, 이상진 목사, 김혜숙 목사가 공동으로 법원에 총무선출과 관련한 결의가 위법이라며 교회협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법정소송까지 불사하는 결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컬운동이 법정소송으로 비화되는 이러한 행태에 대해서 언론은 한기총의 분열의 주역이 예장통합이었고, 찬송가공회의 분열과 사유화를 주도한 인물들이 예장통합측 인사들이었다는 점을 주지시키면서-교회협 총무선거 국면에서 예장통합측이 한국교회 에큐메니칼운동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음을 강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최근 올라온 언론의 흐름은 예장통합이 주장하는 정의란 결국은 자신의 뜻대로 되어야 정의란 말인가라고 되물으면서 지금까지 예장통합의 행태를 <오만한 패권주의>로 규정하며 강하게 질타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간판을 내리라>는 극단적인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예장통합이 비판을 받는 것은 교회협 총무선출 과정에서 보인 예장통합의 행태가 에큐메니칼운동의 대의를 생각하기보다는 스스로 극단적인 교단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앞뒤를 가리지 않는 어깃장으로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맞게 된 역풍이다. 이러한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스스로 자초한 자업자득이기 때문이다, 교회협은 9개 교단(기감, 기장, 예장통합, 구세군, 성공회, 복음교회, 순복음, 루터교, 정교회)의 연합운동협의체이다. 총무선출은 김영주 목사가 실행위원회에서 다른 교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총회인준을 앞두고 있다.

사실 자리를 놓고 다투다 보면 왕왕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상대를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선거의 속성인데 나 역시도 그 자체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총무선출을 위한 교회협의 공식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 절대 다수로 예장통합이 낸 후보자가 탈락하고, 다른 후보자가 이미 선정되었다. 이렇게 대세를 잡기까지는 교회협 인선위원회와 헌장위원회 그리고 실행위원회까지 공식절차를 두루 다 거쳤다. 교회협은 이렇게 차기 총무를 선정하였고, 마지막 총회의 인준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총회는 형식적인 통과의례였던 교회협의 전례를 비추어 보면 차기 총무는 감리교의 김영주 목사가 사실상 총무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태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예장통합에서는 교회협 내에 여론을 헤아리고 향후 함께해야 할 에큐메니컬운동을 위해서 이를 수용하고 승복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29일 예장통합 소속의 교회협 실행위원인 백남운 목사, 이상진 목사, 김혜숙 목사가 교회협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총무인선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을 한 것이다. 더하여 예장통합의 에큐메니컬운동을 해왔다는 일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기는 에큐메니컬운동의 판을 깨자는 어깃장이고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는-이런 표현이 대단히 미안하지만-달리 다른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예장통합의 이러한 도에 지나친 행태를 그냥 보면서 속을 끓여온 감리교 목사들이 더 이상 침묵으로 지켜볼 수 없다면서 기자회견을 통해서 우리의 입장을 내자면서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로 계획을 했었다. 그러나 자칫 예장통합과 감리교회의 정면충돌로 향후 에큐메니컬운동에 미칠 극심한 파장을 우려하여 좀 더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정말 묻고 싶다. 예장통합이 지금 보이고 있는 이런 행태는 더 이상 에큐메니컬운동을 함께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를. 언제든지 또 어떤 형식이든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진지하게 토론을 해볼 것을 제안한다. 서로 이질적인 교단들이 함께 하는 교회연합운동은 상대의 입장을 존중해주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분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을 조신하게 삼가며 사려 깊게 상대를 헤아리는 눈이 열려 있어야만 한다.

교회협은 예장통합과 감리교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교단들이 함께 하고 있다. 교회협의 구조는 어떤 일이든지 다른 교단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수가 없다. 지금 교회협의 거의 대부분의 교단이 예장통합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지 않다.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다른 교단들의 입장과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지금 예장통합의 모습은 독선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더하여 교회협을 향하여 예장통합이 지금 정의를 외치나 실상 그 정의에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정의를 들고 나서는 것은 교회협의 다른 대부분 교단들을 바지저고리로 생각하는 예장통합이 지독한 독선이라고 밖에는 달리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예장통합이 가장 큰 명분과 대의로 삼고 있는 칼은 지난 10월23일 실행위원회에서 교체한 14명의 실행위원 선임에 대해서 불법이라 생각하는 자기 확신이다. 실행부위원은 총회에서 선출해야지 왜 실행부위원회에서 선출하느냐는 문제제기는 헌장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생각 착각으로 이미 확인되었다. 2006년 11월 제55차 총회에서 개정된 헌장에 의하면 실행부위원회는 총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아니고 실행부위원회에서 교체하도록 되어 있다. 회원교단이 실행부위원회에 교체를 통보하면 실행부위원회가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실행위원을 교체하도록 개정하였다. 2006년 이후 근 20년 동안 그 때 개정된 헌장에 따라서 교회협 실행위원회가 운영되어 왔었다.

굳이 문제를 따진다면 총회에서 개정된 헌장이 정리하지 못한 행정적인 부주의가 있었다. 이 부주의를 따지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헌장에 따라서-그래서 당연히 누구도 문제제기하지 않았던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서-교체해온 실행부위원회를 불법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릇된 자기 확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교회협을 전부 불법으로 몰아세우고, 자신들만 정의의 깃발을 들고 있는 것처럼 확신하고 행동하는 것은 몰염치한 태도이다. 이 점은 예장통합이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것은-그럼에도 여전히 실행부회의에서 행정적인 부주의로부터 발생한 해프닝을 마치 대단한 불법으로 침소봉대하여 공공성의 회복으로까지 상상력을 넓혀가는 일부 인사들의 자기 확신이 나는 두렵다. 그리고 이 그릇된 자기 확신에서 막 나가고 있는 어깃장이 안타까울 뿐이다. 부디 냉정을 찾기를 바란다.

지금 예장통합이 보이는 행태는 에큐메니컬운동의 도의에서는 너무 많이 벗어났다. 내가 못 먹는 홍시 바구니를 엎어버려 아무도 먹을 사람이 없게 만들겠다는 심보가 아니라면-에큐메니칼운동의 판을 깨자는 억지가 아니라면-이번 교회협 총무선거에서 왜 예장통합이 고립을 당하게 되었고, 언론은 왜 ‘분열의 중심에 선 예장통합’이라고 질타를 하는지 돌아보기를 바란다. 더하여 예장통합으로부터 등을 돌린 다른 교단들의 뜻을 역지사지하면서 다시 한 번 큰 눈으로 에큐메니컬운동을 성찰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