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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등불을 켜자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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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11월 12일 (수) 13:57:17
최종편집 : 2014년 11월 12일 (수) 15:43:38 [조회수 : 9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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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강림절)은 교회력을 새로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나는 교회력을 예배력 또는 예전력이란 이름 대신 ‘하나님의 달력’이라고 부릅니다. 훨씬 친근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달력’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1년을 의미합니다.

첫 절기인 대림절은 그 속뜻이 한자 풀이 ‘기다릴 대(待)’와 ‘임할 임(臨)’ 속에 잘 드러납니다. 이 때는 성탄일 이전 네 번의 주일이 포함된 기간인데, 해마다 11월 30일에 가장 가까운 주일부터 막이 오릅니다. 구체적으로는 11월 27일부터 12월 3일 사이에 어느 한날에 위치합니다. 대림절은 이미 오신 주님을 기억하고, 다시 오실 주님을 예비하는 절기입니다.

 

   
▲ 교회력 다이아그램

 

올해 대림절은 11월 30일(주일)입니다. 대림절은 라틴어 아드벤투스(Adventus)를 번역한 말인데, 마치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곧 도착할 손님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기다림의 절기인 대림절은 그리움과 목마름으로 가득합니다. 대림절의 고유색은 사순절처럼 보라색을 사용합니다. 대림절을 ‘겨울철의 사순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기다림으로 가득한 경건의 분위기 때문일 것입니다.

 

   
▲ 교회력 상징색

 

부활절에 앞서서 사순절(Lent)이란 긴 시간이 부활의 기쁨을 예비하는 기간이듯, 성탄일보다 먼저 찾아오는 대림절 덕분에 우리는 성탄을 설레임으로 기다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사순절 40일을 진실하게 지내면 부활의 감격이 크듯, 대림절 4주일을 경건하게 보내면 성탄의 기쁨 역시 클 것은 자명합니다.

대림절은 빛의 절기라고 불릴만합니다. 성탄 직전의 이 맘 때는 춥고, 어두운 시기입니다. 특히 성탄을 앞둔 동지(冬至)는 곧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때입니다. 그런 까닭에 대림절에는 따듯한 불씨를 널리 나누고, 등불을 높이 밝혀왔습니다.

대표적인 등불은 대림절 초입니다.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시간이 임무교대를 하는 대림절기 첫날, 어둠 속에서 하나의 빛을 밝히는 일은 교회력의 신비감을 느끼게 합니다. 어둠이 점점 깊어가는 때이기에 빛에 대한 기다림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동지가 지난 며칠 후 어둠이 밑바닥을 치면서 성탄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 기다림 초(보라색 모델)

 

대림절 초는 성탄 전야까지 4주간 동안 사용하는 네 개의 초의 이름입니다. 네 개의 초는 대개 둥근 꽃 타래 사이에 꽂아둡니다. 전통적인 성탄 화환은 흔히 성탄 잎사귀로 부르는 호랑가시나무와 전나무와 빨간 열매들로 장식하였습니다. 초 없는 상태로 현관문에 걸기도 합니다.

네 개의 초는 대림절 기간 4번 주일을 맞을 때마다 차례로 켭니다. 맨 처음 밝히는 초는 예언의 초라고 불리며, 일주일 내내 초 하나만 켭니다. 둘째는 베들레헴의 초, 셋째는 목자들의 초, 넷째는 천사들의 초이며, 매 주일 저녁 하나, 둘, 셋, 넷 차례로 밝히면서 성탄을 맞이합니다. 서로 키 높이를 달리하는 계단 형의 모습에서 성탄에 대한 오랜 기다림의 의미가 느껴질 것입니다.

 

   
▲ 대림절 4주 동안 차례로

 

대림절 초는 독일인 요한 힌리히 비헤른(1808-1881)이 시작한 것입니다. 이미 독일교회와 서구교회에서는 150년 이상 누려온 대림절 전통이 되었습니다. 비헤른 목사는 성탄을 손꼽아 기다리는 자기 고아원의 아이들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네 개가 아닌 여러 개의 초를 켰습니다. 전통은 여러 시대,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치면서 자라나는 법입니다. 지금 대림절 초는 가장 일상화된 성탄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 독일 요한 힌리히 비헤른 목사

 

   
▲ WCC 에큐메니칼 채플 대림초

 

   
▲ 스위스 제네바 장 칼뱅 교회 대림초

 

   
▲ 가톨릭 교회 강단

 

색동교회는 2010년부터 대림절 초를 만들어 보급하였습니다. 일찍이 독일에서 경험한 경건한 문화체험을 나누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대림절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딱히 문화랄 것도 정착하지 못하였습니다. 단지 망년회 분위기로 들뜰 뿐입니다.

우리나라의 성탄절은 그 전야와 당일만 떠들썩하였지, 성탄에 대한 기다림의 과정은 없었습니다. 탄생이 있기까지 기다림이 없고, 축하 이전의 산고가 없으며, 기쁨 이전의 기대감이 생략되었습니다. 다만 성탄을 상품화하는 데 휩쓸렸고, 교회의 언어와 문화로 세상의 기쁨을 표현하는 일에 둔감하였습니다. 겨우 성탄절에 대한 교회의 지적소유권만 주장해온 것은 아닐까싶습니다. 그러기에 대림절 경건문화가 더욱 요청됩니다.

 

   
▲ 기다림 초 함께 만들기(색동교회)

 

우리는 한국적 대림절 초를 ‘기다림 초’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대림절을 뜻하는 언어 중에서 기다림이 가장 중심에 있다는 생각을 모았습니다. ‘기다림 초’는 대림절기에 경건한 불을 밝히려는 일종의 생활문화 운동입니다. 상업화로 변질된 성탄의 문화를 바꾸어 경건하게 성탄을 기다리려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난한 구유에 오신 예수님의 마음을 회복하려는 것입니다.

 

   
▲ 기다림 초 만들기 과정

 

빛은 대림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 5:14)라는 말씀을 기억한다면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삶에서 빛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예배문화를 연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두운 것은 겨울 때문만은 아닙니다. 시대의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경건한 그리스도인은 마음의 등불을 밝혀, 시대의 어두움을 밝힐 불씨가 되어야 합니다.

 

   
▲ 렘브란트의 성탄

 

대림절 ‘기다림 초’가 세계교회의 전통과 어울리면서, 우리 시대의 성탄 문화로 정착되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주님이 오실 때에 누군가는 집에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밤낮으로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실야 발터).

 

송병구 목사(색동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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