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 기도모임에 참석을 했다. 성공회 주교께서 자신이 왜 영성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셨다. 지방에 내려서가서 한 교회에 갔는데 성도들이 모여 있고, 주교가 왔다고 사회자가 인사를 하자고 하는데 서로를 향해 ‘부자 되세요!’하며 인사를 하더란 것이다. 그 때 이 주교께서는 우리의 신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으시고 영성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게 되었다고 하셨다.

우리는 예수를 왜 믿을까? 혹 우리도 부자 되기 위해서 예수를 믿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한 마디로 말해서 복 받기 위해서 교회 다니고, 예수 믿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다. 내가 십일조 잘 하고, 교회 출석 열심히 하고, 기도 열심히 하면 하나님이 축복하셔서 내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우리 가운데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

처음 전도를 할 때면 우리는 예수 믿으면 마음의 평안이 오고, 어려운 일들을 극복할 수 있고, 병든 것도 치유 받을 수 있다고 전도할 수 있다. 그것이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증거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지금도 예수를 믿는 이유가 아직 그러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신앙의 근본이 잘 못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시며 현재는 목사가 되신 박영신 교수께서는 한 책에서 이러한 취지의 글을 쓰신 적이 있다. 즉 교회 안에서 믿는 신이나 교회 밖에서 믿는 신이나 같은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다. 왜 그러는가 하면, 교회 밖에 있는 이들이 하는 기도제목이나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이 하는 기도제목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돈을 잘 벌게 해 주세요, 건강하게 해 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시험 잘 봐서 좋은 대학에 가게 해 주세요, 우리 가족들 잘 지내게 해 주세요 등등이다. 이렇게 기도제목이 같다면 결국 그 신은 다르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 것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미 예수를 믿었다면 그의 삶은 다른 이들과 비교할 때 다른 면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즉 나도 부자되겠다는 그 천박한 생각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다.

물론 예수를 믿으니 부자가 되어서는 안 되고, 건강해서도 공부를 잘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더욱 이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예수 믿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수 믿는 우리가 복을 받고, 건강하며 복되게 사는 것은 증거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눈동자처럼 지키신다는 그 약속을 지키신다는, 그래서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는 증거를 보여 주시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예수 믿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계신다. 그리고 그 길에서 우리가 벗어날 때면 시험을 통하여 깨닫게도 하신다.

내가 믿는 예수님은 ‘네 형제가 어디 있느냐?’고 지금도 묻고 계신다. 오늘도 기도는 두려움으로 서는 나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