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다 모든 사람으로 배우게 하고 모든 사람으로 권면을 받게 하기 위하여 하나씩 하나씩 예언할 수 있느니라”(고전 14:31).

이 본문을 앞세워 오늘날 목사 1인에 의해서만 행해지는 설교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초대교회에서는 모든 성도들이 예배 모임에서 오늘날의 설교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참 황당하고 갑갑하기만 합니다.

위의 본문에서 ‘너희’와 ‘모든 사람’은 너무나도 분명하게 구별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분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국어를 전공하신 분들에게 물어보면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요.

‘너희’는 예배 모임에서 공적인 어떤 활동을 하였던 사람들입니다. 예언의 은사나 방언의 은사 그리고 통역의 은사를 받은 이들입니다(26절). 이들은 예배 모임에서 하나님의 뜻이라며 생각을 밝힐 수 있었고 밝혔던 사람들입니다. ‘모든 사람’은 예배 모임에 참여한 회중들입니다. 바울 사도는 두 부류를 아주 분명하게 구별하였으며 전자가 순서를 따라 질서 있게 자신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권면하였던 것입니다.

초대 교회 때에 예배 모임에서 공적으로 말을 하려면 곧 오늘날의 설교와 같은 역할을 하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에 부합되는 은사 곧 앞에서 언급한 은사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 은사는 성령께서 주권적으로 주시는 것인데, 모든 성도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택한 특정한 어떤 성도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누구나 그 은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은사가 필요하다고 성령께 인정을 받은 성도만이 받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예배 모임에서의 설교를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당하다고 합니다. 아무나라고 하지 않고 누구나라고 했기 때문에 그 주장이 정당하게 되는가요? 전혀 아닙니다. 아무나가 아니라 누구나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대 교회의 예배 모임에서 오늘날의 설교와 같은 직무를 아무나 수행하지 않았으며 누구나 수행한 것도 아닙니다.

오늘날의 교회에서 목사에게 전권이 주어지고 그가 개교회에서 로마교의 교종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분명히 일리가 있습니다. 1인 설교의 폐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초대 교회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오늘날도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신약 성경(서) 본문 상에 아무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잘못된 주장일 뿐입니다.

목사(자)가 되는 과정에 대한 비판도 일면 수긍이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분들은 신학교를 졸업하면 목사가 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합니다. 은사 인정과 직무 수행 가능 여부를 교회 공동체 내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주장은 전적으로 옳습니다. 그렇다면 신학교를 통한 목사됨에는 그러한 면이 완전히 배재되어 있는가? 결코 아닙니다. 신학교의 입학과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교회 공동체의 동의서가 있어야만 합니다. 다른 신학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졸업한 신대원은 그랬습니다. 물론 공동의회를 거친 것은 아니며 당회를 통한 것이었지만 말입니다. 이는 교회 공동체를 통한 은사 인정과 직무 수행 가능 여부 판단을 담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비판에 대해 ‘일면’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신학교를 졸업해야만 설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바른 분별력에 입각하여 지체들 중에서 누군가가 그러한 사역을 할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교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요? 사람에 따라 제시하는 내용에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자기 생각에 옳은 대로 살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서)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생각과 그 가르침에 배치되는 생각을 함께 가지고서는 양자를 다함께 붙들고 살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분들도 위에 제시한 내용과는 다른 부분에서 성경(서)의 가르침에 부합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기성 교회의 여러 모습에 대해 비판합니다. 그러한 비판의 대상들도 역시나 모든 부분에서 성경(서)의 가르침을 벗어나 있진 않습니다. 옳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양자에게서 함께 나타나는 모습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잘못된 부분이 밝혀져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앞에 언급한 분들이 다음에는 자신들의 잘못된 생각을 포기하고 그러한 주장을 그칠까요?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똑같은 주장을 똑같이 반복합니다. 잘못된 모습의 기성 교회 다르게는 목사들은 어떨까요?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럴까요? 원인 진단은 다양할 수 있겠는데, 제가 생각하는 한 가지는 자신들에게 있는 옳은 부분으로 인해 잘못된 부분에 대해 눈감는다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에 옳은 대로’에는 이러한 면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과는 달리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모든 토대를 두는 신적 기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시점에서 어떤 의미이었는지, 그것이 오늘날 이 시대에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바르게 풀이하고서는 실천함으로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여야 합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록된 시점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바르게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 언급한 예도 그 한 부분인데, 매우 많습니다. 기록된 시점에서의 의미를 바르게 밝혔다고 하더라도 오늘날에 어떤 의미인 지를 말함에 있어서는 잘못될 수 있습니다. 문자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냥 자신들이 받아들이는 어떤 전통-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되었든지 아니면 얼마 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 형성되었든지 간에-을 따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 잘못을 밝혀도 요지부동입니다.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바뀌지 않는 것입니다.

구약 성경(서)에는 참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가 나옵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참 선지자의 말과는 달리 거짓 선지자들의 말이 듣기에 좋았습니다. 그들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의 말이 거짓된 것임은 인식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 자신들도 마찬가지였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지 거짓 선지자들은 자신의 길을 갔고 이스라엘은 그 길을 따랐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습니다.

코람데오, 하나님 앞에서. 교회나 노회, 교단이나 신학 전통이 이것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아니 보장하지 못합니다. 철저하게 개인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결단하여야 하는 사안입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하여 해줄 수 없습니다. 그 선택권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서는 전통 가운데서 잘못된 전통을 뒤따르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잘못된 안전에 스스로를 맡기고 위험한 항해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떤 면에서 잘못되었다고 말한다면 진지하게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우 중요합니다.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양 주장들이 제시하는 근거들을 함께 살피면서 읽으면 대부분의 경우가 어떤 주장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대단한 신학적인 지식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한글을 읽고 웬만큼 이해할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현재 내가 가고 있는 믿음의 길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말이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된다면 그것은 지금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나를 사랑하셔서 진실로 안전하고 풍성한 믿음의 항해를 하도록 나를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그 음성을 바르게 듣고 진실로 안전하고 풍성한 믿음의 항해를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추가글, 저는 십일조가 다른 복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십일조는 다른 복음이다>(박창진)에 그 내용을 상세하게 밝혔습니다. 반면에 한국교회는 일반적으로 십일조가 복음이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이 경우에 양 주장을 함께 펼치고 살피면 어느 주장이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밝혔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더구나 목사라면 다른 복음을 전하며 따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 지를 잘알 것입니다. 좋은 마음, 물질적인 복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물질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감사의 고백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마음도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되면 그것은 잘못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단지 구호가 아니라면 성경의 가르침을 따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